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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블로워 7 - 용사의 귀환
C.S. 포레스터 지음, 조학제 옮김 / 연경문화사(연경미디어)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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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은 스페인에서 주인공이 프랑스군의 포로가 된 채 끝났던 6권의 뒷 내용으로, 파리로 호송되다 탈출하는 부분이다. 탈출하는 와중에도 나포된 영국 함선을 재나포하여 귀국한 혼블로워는 영웅이 되고 그에 따른 상으로 기사 칭호를 받는다. 단지, 돌아오기까지의 사이에 아내 마리아가 사망한다. 죽은 아내가 남긴 아들은 그동안 혼블로워가 사모해왔던 백작부인 바바라가 남편을 잃고 미망인이 된 채 키우고 있었다. 참 편한 내용이다.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얇은 책 안에 많은 내용이 충족하게 들어있다.

7권과 8권 사이에 (나오지 않는 부분에서) 그 둘은 결혼한다.

8권은 혼블로워가 바바라와 영지에서 영지민의 인사를 받으며 시작하는데, 7권 이후 1년이 지난 시기다.
육지의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혼블로워는 전대 사령관으로 임명받아 다시 바다로 나간다. 계급은 여전히 대령이고 혼블로워의 부장이던 부시는 함장이 되어 대령으로 진급했다.

혼블로워의 전대는 러시아와 프랑스 사이의 전쟁 위협을 받고 있는 발트해로 떠난다. 그곳에서 중립국인 스웨덴을 감시하고 나중에 전쟁 발발 이후에는 러시아를 엄호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책은 러시아가 승리하고 나폴레옹이 퇴각한 이후까지다. 끝까지 영웅적으로 임무를 행하던 혼블로워는 병으로 쓰러지게 되고, 환자인 상태로 귀국해 집으로 돌아가며 끝난다.


이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재밌어진다.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이제는 정말 모험소설이다. 하지만, 혼블로워의 영웅적인 성품을 강조하는 작가와 언제나 성공하는 내용 등은 여전히 눈에 거슬린다. 특히 7권에서 마리아가 죽고, 바바라와 결혼하게 되는 내용은 너무 뻔했다.

또, 8권에서 오자와 오타도 많이 발견됐다. 한글과 한글 사이에 영한 변환 잘못한 영문 오자마저 있을 정도.

이런 아쉬운 점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소설이다.
뒷 권이 기대된다.
(사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꾸준히 나와주고 있어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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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블로워 3 - 포함 핫스퍼
C.S. 포레스터 지음, 조학제 옮김 / 연경문화사(연경미디어)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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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말에 중령으로 3계급 진급을 하였으나, 그러자마자 전쟁이 끝나 싸구려 여관에서 숙식을 하고, 상대 없는 다른 사람 카드 상대나 해주고 있던 혼블로워는 나폴레옹 덕에 3권에서 슬루프형 군함 핫스퍼 함의 함장이 된다.

3권은 혼블로워의 결혼에서부터 시작해서, 선전포고 전 정보수집 및 항구 감시를 위한 출항, 그 후 프랑스 연안 봉쇄 임무로 이어진다. 3권말에서 대령으로 승진하고 4권에서는 다른 배, 아트로포스 함의 함장이 되어 터키 연안에 침몰된 배로부터 금화와 은화를 회수하는 임무를 맡기도 한다.

이제는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사건에 휘말리는 위치가 아니라 스스로의 배를 책임지는 함장의 자리에 올라서인지 1,2권 보다 훨씬 재미있다.

함장이니만큼 다른 사관들과 제독들과의 관계도 틀려지고, 당번병 문제도 있다.
그 외에도, 범선 대 범선의 추격전, 밤에 기습하여 연안 항해선을 침몰 시키는 작전, 뭍 위로 올라 신호기를 파괴하는 작전 등이 옴니버스 마냥 펼쳐진다.

문제는 바로 이런 문장.
바람이 어찌나 강하게 프랑스어 대는지 얼마 못 가서 자빠졌다.
그 외에도 바람이 프랑스어 온다. 라던가, 프랑스어 오는 바람이라던가. 최소 예닐곱 번 이상 이런 표현이 나오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불어'를 모두 '프랑스어'로 바꾸다가 일어난 사태겠지. 1,2권에서의 표지 오타가 이번엔 바로 잡혔다 했더니만 더욱 황당한 실수가 나타났다.

범선, 해군 이야기는 여전히 재밌다. 주인공의 진급에 따라 뒤의 내용이 좀 더 기대되기도 한다. 단지 이런 실수들이 앞으로는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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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블로워 1 - 해군 사관 후보생
C.S. 포레스터 지음, 조학제 옮김 / 연경문화사(연경미디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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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C 말, 혼블로워는 영국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배에 오른다. 1권은 후보생으로 겪는 이야기들, 2권에 들어서는 소위로 임관한 후의 이야기다. 원래는 28권이나 되는 시리즈 물로 주된 내용은 혼블로워가 제독이 된 다음인 듯하다.

1권의 배경은 프랑스 혁명 후 유럽의 강국들과 공화국 프랑스가 대치하고 있는 시기이고, 2권 말기에서 공화국을 인정하면서 잠시간의 휴전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때는 나폴레옹이 제1집정관을 거쳐 황제로 오르는 때여서, 2권 말에서는 다시금 전쟁이 시작될 것을 예고하며 끝난다.

책의 스토리 라인은 사실 매우 밋밋하다. 2권까지만 볼 때 주인공의 매력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저 잘난 체 하는데다 자존심만 센 애송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읽는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매력을 다른 등장인물이 줄기차게 칭찬하고 감탄해댄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장점인 해양소설 - 온갖 선박과 해군 용어로 뒤범벅된 문장들부터 시작해서 범선과 바다로 가득 찬-의 매력은 충분하다.

첫페이지부터 시작된 용어 설명에 겁을 집어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또한 해군, 범선, 바다 같은 낱말들에 끌리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덧, 한글 제목은 혼블로워라고 쓰여 있고 그 밑에 영문으론 Homblower 라고 쓰여 있어서 의아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오타라고 한다. 원제는 Hornblower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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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이순간

로저 젤라즈니의 작품집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 실린 단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가드프리 저스틴 홈즈 일명 저스는 우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쉼터, 베티의 헬캅(Hell cop)이다.

그는 597년전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이며 횟수를 거듭한 우주 여행과 그 동안의 냉동 수면덕에 신체 나이는 35이다.

지금 현재는 티에라 델 시구누스, 백조의 나라라는 행성에 있는 도시 베티에서 수 많은 눈을 보내 행성과 도시를 감시하는 전문직 헬캅으로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베티에 사상최대의 폭풍우가 닥친다.

차를 타고 집까지 반쯤 갔을때 하늘의 수도꼭지가 다시 터졌다. 하늘은 번개에 의해 갈가리 찢어졌고, 지글지글 끓는 듯한 비구름은 다리가 긴 절지동물처럼 시가지를 활보했고, 끝이 갈라진, 눈부시게 번쩍이는 다리로 지상을 짓밟으며 불타는 발자국을 남기고 다녔다.

이 소설은 두 가지 갈래의 이야기가 있다.
지구에서 태어나 몇백년의 여행을 한 저스의 외로움. 세상과 동떨어진 그러나 어딘가 자신이 있을 곳을 찾는 그와 사상 최대의 폭풍우를 맞은 베티. 그 폭풍우의 묘사.

저스는 수백년전 아픔을 가지고 지구를 떠났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의 고독과 절망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백년간의 여행은 한 세기의 망각을 가져다 주지 않는 법이다. 냉동 수면의 프티 모르(작은 죽음)로 시간을 속이려할 경우엔. 시간의 복수는 기억이고, 당신이 아무리 오랫동안 눈과 귀를 가리고 있어도, 다시 깨어날 때 과거는 역시 당신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런 다음 취할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완전히 변해 버린 세계에 있는 당신 아내의 이름 없는 무덤을 방문하고, 예전에 고향이었던 장소에 이방인으로서 되돌아오는 일이다. 그러면 당신은 또 다시 그곳에서 도망치고, 이윽고 조금은 잊을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당신의 실제 인생에서도 일정한 시간이 흐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렵 당신은 외톨이가 되어 완전한 고독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절망이 무엇인지를 처음으로 알았던 것은 바로 이때의 일이었다.

나는 책을 읽었고, 일했고, 마셨고, 여자를 샀지만, 다음날 아침이 오면 나는 언제나 나였고, 혼자였다.

다른 곳에 가면 심기일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나는 별에서 별로 도약을 거듭했지만, 변화를 겪을 때마다 나는 예전에 알고 지내던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져 갔다.

이윽고 또 하나의 느낌이 서서히 나의 마음을 잠식해 왔고, 그것은 정말 끔찍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에게 꼭 들어맞는 시간과 장소가 존재하는 인식. 최악의 슬픔이 스러지고 사라진 과거와도 타협할 수 있게 된이래 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의 인간 위치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남은 여생을 기꺼이 보낼 결심을 하고, 내게 잠재된 가능성을 완전히 발휘하게 되는 곳은 이 우주의 어디, 그리고 <언제> 일까?

내 과거는 죽었지만, 혹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어떤 세계에서, 더 좋은 시절이, 앞으로 그 세계의 역사에 기록될 순간이,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그것을 알 수 있단 말인가? 나의 황금 시대는 이곳이 아니라 하나 앞의 세계에 가로누워 있고, 또 이곳에서 내가 암흑 시대와 고투하고 있을때, 단 한 장의 티켓, 단 한장의 비자, 단 한 장의 일기장 너머에 나 자신의 르네상스가 기다리고 있지 않다고 어떻게 단언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내가 경험한 두번째의 절망이었다.

고독에 관한 절망,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떠도는 사람으로서의 느끼는 절망.
사실은 이 앞에, 여기가 아닌 저 앞에 완전한 나를 위한 기회가 있는게 아닐까?

그리고 그는 그 절망에 대한 대답을 이어 이야기한다.

나는 <백조의 나라>에 오기 전까지는 그 대답을 모르고 있었다.
엘리너, 왜 당신을 사랑하게 뙜는 지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그것은 곧  나의 대답이 되었다. 비가 내린 것은 그 후의 일이었다.


그는 백조의 나라에서 엘리너란 여자를 만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됨으로서 그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것이다.

그리고 베티에 폭풍우가 온다.

폭풍우에 휩싸인 도시의 착란.
길 건너편의 건물은 맥박 치는 전광 아래에서 뚜렷하게 보였다. 창밖의 정경을 좀더 잘 감상해 보기 위해 나는 아파트의 부을 모두 꺼놓았다.
빛을 발하고 있는 층계, 박공벽, 창턱, 발코니 등을 가르고 있는 그림자는 모두 믿을 수 없을 만큼 검었다.

그리고 빛에 노출된 모든 물체들은 마치 내부로부터 나오는 빛에 의해 불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머리 위에서는 살아 있는,  살아 있지 않은 불의 곤충이 배회하고 있었고, 나는 푸른 후광에 휩쌓인 눈 하나가 가까운 건물들의 옥상 위를 가로지르는 것을 목격했다. 불이 맥박 쳤고, 구름은 게헤나의 언덕처럼 불타올랐다. 뇌명이 부글거리며 쾅쾅 울렸다. 하얀 빗줄기가 송곳처럼 지상을 강타하자, 도로는 거품과 증기를 폭발하듯이 뿜어냈다.

그러자 스태퍼가, 세 개의 뿔이 다리로, 젖은 깃털에 감싸이고, 악마 같은 얼굴에 검처럼 뾰족한 꼬리를 가진 녹색 괴물이, 길모퉁이에서 번개처럼 튀어나왔다. 내가 천둥소리의 일부라고 생각했던 굉음을 들은 직후의 일이었다.
괴물은 전광석화의 속도로 물보라에 휩싸인 보도위를 질주했다. 그러자 아까 보았던 눈이 그 뒤를 쫓아 내려왔고,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에 납으로 된 우박의 난타를 덧붙였다. 둘 모두 다른 거리 쪽으로 사라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그 순간 나는 이 광경을 어떤 화가에게 그리게 해야 할까 하는 의문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엘 그레코도 아니고 불레이크도 아니다. 아니다, 보쉬다. 의심의 여지없이, 보쉬다. - 그 악몽 같은 지옥의 거리의 환상. 폭풍의 이 순간을 완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그를 제외하고는 없을 것이다.

이윽고 지글지글 끊는 비구름이 다리들을 위로 끌어올렸고, 불타는 고치처럼 궁중에 머물고 있다가, 타다 남은 불이 재로 변하는 것처럼 스러져 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칠흑 같은 어둠이 주위를 다덮었고, 곧 비가 쏟아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일요일은 혼돈의 날.
양초가 타고, 교회가 타고, 사람들이 익사하고, 짐승들이 길거리를 폭주하고(혹은 헤엄치고), 집들은 뿌리채 뽑혀 나가 종이배처럼 퉁퉁 튀며 수로 위를 흘러가고, 대폭풍이 우리를 엄습하고, 그 뒤로 광기가 찾아왔다.


지옥을 연상시키는 폭풍우 속.

그 폭풍우는 강을 넘치고 도시를 넘치고 수많은 피해자를 내고 더 이상 막는게 무의미해지고 단지 사람들에 구출에 노력만 할 뿐.
숲과 강에 사는 수많은 짐승들이 넘쳐나고
짐승은 죽어있는 아이의 시체를 먹고
재왕절개가 아니면 출산 할 수 없는 임산부가 고립되어 분만의 고통을 겪고,
산산조각 난 집들과 자동차들.

사람들이 죽어가는 와중에 습격해서 재물을 훔쳐가는 사람들은 넘쳐나고
아내있는 사람은 비행기를 훔쳐 다른 여자와 습격해 가져온 재물을 가지고 도망가고.

그러나  그 지옥속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나는 겨드랑이까지 차 오른 물속에서, 어린 딸을 어깨 위에 태우고 있는 어머니를 보았고, 그 어린 딸이 자신의 인형을 어머니와 똑같은 방법으로 어깨위에 태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만 그것- 사랑 - 또한 전체의 일부가 아니던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일들, 혹은 하고 싶었던 일들의?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바로 그것이 나를 벌떡 일어나게 했고, 엘리너의 비행정을 조종해서, 폭풍우를 뚫고 그 현장으로 향하게 한 원인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이부분과 관련해서 로저 젤라즈니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한다.

용기의 에센스란 결국 그런 것이다.
당신이 그때까지 했던 모든 일, 하고 싶어했거나 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일들, 그리고 했으면 좋았다고 생각하거나 안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일들의 총합에 의해 이미 결정된 무의식적인 순간이자, 순간적으로 척추 신경을 타고 오르는 불꽃인 것이다.
고통은 그 뒤에 찾아온다.


그리고 드디어 폭풍우는 사라지고 사라졌던 태양이 다시 등장하고
모든 이는 희망을 맞는다.

그러나 저스와 엘리너와 함께 쉬기위해 아파트를 향하던 중 잠시 엘리너가 먼저 떠난 사이에 그녀는 폭풍우속에서 사람들을 습격하고 재물을 빼았던 사내에게 죽임을 당한다.

저스의 절망에 대한 해답은 그렇게 사라진다.
빛에서 어둠으로 다시 빛으로. 그리고, 그러나 그 결말로.

저스는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난다. 아마도 처음 여행을 떠나던 것과 마찬가지로 슬픔에서 탈출하기 위해.
그리고 그는 아마도 다시 시간의 복수를, 기억을 돌려받을 것이다. 수백년의 여행이 끝난 뒤에.

나는 배를 탔고, 떠났다. 차가운 잠을 다시 한 번 자기위해.
별들 사이를 가는 배의 환각--
아마 몇 십년이 지났으리라고 짐작된다. 나는 더 이상 햇수를 세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생각만은 자주 하곤 한다. 혹시 언제, 어딘가에 나를 위한 황금 시대가, 르네상스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어딘가에 존재하는 나의 시대가, 단 한 장의 티켓, 단 하나의 비자, 단 한장의 일기장 너머 어딘가에 있다고, 언제, 어디가 될지는 모른다.

누가 그런 것을 알 수 있겠는가?
어제 내렸던 비는 모두 어디에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도시 속에?
나의 내부에?
우주 공간은 차갑고 조용하며, 지평선은 무한에 가깝다.
이동감각은 전혀 없다.
달은 보이지 않고, 별들은  눈부시게 불타오른다. 부스러진 다이아몬드이다, 모두가.


로저 젤라즈니의 언어는 그저 감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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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레니체의 생각
    from veraniel's me2DAY 2008-12-05 18:41 
    용기의 에센스 : 누군가 그때까지 했던 모든 일 하고 싶어했거나 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일 그리고 했으면 혹은 안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일들의 총합에 의해 이미 결정된 무의식적 순간에, 척추 신경을 타고 오르는 불꽃. 뒤따르는 고통은 차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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