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중고교, 대학) 엄청나게 잘했던 어떤 분께서 

"we are all just biology" 요지로 길게 말씀하신 적 있다. 

("we are all just biology" 이 말 출전도 Six Feet Under다. 

피셔네 장례식장에 온 사체를 놓고 네이트와 데이빗, 리코가 

얘기하던 중 네이트가 하던 말. 인간으로 태어나 살다 죽는다. 이 모두가 

결국 생물학으로 요약되는 거 아니냐). 


말기암 환자가 겪는 고통, 환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자세히 들어야 했다. 환자가 생전 어떤 사람이었든, 얼마나 위대한 일을 했든 그 고통 앞에서 

무력하다. 인간의 존엄성은 이념으로만 존재함을 너는 실감할 것이다.  


Six Feet Under의 네이트가 저 말 할 때는 

그 옆에 괄호, 말줄임표 그리고 의문부호가 있었다. (.... 그래 정말? 그게 다라고? 다일 수 있어? ....)  

탐구와 저항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내가 들었던 위의 말들엔 그 모두가 없었다. 

말기암 전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좋은 일들, 인생이 그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좋은 일들을 

다 무화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여기 있다고 나는 잠시 의심했었다. 특히 그는 인간의 정신 활동을 

공격했다. 살아 무슨 어려운 책을 읽고 무슨 고상한 생각을 했든 병 앞에서 다 무너진다. 침 흘리고 똥싸는 

살덩어리가 남을 뿐이다. 


"거칠게 말해서." roughly speaking. 이런 표현은 

한국어에서는 그냥 어느 문장이나 그걸로 (실제 말을 안할 뿐이지) 시작한다 봐야하지 않나? 

거의 모두가 무엇이든 오직 거칠게만 인식하고 거칠게만 말하고 살고 있으니? 


아닙니까. 

하여튼. 오늘 아침 다시 기억함. 

나는 네이트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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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2-01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건졌다! 저 이 말 기억해놓을래요.
We are all just biology.
팩트입니다.

몰리 2019-02-01 12:31   좋아요 0 | URL
아니 문법적으로 이게 맞는 말이야? 하게 되면서
그러게 biology, 이렇게 쓰자! 같은 느낌도 드는
묘한 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