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움직이고 달리고 .... 가만 있지 않는 사람들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이 책 부터였다. 그리고

 

달리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이야기와 한계에 가 닿고 넘으려는 사람들 이야기를 이어서 읽었다.

 

그러다 하정우의 책을 만났다. 역시나 푸른 하늘을 배경 삼은 표지.

 

예상과는 다르게 '걷는' 이야기는 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배우는 자신의 감독의 길을 '걷고' 있었고 여행지의 여러 곳에서 배움의 길도 '걷는다'. 하지만 그의 실제 걷기 철학(?), 아니 걷는 이야기는 덜 드러난다. 대신 그와 함께 걷는 친구들, 그가 손수 챙기는 밥상, 매일 매일 걷는 것 만큼이나 기본적이고 평범한 반복과 습관의 중요함이 보인다. 하지만 뒤죽박죽인 책의 구성. 걷는 사람이래매요? 딴 이야기로 빠지다가, 다시 걷기,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 사진, 음식, 여행, 사진, 엉성한 문장들. 어쩌면 그의 방백.

 

저자인 그가 편집자나 주위의 말을 들었을 리가 만무하다. 그는 조언이나 충고를 듣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길을 간다. 엄청나게 걷고 생을 즐긴다.

 

이 책에서 두 가지가 마음에 들었는데 자신의 실수나 과오를 영웅담으로 포장하지 않는 게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좋은 말, 바른 내용을 담으려 무척 애썼다. 자신을 바르고 단단한 사람, 그리고 '존경 받는' 사람의 위치에 세우려 노력한다. 표나게.  ... 그래서요? 걷기는요? 라고 묻고 싶었다. 걷는 것에 대해서는 뭐, 일단, 그냥, 일어나서 걸으라고. 네.

 

다른 하나는, 그도 엘지 팬이란다. 짠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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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9-03-1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자 걷기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언니님아~~ 우리 같이 걸을까요? ^^
제가 꽃길만 걷게 해드리겠사와요. ㅋㅋ
 

일부다처제의 말리. 그놈의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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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3-12 0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요~~를 누르면서 느끼는 이 절망ㅠㅠ을 어쩌면 좋을까요 ㅠㅠ

유부만두 2019-03-19 10:49   좋아요 0 | URL
한숨을 쉬게되죠.
 

신정이 아니라 구정이, 그도 아니라면 3월 봄학기 시작이 진짜 새해의 시작이라고, 올해엔 정말 바지런한 서재 관리를 하겠노라고 (혼자) 결심했는데, 오늘이 벌써 6일이더라고요? 늦더라도 책 읽은 기록을 남겨야지. 돌아서면 잊기에 맘 먹었을 때 써야 함.

 

쿳시는 처음 읽는 작가다. 이름 스펠링도 어려워. COETZEE . 남아프리카의 백인 작가라 태생적으로 인종 문제와 '죄책감'을 쓸 수 밖에 없다. 또 그는 네덜란드 계 후손인데 전통인 아프리칸스어 대신 영어로 글을 쓰니 이래저래 아싸. 자신의 존재에 대한 죄책감은 문장, 단어, 호흡 마다 배어 있어서 무겁다. 해법도 없이 계속 파고 들어가니 가벼울 수가 없다. 그의 찌질한 인간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문득 고개를 들어서 '사랑'이라든가, '자연' 혹은 '순수'를 말하고 싶어하는데 '여인'을 통해서. 흠, 이건 흔한 전개 같다가....

 

'서머타임'에선 작가 쿳시의 사후 그의 전기를 쓰려는 화자가 네 명의 '인생의 여인'을 인터뷰한다. 여인들을 통해서 인간 쿳시, 혹은 작가세계를 다시 살핀다. 과연. 쿳시의 문학 혹은 쿳시 자신의 뿌리는 어디인가. 그는 가난하고 싱글이고 생활력은 없는데 시를 읊고 책을 쓰고 영국인이 아니면서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가르치고 자신을 측은하게 여기는 여자(들)에게 치근거리고 눈치 없이 계속 따라 다니고 그러다 망신을 당하고 그런데 그 망신은 워낙 익숙해.  찌질함으로 포장한 솔직한 고백, 혹은 오만함으로 조근조근 다 적어놓고 모아놓는다. 그래서, 이 사람은 당신/독자와 많이 다릅니까? 하모요, 전 그란 사람 싫어예. 그런데 책은 묘하게 재미있게 읽힌다는 게 신기함. 그 소설 세계가 현실을 그리며 비틀고 계속 주류/비주류, 가해/피해, 변화/전통 을 언급한다. 한없이 고상할 수도 한없이 초라할 수도 있는 소설, 쿳시, 그리고 어쩌면 그걸 읽는 나도. 아니야, 부정하고 싶어.

 

'야만인을 기다리며'가 고갱 그림으로 표지를 삼은 건 흠....이해는 가는데 내가 생각한 줄거리랑은 조금 달랐다. 야만/문명의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드는 화자는 서머타임의 작가 혹은 인물 쿳시와도 많이 닮았다. 가해자인 자신의 아이덴디티를 못버려서 괴롭고 또 그 와중에 가해를 계속 하고 있는. 하지만 구원 받고 싶고, 구원자가 되고 싶어한다. 지 안에서 여러 가치들이 막 부닥치고 법석인데 .... 그는 변태라네. 원주민 어린 여자에게 하는 행동은 읽기 더럽다. 그런데 그게 깨달음과 해법을 주는가? 차마 그렇다고 대놓고 얘길 못하지만 슬쩍 그런 척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막 벌준다. 에잇, 나대더니 꼴좋다, 에잇, 그래도 넌 솔직했쟈나?! 웅장한 양심 해방일지 개쪽을 당할지, 이 밥맛이며 찌질한 백인 변태 아저씨는 ... 하지만! 아주 머리가 좋아서 이 소설 혹은 우화를 독자가 중간에 덮지 않게 만든다는 게 또! 신기함. 우리 세상이 소설 속에 언뜻 언뜻 비추기 때문. 야만은 누구? 어디? 왜? 아, 맞다. 노벨 프라이즈.

 

ps)두 소설 모두 다락방 님을 열받게 만들기 충분함. 그런데 또 패스하고 무시하기엔 .... 아깝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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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3-0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 쿳시 소설 좋아했었거든요. 다 너무 인상적으로 읽었던 터라..
역시 제가 읽어보는 게 답이겠어요.

유부만두 2019-03-19 10:50   좋아요 0 | URL
각자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게 될 거에요. 쿳시는 꽤 스마트한 작가인 건 확인했어요.
 

일주일도 남지 않은 막내의 중학 입학식. 예비소집일에 받아온 새 교과서들을 책상 옆에 꽂아두고, 어제는 그동안 지켜내던 WHY 시리즈들을 꺼내서 신발장 앞에 쌓아두었다.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기로. 재활용이 되려나, 저 코팅 종이 책들이? 먼지 먹고 곰팡이 품은 내 펭귄 클래식들도 내놓아야할까, 잠시 고민하다 말았다. 가벼운 종이들은 어째 더 빨리 늙는다. 나처럼.

 

서재달인 도라에몽 다이어리는 계획만 계속 계획만 적어두는 중이다. 올해는 뭔가 새로운 시간이 될 것이야! 색색깔 볼펜도 (또) 샀지. 올해엔 0.38 대신 0.7로 마음이 가고요. 3월에만 두 번 휴가 나온다는 큰 아들 방이나 치워놔야 하는구나, 생각이 드는 이 아침, 남은 시간을 세어본다. 올해 시작한 게 벌써.... 그래도 학부모인 나는 3/4 입학식 부터가 새해입니다. 아직 방학인고로 조금, 아주 조금만 더 게으름을 피우겠습니다. 그담엔 아주 열심히 2019년을 달려 볼겁니다. 중딩 엄마 아무나 하나요? 네.

 

허세와 자의식 과잉인 막내에 맞춰주느라 주먹보다 큰 손목시계를, 하늘까지 닿도록 에어와 금박을 넣은 운동화를 사주었다. 후드티를 즐겨 입으면서 어깨를 숙이며 스웩. 재밌으면서 불안불안. 변해버려도 아가 때 얼굴인 아이. 

 

 

우리 사랑을 증명하듯 막둥이와 커플로 새로 맞춘(?) 지갑들. 하얀색이 내 꺼. 검은색 지갑은 막내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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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19-02-2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hy 시리즈...맞아요. 중학 진학하면서 아쉬워도 빠이빠이 하겠네요

유부만두 2019-03-06 09:53   좋아요 0 | URL
네, 오랫동안 끼고 살아서 많이 아쉬워 했어요.
단호하게 이별했어요.

psyche 2019-02-28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꼬마가 벌써 중학생!!!

유부만두 2019-03-06 09:53   좋아요 0 | URL
언니네 그 꼬마도 고등학생!!!
 

후반부는 덜 재미있게 읽었다. 선거와 정치 이야기가 나오자 버락과 미국 이야기 비중이 많아지고 남의 이야기인 게 확실히 보였다. 일하는 엄마의 노고에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딸 아이의 대학입시와 인턴 과정이 그 특수한 가정환경 덕이라는 생각을 피하기 어려웠다. 남의 나라, 남의 인생.

 

그녀의 순수한 열정과 희망에는 박수를 보낸다. 어린이 운동캠페인과 제3세계 여자어린이들의 교육에 힘을 실어준 활동에도 감탄한다. 야무지고 강단있는 사람. 용기있는 사람. 열심히 일하는 사람. 감히 내가 어떤 째끄마한 동질감을 찾아낼 수 있을 리가 없지만.... 참 멋진 사람. 그래도 남의 나라, 남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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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9-02-27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안 읽었지만 남의 나라 남의 인생 뭔지 알 거 같음. 여기 살아고 있어도 남의 인생.

유부만두 2019-02-27 07:48   좋아요 0 | URL
책은 좋았어요. 미셸 오바마가 공동체/사회에 매우 관심을 가지고 미래를 향하는 인물이란 걸 알게됬고요. 하지만 어쨌든 성공한 흑인 어메리컨 이라는 게 저와 거리감을 느끼게 하네요. 어린시절 이야기는 아주 공감하면서 읽었는데 후반부는 ‘미국‘이 (그리고 지금의 트럼프가) 크게 떠올라서 읽는 맛이 덜 했어요. 남의 나라, 남의 인생이죠, 뭐, 결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