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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
아사이 마카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2월
평점 :
일본의 역사적 배경을 담은 『 연가 』. 다만, 시대의 이야기만 담은 것이 연애소설도 담아내었다. 시대적 배경을 담은 소설이라 짐짓 읽기가 머뭇거렸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 시리즈를 읽었던 경험이 있기에 아사이 마카테의 작품을 읽어본 것이다. 작가는 유독 여성분들이 꼭 읽기를 바라다는 글이 끝 페이지 정도에 다다를 때 읽게 되었다. 그만큼 이 소설에서 알려주는 의미가 더 와닿지 않았나 한다.
여류 작가로 현재 입원 중인 스승의 부탁으로 스승님의 하녀 '스미'와 함께 스승의 수기를 보게 된 소설가'가호'는 스승님이 직접 쓴 수기의 종이 다발을 발견하게 된다.에도 말기에 태어나 메이지 시대까지인 현재를 적어 놓은 스승님의 이야기다. 스승님이 지나오셨던 여자의 삶과 사랑, 그리고 기다림의 끝에 남겨진 또 다른 이야기들을 세심하게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어머니의 반대에도 말괄량이였던 '도세'는 한눈에 반할 만큼 다른 무사들과 다른 '하야시' 무사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하는 님만 보고 따라나서지만 그곳엔 처참한 살육이 이르는 곳이다. 세력 간의 전쟁이라고 해야 할까? 똑같은 미토 번의 무사이지만 보수파와 개혁파로 나뉘어 "제생당"과 "천구당"의 대립으로 역사적 배경을 품고 있기에 더욱 몰입하면서도 젊은 날의 스승이 걸어왔던 지난날의 삶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독자의 마음이었다. 안쓰러웠다. 울컥하는 장면도 나오기에 말이다. 역사 소설에 이은 사랑의 애환을 담은 듯한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사랑을 가르친 것이 당신이었으니 제발 부탁합니다, 잊는 방법도 가르쳐 주세요.
님에게 사랑을 배웠네
그러니 잊는 길도 가르쳐 주오 -p349』
자꾸 마음속에서 메아리치는 시구절이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시를 읊는 여러 장면에서도 유독 마음에 드는 시다. 일본의 역사를 담은 소설이지만, 한 여인의 사랑도 담은 소설이기에 사랑하는 이가 있다거나 이별을 한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