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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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정신증을 앓았던 저자의 실제 이야기다. 백일을 앞둔 시점에서 금쪽같은 자신의 아기가 악마의 눈을 하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정신이 온전치 못할 것이다. 열 달 동안 뱃속에 품고 진통을 겪으며 출산을 하고 지금껏 애지중지하며 키웠는데 나의 아기가 악마라니... 소설이라도 끔찍한데 실제의 이야기니 저자는 얼마나 공포로 다가왔겠는가.

저자는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양가 부모님으로 인해 한국 출산, 육아 등을 간접적으로 몸으로 느낀다. 출산 후에도 끊이질 않는다. 양가 부모님의 걱정과 함께 이은 양육까지 말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문제점이 곳곳에서 보일 정도였다. 엄마라는 이유로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살아야 가는 모성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아이에게 모성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도 단지, 어른들 눈에는 그렇게 비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정신적으로 저자에게 독이 되어 산후정신증을 앓은 것이 아닐까 한다.

내 정체성, 내 존재는 내가 깨닫기도 전에 바뀌었다. 내 세상의 중심이 이동했다.

모든 것이 이제는 이 다른 생명체와 연관되었다. -p195

임신 시작과 동시에 몸의 변화, 출산과 육아로 인한 우울증은 잠깐이라도 다들 겪을 수밖에 없다. 나 또한 경험을 했었다. 나만의 시간도 없이 아기에게만 시간을 쏟기에 언제나 피로감이 부풀기 때문에 나는 출구로 친정을 방문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고 산후 우울증에 대해서도 조용히 지나갈 수 있었음을 친청 부모님께 감사하다. 이 외에도 각자만의 방법들로 산후 우울증에 벗어나는 엄마들도 있다. 다만, 저자는 현실과 구분이 안되어 정신착란으로 심각하게 왔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저자를 믿고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남편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모든 이들이 보기를 바라본다. 누구도 될 수 있다. 온전한 자신의 정체성부터 깨닫고 자신의 아이를 사랑함으로써 조금이라도 덜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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