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년에 한 번 저녁 회식, 고졸자들과 자식또래의 신입사원...팀장인 제수씨는 대부분의 회식이 점심이며, 자기가 주장해서 일 년에 한번 저녁회식을 한다고 했다. 두루 아래위로 잘하는 눈치있는 사원이 좋다고 한다. 그럴까. 그렇지만 꼰대소리 듣는다고...달라진 일상의 수준을 바라보는 법을 느끼고, 그렇게 사고하지 않는 순간. 꼰대라고 나눈다.아쉬움과 심리적 안정을 옛날에서 찾으려하는 관성이 지체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자아에 대한 고민, 삶에 대한 고뇌를 스스로 향유하지 않으려는 삶의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이들은 뒤늦게 감기가 든다.

2. 역사는 새롭게 보려는 노력이자 시도이다. 읽고 있는 책들이 한결같이 전하려는 흔적이다. 현실은 아마 그 사이나 또는 그 밖에 있을 것이다. 역사가 보려는 경계들 사이나 또 다른 너머에 서성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3. 미투라는 쓰나미. 아니 이미 예고된 경고였을 것이다. 권력의 기울기를 갖고 있는 것. 그 기울어진 운동장에 사는 이들은 늘 무게중심을 체감하나 말은 갖고 있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예외가 없다. 수평을 향해 더 멀리가려고 할 것이다. 언어를 갖지 못하는 아이들이 거꾸로 어른들의 언어를 빌려 신음하는 비명. 갇혀 있거나 스러져가 볕도 보지 못하는 이들의 퀭한 눈동자들. 어쩌면 인간은 본디 괴물인지도 모른다. 괴물임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순간, 괴물임을 거꾸로 증명하는 것이 인간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밖으로만 향해있지 않다. 똑같은 크기로 안으로 향해있다. 무심하고 지나치는 것들의 안타까움을 눈치채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도 나도 없고, 경계란 본디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다는 정언명령을 따지지 않더라고 말이다.

4. 시시다방의 진은영편을 들었다. 몇년이 지난 것을 우연히 듣고서......마지막 말이 맺혔다. 존재가 달라진다는 것. 달라지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은 어쩌면 충만하거나 새로 피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겹쳐 다정했다. 아프면 색깔이 선명하게 들어오고 그 선명함에 기대야만 고통이 감해진다는 말. 한 평론가의 진은영시에 유난히 색깔이 많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5. 아픈 계절이자 변곡의 시절이다. 움직이는 모든 것은 행적과 그 자장을 갖는다. 결코 예외는 없다. 백석의 시를 살핀다. 수라. 아버지이기에 어머니이기에 형이기에 오빠이기에 어른이기에 정상인이기에 사업주이기에 자본가이기에 a라는 직업을 가졌기에 젊기때문에 수도권에 살기때문에.......안으로 향하는 낮고도 긴 저 저음을 느껴야하는 봄인지도 모른다. 참 아프다. 피기 전엔 늘 아픈 것이라고 다독일 수 있을까.


볕뉘.

0. 설 명절, 다른 때보다 오래 쉬다가 두 곳의 상가를 조문하고 돌아오니 봄빛이다. 인간-욕망이라는 갤러리고트빈의 전시를 내려오기 전 잠깐 봤고, 내려와 알게 된 지인들에게 새봄인사를 한다.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하는지 이리 난망하고 잡히지 않아 어설프다. 스러져가는 것을 볼 줄 알거나 안을 수 있는 마음을 키우지 않으면, 스러진 것의 아픔이 철철 넘쳐흘러 진창인 것을....그래 아프지만 봄이다.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 나가는 것, 아니 해 결의 결을 나누고 나누어 보는 일...그것에서 겨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의도하지 않는 의도가 넘치는 세상이 다가설 수 있는 것일까.....낡은 생각으로는 아무 것도 추스릴 것이 없는지도 모르겠다....그래서 더 아파하기로 하자. 더 아픈 곳을 애써 찾자. 밖과 안으로...안으로밖으로.....그래야 겨우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생겨가는 것인지도.....

 

1.

철 지나버린 자작 시 몇편▼

 

불일치란 구원

 

보가 움쭐한다. 몇 년전 평야 지근거리에 있는 저수지 보가 터졌다. 민원이라든가 아우성이라든가 할 만큼 다 이야기를 했는데도 곪아 터졌다. 갈라진 으로 물은 미어져 나와 도로를 휩쓸고,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주택을 향해 낮은 곳으로 거 칠 것없이 흘러갔다.

 

염치의 보가 금이 갔다. 몇 년전 숨도쉬지 못할 것 같은 불일치의 보가 터졌다. 낮거나 비우지 못하는 모든 것들을 내동댕이 칠 기세를 많이많이 모으고 있다. 틈이 점점 벌어지면 그 틈으로 부릴 것들을 휩쓸고, 비우지 못하는 것들을 거침없이 먹고 잡을 것이다.

 

억장이 무너졌다. 숨도 참지못할 것 같은 부릴줄 만 아는 것들에게 도를 넘어섰다. 부끄러워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예의를 잃어버렸다. 틈새는 봉합되지 않으며 넘친 선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모두 쓸어버릴 조짐이다. 넘쳐버린 것들은 막혀버린 것들을 거리낌없이 무너뜨릴 것이다. 비워진 것들은 스쳐지나갈 것이다. 비울 것들을 밀어내면서 갈 것이다.

 

버티는 것들은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제 무게를 이길 수 없다는 것 들은 한번씩 무너질 것이다. 무게를 감당하려면 할수록 주변의 감당하고픈 존재들과 짐짝처럼 우르르 밀려다닐 것이다. 틈은 점점 벌어져 감당하려는 것들을 휩쓸고, 감당하는 것들을 거리낌없이 밀어붙일 것이다.

 

경계는 없다. 모멸찰 것이다. 삶의 마당뿐만 아니라 제 가슴과 마음 속을 박박 긁어댈 것이다. 내 안의 불일치라는 광맥을 따라 모멸과 관성과 억장은 물밀듯이 밀려올 것이다. 내 밖의 불일치라는 심장 소리를 따라 걸어야 할 것이다. 뛰어야 할 것이다. 안으로 안으로 스며들 것을 예비하여야 할 것이다. 비움과 환대의 그릇만이 쓸려간 뒤의 것들을 끌어담을 수 있을 것이다.

 

 

문책

 

 

 

지난 시간을 불러 세운다

등짐처럼 눈꺼풀이

내려와도

모질게 지나버린 시간을 채근한다

 

온몸이 쓸려내려갈

기세의 말들은 용케도 몸 속을

침식해 들어간다.

 

삭히면 삭힐수록 단어 하나하나

 

날을 세워 낚시바늘처럼 온몸을 되찌른다

 

뚝뚝 떨어진 시간을 불러 세웠다

흘러가버린 시간들 속,

몸에 박혀

심장 가까이 꽂힌

 

사금파리 같은 시간들을 거꾸로 세웠다

 

얼굴은 붉어지고

피는 거꾸로 솟고,

툭 불거진

혈관 가까이 실금같은

사기조각이 통증을 짓누른다

 

하늘은 흐리고

바다는 색을 잃어 슬프고

바람은 한겹한겹 온몸을

발가벗겨 체온을 내렸다

 

몸도 시간도

간당간당 깃발처럼 날린다

흘러올 시간들 속에

숨표처럼 또렷하다

 

 

궁리와 혁명 사이^^

 

- 진심은 어딘가 걸려있다

 

 

꼴같지않은x 들과말도섞지않는다는가끔룸펜지경도되는j 를만나

 

 

술을섞고답답함도섞고눈에보이는생활고도느끼다가

 

 

취하지도 않은 또렷한 소리로

 

"혁명이 필요하다 "는 말에

 

 

서슴지 않고

 

"그래"라고 했다.

 

 

한시간

 

하루

 

이틀

 

나흘

 

한주가 지나도

 

 

또렷이 서성거리는

 

"그래"

 

불러들인다.

 

 

세상x같은곳에서

 

김수영만

 

들먹거리는 방구둘의

 

거울속에서

 

짓는다

 

 

"컹컹"

 

"혁명할 궁리도"

 

"못하는것들이"

 

 

 

한달

 

두달

 

세달

 

 

'혁명할 궁리'

 

궁리에 방점도 못찍고

 

앞말은 잊고

 

들어앉은

 

'처자식버릴 궁리'하다

 

 

머리가 쇤다

 

자화상

 

 

무너뜨린다

쌓아놓은

벽돌들을

툭툭 흔들고 쳐서 무너지게 한다

 

그리곤 다시 쌓는다

아귀는 맞는 것인지

벽돌이 채워지지 않아 빈 곳은 있는지

 

또 부수고

다시 짓는다

 

흔든다

흔들어 무너뜨린다

제대로 갈피잡지 못한

시간들을 거두어 낸다

거둔 시간들을 쌓는다

 

쌓는다

흔든다

서지못해

기댄 곳을 부수곤

다시 기둥과 벽들을

무게중심선에 맞춘다

 

공들일 하루를

인내할 한주를

고달플 한달을

외눈의 한해를

겹눈의 수해를

다시

무너뜨린다

다시

안으로 쌓는다

 

무엇을 하는지

잊을 때까지 허문다

무엇을 하는지

잊는 때까지 쌓는다

 

바닥이 있지도

않는듯 허문다

그리곤 쌓는다

숨결이 메마르도록 짓는다

 

메마른 대지에

다시 물을 붓는다

스며들 시공간부터

채운다 다진다 곁의 바닥까지

 

완장

충성을

맹세하다 부르짖다 줄세우다

 

권한과 월권의

경계가 무너진다

 

잘 해야한다 잘 할 수 있다 잘 해내었다

 

합리의 무한궤도

일에 걸리적거리는

불합리의 궤도는 무거운 그림자다.

 

감성도

감정도

사람도

싫어하는 것에는

이유를 달고 이유가 증식한다.

 

목적과 수단이

일순간 어긋내며

그날그날을 핍박해낸다

 

일거수일투족이

다 증거다.

관계밖과 관계안과 위를 살며

언제든 법과 말로 균열을 낸다

 

말과 법은 늘 무기다

동일한 협박범이다

권한은 일상들을 숨가쁘게 한다

 

발가벗은 채 추는 춤은

법의 장식과 말의 노리개를 달고 구경거리가 된다.

 

어제의 나도 오늘의 너도 제물이다.

 

사회는 말라비틀어졌으며

사회적인 것은 스스로 설 수 없어

일과 목적의 밀림을 헤쳐가는 것은

타겟이된 혼자일 수밖에 없다.

 

성인들을 관음할 수밖에 없어

점점 멀어지는 유격은

세상의 습기조차 빼앗는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품지 못하고

사회는 보습기능도 잃어

각질처럼 벗겨진다

 

발가벗겨진 지평선의 군상들

발가벗겨질 수평선의 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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