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리 로랑생 전 - 그리 기대를 많이 하고 가지는 않았는데, 다소 놀라있다. 흑과 백, 그리고 핑크....를 일관되게 가져갈 수 있을까? 반려동물과 악기, 그리고 초록과 꽃. 자화상을 눈여겨보다. 터치와 색감을 새겨본다. 감각을 유지한다는 것이 삶에서 꺽지 않고나 물러나지 않는 선들. 주류에 휩쓸리지 않는 법들. 이런 것들이 지켜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시류와 맞는 분위기인지도... ... 싱싱하게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결코 양보하거나 주춤해서는 안되는 것인지도...

2. 자코메티 전 - 장 주네의 비평?집을 읽거나 작품들을 사진으로 보았고, 나름 아끼는 작가라 더 관심이 갔다. 전시보다는 맥락에 대한 서술들이 집요하게 많았다. 새롭게 들어온 것은 아버지가 화가였고, 천재적인 소묘실력이 어릴 때부터 있었고, 그림들이 외려 관심이 더 갔다는 점이다. 아버지의 무심?한 말이 그를 평생지켜낸 것인지도...보이는대로 묘사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내야한다는 말.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대배경을 했다는 점. 권진규나 구본주가 떠올랐다. 세상이 그대로 드리우거나 비추이는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해낸다는 것이 그리 험난하거나 자신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 우리는 어디쯤 서있는 것일까. 어디쯤

3. 김종영 전 - 82년에 타계했다고 하는 그는 고암 이응로처럼 모든 방면에 능통한 듯 보인다. 조각, 서예, 서양화, 마지막 글씨와 그림도 좋았다. 미술관도 따로 있다고 하니 더 살펴보아야 할 듯싶다.

4. 백석우화 - 혹시나 싶었는데 당일 예매가 되지 않았고, 연락해보니 전석 매진이었다. 보조석까지....일말의 희망을 않고 관계자의 일찍 와보라는 말에...시간반이나 일찍 도착하여 대기하였다. 덕분에 30년 된 극단의 이력을 살필 수 있었고, 주연배우들과 눈마춤도 말도 섞을 수 있었다. 연출가가 이중섭과 백석에 눈길을 준 점, 그 생애를 연극화해서 벌써 상연했다는 사실이나, 무수한 작품들의 편린....서울과 대도시가 갖는 장점들이 한번에 확 쏟아져 들어왔다. 이중섬과 백석은 동향이었다고 하고, 한 사람은 남으로...한 사람은 북에 남았지만....이중섭 역시 제주도에까지 처자식 먹여살리기조차 어려웠고, 은박지 그림을 춘화로 매도한 동료작가들에 대한 배신감들....그가 지키고자 한 것들에 대한 작품에도 눈길이 간다. 백석은 삼수갑산 협동농장에서 1996년에 생애를 마감하였다고 소식을 전하는데, 1995년에 찍은 가족사진은 여전히 그 나이에도 순수하고 가녀린 모습인 듯싶다. 때묻지 않은....동시, 동화...그리고 많은 작품들을 남기지 않고 그대로 불쏘시개로 넣어버린 듯... ...


 

 

 

 

 

 

 



볕뉘

0. 이명자 개인전도 챙겨보았다. 첫 개인전이라고는 하나 발문도 그동안 삶의 이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77세의 작가의 최근 그림은 더 활기가 있고 좋아보였다.

1. 사무실에 대중교통으로 출근하여, 이것저것 바꾸었다. 담벼락밖에 바꿀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디쯤 어떻게 우리는 통과하고 있는 것일까. 5-6년전 출마한다고 전화연락이 왔던 친구가 심장마비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왔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자세한 이력은 모른다. 청년회의 짧은 기억만 간직하고, 이후 정치권에서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그래 궁금하지 않다. 그 때 도와줄 방법이 생각조차 나지 않았던 것이 미안하다. 인연과 끈이 어떤 용도로 쓰여야하는지 알고 움직인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말하는 수밖에... ...

2.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배우는 시어 한톨 한톨을 되새김질 하여 아이에게 주듯 시를 뱉어내었다. 하마트면 눈물을 흘릴까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배우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정가, 서도소리, 작창으로 풀어낸 시들은 무척이나 울림이 컸다. 한 시공간에서 반사되어 되울리는 시어들은 향긋했고, 알싸했고, 가슴 속 눈물을 출렁거리게 했다. 시와 삶.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배우들을 따라 천천히 낭독하고 싶어졌고, 어느 새 말투도 곡절이 생기는 듯했다.

3. 홍매화와 개나리, 조팝나무 순을 오고가는 길 추려서 단장을 했다. 하루하루 보는 맛이 남다르다. 마음은...벌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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