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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혁명]은 생각할꺼리를 고맙게도 남긴다. 제법 친절한 책이다. 프레시안에 연재된 기사들과 책소개, 생각거리를 함께 엮다. 두 젊은 친구의 남다른 노력이 엿보인다. 푸드마일리지에 대한 고민을 쉽게 상하는 채소류는 30km, 그렇지 않은 부분은 300km로 하자는 제안들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논란이 더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석유를 싣고 오는 식품들이 아니라 로컬푸드를 지향하더라도 빈부, 공급시스템, 소비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기때문이다. 논란이 되어 서로 고민의 강도를 더하는 것이 기준보다 더욱 가치있는 일이기때문이다. 그런 것으로 걱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하루빨리 오길 바라지만 요원하지는 않길 바라며 좋은 책의 앞부분의 느낌을 담는다.

[빌린책/산책/버린책]의 꼭지들이 의미있어 몇 꼭지를 보다. 시오노나나미의 남자 고르는? 법이란 책과 또 다른 꼭지에서 연애를 하더라도 남녀의 조건차이를 말하며 여성이 얼마나 열악하고, 사회의 구조가 남성편인지 신랄하게 드러내 보이도록 한다.

[네덜란드 디자인 여행]의 마이클 록의 강연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광란병(란은 화란의 란이다.)이라 모두를 열며 디자이너, 디자인이라는 것이 네덜란드에 공공성과 뿌리깊음에 감탄하지만, 이것 역시 세계화와 자본주의에 편승해 의미도 없고, 부질한 상황을 말하고 있다.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한다. "우리의 식단이 지난 유행의 섭취와 되새김질로 제한되면, 우리도 광우병 걸린 소와 비슷한 운명에 처할 위험이 커진다." 라고 자본의 그물에 포섭만 될뿐 맥도널드화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성찰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첫눈 콕. 공공디자인의 천박함은 미국만이 아니라, 국내의 논의도 쫓아가는 일들만 있는 것 같다. 디자인 비평이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표면만 집착할 수 있는 것이 기본적인 한계는 아닌가 싶다. 전위적인 행동이나 반영이 감안된다면 광의의 예술적 접근이기도 하겠지만 디자인 선진국? 네덜란드의 변화와 수준에 대한 지적이 내부적으로 얼마나 논의되는지 모르겠다.

[사랑의 역사] 첫장을 기사와 궁정사회의 변화를 확대경으로 들여본다. 성직자, 기사의 우정(성교를 하는 동성애가 아니다.)이 주된 스토리이고 이성애를 간접적으로 다룬다. 귀부인과 기사의 궁정 로맨스를 다룬 경계점 부근 말이다. 이성애가 스토리의 주된 묘사로 궁정문학 이전의 상황을 다룬다. 우정의 강도와 헌신에 대한 묘사와 결혼이나 이성애는 그 하위 개념으로 다루는 장면들을 열거하고 있다.


[재현이란 무엇인가] 저자들의 말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설명들이 술술 읽히지만 정작 책을 처음 들었을때 그 선입견, 왜 하필이면 이리 어려운 제목을 붙였지라도 되묻게 된다. 건망이다. 몇꼭지를 읽다보니 환원론로 읽힌다. 논리로 하나로 수렴하려는 욕망이 그르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로 들린다. 다른 꼭지들과 겹치는 대목이 많다. 노신의 [헛 허허허]의 아이 돌잔치에 다들 법관이되고 연예인이 될 것이라고 격려를 하지만 아이는 죽습니다라고 사실을 말한 이는 흠씬 매를 맞는다. 독화살을 맞은 이는 화살을 빼야함에도 도대체 이화살은 어디로부터 날라온 것이며, 어떤 재질이며 어떤 독인지 알고싶어하는 욕망이 비교된다. 아이는 죽는다는 사실을 대면하는 것이 어쩌면 할 수 있는 최선인지 모른다. 또 이유를 달면 재현과 환원의 그물로 잡입시키지 않는 것이 현실을 대면하여 낫게 만들 수 있는 출발점을 만드는지도 모른다. 허나 대부분 사실을 직시하지 않는다.

시오노 나나미가 지적한 인텔리들만 변방에서 시체를 물어뜯고 있다.

[우리말의 모든 것] 읽다보면 어디쯤이라고 생각날뿐 숭숭 숭숭 기억을 빠져나간다. 기억도 촘촘하지 못해 이렇게 몇번을 체질을 해야 조금씩 남겠다 싶다. 생활의 언어체질로 몸에 조금은 붙일 수 있을까? 겉잠과 속잠, 동물들처럼 불편하게 자는 노루잠,괭이잠, 풋잠, 선잠, 수잠,여읜잠, 칼잠, 개잠 그리고 불안때문에 설친 사로잠 의 저쪽편엔 속잠, 온잠, 통잠, 옷입은대로 마구자는 등걸잠...깨었다가 다시 드는 그루잠, 두벌잠...그리고 잠버릇이 고약해 빙빙돌면서 자는 등걸잠...어느 것이 온전히 남는 것은 무엇일까? 어제는 심메마니에게 붙은 말들을 잠깐 살펴보았다. 그들의 삶에 붙어있는 말들은 말만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보존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말들이 곱고 좋다. 산, 바람, 물.....을  온전히 담은 말들은 아닐까 싶다. 사로잠이나 그루잠 주무시지 말고 온잠이 늘 함께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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