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은 있는데 헌신은 없다구!!" 

며칠내내 책이 읽히지 않는다. 마음이 증발되어서인지 일터의 바쁜 상황들 때문인지 마음을 식히던 도자기 책들에 시선을 올려놓기도 마뜩하지 않다. 비는 요란하게 몰아쳐가고 중부권을 올라갔던 비는 다시 흩날리기 시작한다. 지난 주말의 느낌을 몰아쉬지도 못했는데, 한밤의 전주곡을 음미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일주일이 횡하니 화살처럼 속력을 더한다. 

곧 5주년 기념 강연. 참* 운*위, 뒷풀이를 인근에 두고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묻어났다. 애정의 깊이 - 헌신의 강도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토로, 자책감-그것이 아니라 모색의 방법에 대한 진지함. 밤은 깊고, 까칠함은 현실을 밀고가길 재촉한다. 서슴지 않는 발언들이 또다른 애정으로만 꽂힐까? 또 다른 헌신과 추진력으로 나아갈까? 애정만으로는 현실을 밀고갈 수 없다.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역으로 전부의 책임이다. 애정도 분산되면 아무 것도 태울 수 없다. 현실은 그렇게 무지막지 하다. 애정이 모아지고 더 뜨거워지면 헌신으로 불타오를 수 있을까? 

마음은 그 자리를 배회한다. 그곳에 머물러있다. 이야기의 느낌, 톤, 강도 바라보는 시선은 완급과 부드러움, 아쉬움의 변주로 흐른다. 빠른 박동의 새김. 드러나고 표현되었던 애정을 나의 입출고장치로 들어가 편집되는 일은 없겠지. 무엇을 주저해야되는지? 무엇을 해야되는지? [앞끝만 있는 사람들]과 [뒤끝있는 사람들]이 앞끝과 뒤끝으로 이어져서 해보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 행동의 연대, 행위의 연대는 다섯살이 되어도 서툴 수밖에 없겠지만 별반 주저할 일은 없지 않을까? 

행동의 교집합으로도 되지 않으면 되지 않는 것이기에 별반 주저할 일은 없지 않을까? 

뱀발. 물론 이것은 내생각이다. 송위원은 뒤풀이에 늦게 합류하여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이고, 시간을 정지시킨 채 논의와 열정을 이어간 분들의 충고와 애정에 데이기도 베이기도 했겠지. 스스로 핑계를 대며 일들을 놓치고 있는 책임도 돌아오고, 그래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겠지. 또 다른 이는 반복되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되풀이되는 일상의 무게가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행위와 움직임을 지렛대 삼아 달라지거나 쏠쏠한 재미의 불씨가 살아나길 바래본다. 결혼과 가사, 일터일로 만만치 않겠지만 겪어왔던 지난 사무국의 지칠줄 모르는 저력을 상기시켜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다 지금을 위해 그렇게 밤낮없이 논의와 논쟁으로 길을 걸어왔던 것은 아닐까? 아무 것도 없던 한점에 비해 가진 것이 너무 많다. 그러다가 놓쳐버리면 너무 아쉽고 안타까울 것 같다. 내가 아니라 나-너로 무게중심을 아주 조금만 함께 이동했으면 좋겠다. 시이소오 중심으로 조금만 더, 함께. 

090703 참* 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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