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브라더스 - [할인행사]
임순례 감독, 류승범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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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저 원래 감독 이름 알고서 영화보는 일 별로 없는데요,
신문들이 하도 극찬을 해놨길래...이름을 외워 극장에 갔지요.
'세친구'라는 전작이 있다고 하는데, 보지 않아서 비교는 못하겠구요.
여튼, 이 영화 보면서 각 신문의 영화담당 기자들에게 극심한 배신감을 느꼈답니다.
특히, 영화 팜플렛에 감상문이 한단락 소개돼 있던 한국일보의 박모 기자.
"울다가 웃다가 어쩌구" 했다는데, 대체 이 영화보고 왜 울다가 웃었는지...
감정이 대단히 풍부한 모양입니다 그려.

세상에, 아직도 이렇게 상투적이고 고전적인 영화를 만들다니!
재미 되게 없더군요. 무거운 얘기, 밑바닥 얘기만 하면 신문에서 칭찬해줘야 한답니까?
주제가 문제가 아니라, 일단 재미가 있어야지...
말초적인 자극의 재미 말고, 흐름을 읽는 재미라든가 인간사의 미묘한 부분을 콕 찍는 재미라든가
참신한 감각이 주는 재미라든가...재미의 종류는 다양하잖아요.

옛날 영화들(최소한 80년대 이전) 보면 '밑바닥 인생'들이 많이 나오죠.
창녀, 술집여자, 조폭(요건 요새도 인기 아이템입니다마는)...
거의 뭐 그 수준입니다. 수안보 관광호텔 나이트클럽의 삼류 뺀드...
한 장면을 보면, 다음 장면을 바로 연상할 수 있습니다. ('오바'의 연상효과라고나 할까)
맨 첫장면이 뺀드의 공연으로 시작합니다. 그 순간 우리는 알 수가 있지요.
이 영화의 끝장면도 뺀드의 공연으로 끝날 것임을...
직장에서 짤린 친구가 찾아와서 술을 마시며 고민을 토로합니다
-> 며칠 뒤 친구는 교통사고로 죽습니다
(특히 죽기 전 친구의 대사는 압권입니다. "그래, 너 행복하니?" 에구, 느끼해라...)
남자의 대사 "나 이제 떠날 거야, 여수로"
그러면 여자의 대사는 "그러고보니 나도 바다 본지 오래됐네"
-> 여자도 물론 남자를 따라 여수로 가지요.
단란주점에서 뺀드가 노래를 연주해주는데, 술 처먹고 옷벗고 주사부리는 사람들...
에구, 거기까지만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기어이 뺀드 연주자의 옷을 벗기는군요.

적정선을 찾지 못한 채 '볼 거 다 보여주는' 신파극. 아직도 이런 감각으로 영화를 만들다니.
근데도 신문에서는 "우리나라 관객들 너무한다, 이런 좋은 영화 안 보고"라며 관객을 야단치더군요.
관객들이 바봅니까, 돈 내고 보는데 재미난거 봐야죠. '바보 관객' 되고 나서 씁쓸했습니다.
암튼 전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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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5-03-2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영화적'이어서 저도 그다지 감동 못 받은 영화입니다. 게다가 (제가) '밴드' 출신도 아니어서...

딸기 2005-03-2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로쟈님도 그렇게 보셨군요 ^^
 
참을 수 없는 사랑 [dts] - [할인행사]
조엘 코엔 외 감독, 조지 클루니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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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형제의 영화라고... 영화전문가급의 동행인에게 듣고서 극장에 갔다.
근데 감독 이름 보고 영화보러 간 건 아니고(사실은 그 감독 형제 잘 알지도 못함). 다른 영화 보러갔을 때 예고편 해주는데, 어떤 느끼하고 잘생긴 남자랑 느끼하고 이쁜 여자가 화면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우와, 느끼하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네! 했더니, 그 남녀가 바로 조지 클루니와 캐서린 제타 존스라는 것이었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들이 나오는 영화를 본적이 한번도 없어서리... ^^
그래서 느끼남녀를 보기 위해서, '참을수 없는 잔인함(Intolerable Cruelty 맞나 -_- )'이라는 이름의 영화를 보리라, 하고 마음먹었다. 드뎌 어제야 볼 기회를 가졌는데. '제목유감'은 굳이 말로 안 해도 되겠지.

목적이 목적이었으니만큼 일단 배우 품평부터 하자면.

그들의 연기력 이런 건 뭐 잘 모르겠고. 나는 서양 사람들 얼굴은 다 비슷비슷하거나, 감정표현 방식이 우리랑 다른 것 같아서, 걔네들 연기하는 건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통 모르겠다. 암튼 남자는 70점, 여자는 100점. 무슨 기준? '느끼매력' 기준이다. 조지 클루니는, 예고편에서 봤을 때는 카리스마틱 하면서도 느끼해보였는데 정작 영화에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제타 존스는 진짜 죽이는 여인이라는 걸 실감. 특히 둘이 처음 키스하던 씬("약혼녀 잠깐 빌려가겠습니다~~" 이 장면)에서 정말 매력적이었다.

전반적인 줄거리는 그닥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쫌 중요하다. 왜냐고? 단순 로맨틱 코메디가 아니기 때문에. 엎치락 뒤치락 반전이 많은데, 그래서 재밌다. 배를 잡게 웃기는 건 아니지만 암튼 재미는 있었다. 근데 이걸 걍 팜프파탈 류로 보면 별로이고(왜냐면 그런 얘기는 너무 많으니까), 속물들의 싸움으로 보면 그것도 역시 별로이고-- 그럼 어떻게 봐야 되느냐, 아니, 내가 제일 재미나게 본게 뭐냐 하면.

첫째는 물론 배우들. 두번째는, 감독이 헐리우드 영화스타일을 살살 옆구리 간지럽히고 쿡쿡 찌르고 있다는 점이다.
"밀고 당기는 감정의 소용돌이 끝에 드뎌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 극적으로 소파에 넘어지더니 극적으로 감동적인 사랑의 미소를 나눈다, 그리하여 못되고 속물적이고 돈만밝히던 남자 주인공이 변호사협회장에서 과감히! 인권변호사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단상을 내려온다. 박수 짝짝짝..."
이렇게 가면, 딱 할리우드 영화인데, 감독이 이걸 가지고 장난을 친다. 일부러 가장 할리우드틱한 장면을 꾸역꾸역 밀어넣은 다음에 싹 뒤집어서 웃겨버리는 거다. 밥맛덩어리 로맨틱 코메디 혹은 가족애 드라마랑 다르게, 주인공 느끼남녀는 개과천선하지 않는다. 모든 착한 것들은 영화에서 사라져라...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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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 천국의 문 - 아웃케이스 없음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 / 소니픽쳐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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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마루에 상 펴고 앉아 손으로는 퍼즐을 풀면서, 귀로는 투니버스에 몰두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 메뉴는... 워낙 여러가지였기 때문에 다 생각나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이면 '시티헌터'가 나왔었다. '우수한'과 '사우리'라는 놀라운 이름(어쩜 저렇게 멋지게 한국화된 -_-)의 콤비가 나오는 시티헌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이 끝나면 항상 카우보이 비밥이 흘러 나왔었다. 
내가 자발적으로 시청을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흘러나왔다'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멋 모르고 틀어놨던 테레비에서 흘러흘러나온 비밥. 첫 느낌은? 그 느낌이 어땠는지 표현하기 힘들 때에, 주변의 누군가(알라딘 서재에서 굉장히 유명한 분인 ^^;;)가 아주아주 정확하게도 '불쾌하다'는 표현을 썼었다.  

"난 카우보이 비밥을 보면 불쾌해져".

그 말을 듣는 순간,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비밥을 습관적으로 시청해오던 나는, 이 애니가 나를 불쾌하게 만든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비밥이 불쾌한 이유는,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의 비주얼에서 뭔가 아름다운 것, 판타지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비밥은 그런 욕망을 철저하게 배신하는 영화다, 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 
때는 서기 ****년(몇년인지 모름)... 대체 이 우주의 꼴은 어찌나 엉망인지. 감독이란 놈이 무정부주의자가 아니고서야. 우주는 이미 '개척' 되었거나, 혹은 '개척' 중이다. 전근대와 현대와 미래가 뒤죽박죽이 되어 공존하는 것(비동시성의 동시성이 적나라하게 구현된) 외에도,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주인공들이 통 잘나지를 못했다. 주인공격인 스파이크 스피겔 저놈만 봐도 그렇다. 은은히 흐르는 재즈의 선율, 한손에 시가를 쥔 우아한 액션남...이었으면 오죽 좋았겠냐마는 전혀 아니다. 울랄라 스타일의 곱슬머리에 담배를 꼬나물고 분위기 깨나 잡는, 약간은 양아치스러운 놈이다. 여주인공 격인 페이 발렌타인은 '육체파 미녀 여형사'를 흉내내다 만 것 같은 인간인데 입만 열면 밉살스런 말이 튀어나오는 그런 여자분이시다. 남자앤지 여자앤지 알 수 없는 외모를 가진 여자아이 에드, 한 덩치 하시는 젯 블랙 아저씨... 모두 후줄근하다. 이런 인간들로 애니를 짜놓다니!

몹시 불쾌하던 와중에, 넘 심심해서 왜 불쾌한지 생각해보니깐 이노무 애니메이션 속에 통찰력이란 놈이 숨어있더라는 것이다. 약간씩 덜 떨어진 저 인간들이 사는 세상은 무법천지이고 그들이 사는 시대는 서부개척시대다. 무주지 선점, 힘 가진자가 최고, 빼앗으면 내 것, 법도 없고 정의도 없는. 별로 정의롭지 못한 저놈들한테 딱 맞는 시대와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저 시대 저 장소에서는 비밥호에 타고 있는 저 놈들이 인간군상의 전범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국가기구라든가, 전우주적인 사법체계, 복지국가 같은 것은 없다. 우주의 사법(정의)는 '돈'과 '힘'이다. 죄지은 놈이 있으면 홈쇼핑 광고하듯 쇼걸이 테레비에 나와서 현상금을 읊어준다. 범죄를 제어하는 것은 비밥호의 4인같은 카우보이들이다. 미국 서부시대의 카우보이들은 소를 몰고 다녔지만 우주시대의 카우보이들은 현상범을 찾아다닌다. 그런데 왜 재즈는 자꾸 흘러나오는 거야, 기분나쁘게! 압도적으로 음울하면서도 화려한 영상, 심금을 뒤집는 우울한 음악, 디스토피아를 그닥 지겹지 않게 그려놓은 괴상한 시대의식, 그런 것들이 어우려져서 '불쾌한 중독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는 결국 중독이 되어버렸고, 정의롭지 못한 비밥호 승무원들에게 뿅가버렸다.

서울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맞나? SICAF...) 한다고 해서 코엑스홀까지 가서 비밥 극장판을 관람했다. 재미있었다. 워낙에 티브이 시리즈물도 옴니버스 식으로 되어 있긴 하지만 전편을 보지는 못했었기 때문에 언제 한번 날 잡아 몽땅 봐버려야지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비밥을 극장에서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면야! 
영화는 멋졌다. 티브이 시리즈는 '돈 안 되게' 만들어진 매니아적 속성이 강했던 반면에 극장판은 '돈 되는' 액션과 화면으로 가득해서, 일단 보기에 재미가 있었다. 특히 도입부 음악 나오는 부분은 일본 애니의 섬세함과 기술력을 그대로 보여준다(이건 직접 봐야 알 수 있는 거니깐 말로 설명 않겠다). 다만 실망스러웠던 건 영화의 성패 여부와 상관 없이, 재즈가 락음악으로 바뀐 것처럼 그 우울한 시대상보다 현란한 액션이 우선 눈에 띈다는 점. 영화 자체의 완결구조나 기술적 완성도는 완벽에 가깝지만 멜랑꼴리 야리꾸리한 감성이 액션과 비주얼에 가려진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비밥, 하면 역시 그 음침한 분위기가 핵심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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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3-2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쾌하다면서도 결국은 애정을 드러내시는 글인거죠^^ 집에는 티비판만 있는데, 극장판도 함 구해 봐야 겠어요...

바람구두 2005-03-2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겐 둘다 있는데... 티브이판이 훨 좋아요.

딸기 2005-03-2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밥 매니아라면 누구라도 티브이판이 좋다 할겁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

nemuko 2005-03-2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하긴 에반게리온도 그랬어요. 티비판이랑 극장판 죄 샀는데, 극장판은 왠지 돈이 아까워 지더라구요. 너무 많은걸 보여주려 해서 그런 모양이예요....

바람구두 2005-03-21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반의 경우엔 극장판이랑 TV판이랑 연결되어 있다고 봐야겠지요.

딸기 2005-03-2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반에 대한 구두님의 유명한^^ 글은, 예전에 진짜 재밌게 읽었더랬어요. 내용에 동의합니다만, 어떤 텍스트를 읽는 시각이 참 이렇게 달라지는구나...싶기도 했었답니다. 저는 각종 서브 테마들(성장/외디푸스 기타등등)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결국은 자유의지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봤거든요. (저는 봉신연의 & 999도 그렇게 읽었습니다)

2005-03-21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22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22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5-03-2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에반은 각종 하위장르들을 두루 포섭하고 있기 때문에(그 해석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점에서) 만화이면서 동시에 신화이기도 하지요. 에반의 경우 난해하단 평을 받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이디푸스적인 요소들도 상당히 강하죠. 문망에서의 제 글은 하나의 관점 - 문학(화)과 예술을 사회, 역사와 긴밀하게 연관되도록 바라본다는 관점을 택하려고 하는 것이지 어느 일방만을 주장하려는 건 아니었어요. 자유의지라... 저로선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더군요. 살아가면서 정의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nemuko 2005-03-2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에 에바에 대해 쓰신 글이 있나보군요. 혹시 어떻게 구해 볼 수 있을지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많이 남아 있어서 궁금하네요. 게다가 바람구두님이 에바를 어떻게 해석해 내셨는 지는 더 궁금합니다^^(이건 바람구두님 서재가서 여쭤 봐야 할까요)

바람구두 2005-03-2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놨습니다. 다소 장황하긴 하지만....
 
노팅 힐 CE [dts] - [할인행사]
로저 미첼 감독, 줄리아 로버츠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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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메디, 가볍게 '아무렇게나' 볼 수 있어서 선호하는 장르입니다만, 노팅힐은 대단히 높게 평가합니다. 재밌잖아요? 우습잖아요? 근데 또 동동 뜨는 가벼움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영국적인-이라는 것을 저는 '신자유주의 대처리즘에 희생당하는 가련한 인간들 냄새가 폴폴 나는'이라는 뜻으로 좀 복잡하게 해석을 하고 있는데요(아마도 '브*스* 오프'의 영향이 컸던 듯), 노팅힐이 딱 그렇더군요. 같은 로맨틱 코메디라지만 양키들 것하고는 참으로 다르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드는 구나. 그 작은 차이가 어쩌면 아주 큰 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배우)을 리얼리티로 보는가 쇼윈도 상품으로 보는가, 최소한 배경이 되는 사회가 일면이나마 진실하게 묘사되는가 아니면 핑크빛 낙원으로 추상화시켜 버리는가.
바로 그런 면에서, 노팅힐의 휴 그랜트와 그의 친구들, 마이너리티의 공동체라 해도 될법한 그들의 관계, 자본주의 사회의 기준으로 보자면 후줄근한 인생들인 그들의 모습을 좌절 대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다들 구질구질한지. 그런데 그 희한한 게이, 결국은 항상 정곡을 찌르지요. '다르게 사는 자의 통찰력'이라 하면 과장일까요. 못난 것들이 못나게 살지만 우울함 속에서도 뭔가 반짝이는게 보이는 이 영화, 아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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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3-20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영화도 영화지만, 사운드트랙이 정말 좋죠. 주옥같은 곡들이... 죽 들어있어서.. 특히, 그 중 Elvis Costello의 She는 라디오에 심심찮게 신청들어오는 곡이죠.

딸기 2005-03-21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전혀 생각이 안 나요, 음악은. ^^;;

2005-03-21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03-2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히히히...

sooninara 2005-03-24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기자회견할때 휴그랜트가 질문하잖아요...저 혼자 괜히 실실 웃으면서 가슴이 콩당콩당거려서 혼났어요..정말 로맨틱하면서도 따뜻한 영화인듯..

딸기 2005-03-24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는 휴그랜트 별로 안 좋아했었는데 이 영화 보면서 좋아졌어요. 나중에 휴그랜트의 '어떤' 기자회견(진짜 기자회견입니다 ^^) 내용 보고서 이 사람 끝내주네, 했답니다. '러브 액츄얼리'에선 완전히 좋아해져버렸어요!
 
반지의 제왕 3부작 트릴로지 일반판 박스세트 (6disc, 디지팩)
피터 잭슨 감독, 엘리아 우드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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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 탓인가... 오히려 더 기대치가 줄어든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3부 '왕의 귀환'을 봤다. 3부는 극장에서 봤고, 나머지는 아마 비됴로 봤던 것 같다. 3부 하나만 해도 무려 3시간... 아주 약간 졸았던데다가, 1편과 2편의 줄거리를 거의 까먹어서 -_- 언제 한번 3편 모아모아 다시 봐야할 듯. 아무튼 '왕의 귀환'이 제일 재밌었다.

기술적인 면에서 대단히 훌륭하며 가히 '스펙터클'이라 할 장면들이 많았고, 또 감동적인(눈물 찔끔) 장면도 여럿 있었다. 나는 프로도는 맨날 울상짓고 있어서 별로인데, 메리와 피핀이 헤어지는 장면이 가장 슬펐다. ㅠ.ㅠ 불쌍한 꼬맹이들.... 나중에 피핀이 전쟁터에 쓰러져있는 메리를 찾았는데, 그 쪼끄만 놈을 그 넓은 벌판에서 어떻게 찾았는지 신기하다.
그런데 나즈굴의 핵심인 용이 목 잘리는 장면은 좀 충격적이었다. 어째서 그렇게 싱겁게 목이 잘린 것일까. 용의 목은 철갑처럼 단단해야 맞는데, 저들이 들고 다니는 칼은 몽땅 미스릴 칼인가? 누가 목을 잘랐는지는... 까먹었다.
용이 제일 한심하고(2편에서도 다소 한심하더니 3편에서마저) 나즈굴대왕도 한심하다. 굉장히 쎈 놈인 줄 알았는데... 사우론의 힘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간달프 할아버지가 자꾸 그랬는데 나즈굴 대왕은 왜 그렇게 별볼일없게 죽었지? 왜 인간남자한테는 안 죽고 인간 여자한테는 죽지? 에오윈인가(맞나 -_-) 그 여자는 얼굴도 안 이쁜데 아라곤 쫓아다녀서 별로였지만 나즈굴이랑 싸울 때에는 좀 괜찮아 보였다.

왜 사우론은 눈에 불을 켠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사우론이 몸이 없어서 눈만 있는데 누가 탑에다 걸어주었을까? 눈탱이~ 활활~ 나는 반지를 부수면 사우론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는데 불이 파라랏 번지더니 탑이 무너지면서 사우론도 없어졌다. 왜 그럴까? 내 기억으로는 사우론이 반지를 만든 거였는데, 반지에다 자기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넣었나? 아닌데... 사우론도 힘이 센 것 같았는데...
코끼리 부대는 멋있으려다가 말았다. 첨에 코끼리 부대가 나타났을 때에는 충격적이었다. 책에서 코끼리 부대 얘기를 읽었는데('코끼리'는 아니고 올리판트 어쩌구 했던 것 같다) 영화로 보니깐 훨씬 위압적이었다. 그런데 레골라스는 아주 잘 싸웠다. 요정은 몸이 가벼운가보다. 레골라스는 보통 때는 전혀 요정처럼 안 보이는데 코끼리에 올라갔을 때에는 중력을 무시한 행태를 보여 잠시 요정스러웠다. 이상한게 또 있다. 요정은 안 죽는다고 했는데 왜 레골라스는 방패든 난쟁이하고 '같이 죽자' 뭐 이딴 소리를 하는 걸까? 같이 죽을 결의로 싸우면 레골라스는 안 죽을테니까 결국 난쟁이만 손해보는 거 아닌가?
요정들은 전반적으로 맘에 안 들었다. 요정 아빠(엘론드... 엘론드... 열심히 외우자)는 생긴게 정말 너무 우습다. 요정 엄마는 아무리봐도 딸이랑 안 닮은 데다가 좀 멋있는데, 그 딸네미(리브 타일러)는 대체 이 영화 & 소설에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남들은 열심히 악의 세력과 싸우는데 그녀는 왜, 왜! 허구헌날 흐느적거리는 옷을 입고 비스듬히 눕거나 앉아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걔들은 다 배를 타고 떠났다. 무슨무슨 바다를 건너... 간달프가 프로도를 왜 데려갔는지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프로도는 별로였고 차라리 샘이 훨씬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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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책 2005-03-20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지의 제왕을 너무 좋아하는데, 조건이 안돼서 앞의 두편은 TV로 보고 그나마 세번째는 아직 보지도 못했습니다..페이퍼 제목을 보고 얼른 달려왔다가 님글에 혹 아주 작은 스포일러라도 있을까봐 읽지도 못하고...눈물만 흘립니다...ㅜㅜ 앞의 두편모두 두근두근했는데, 왕의 귀환이 제일 재미있다면...아아~

딸기 2005-03-21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소설 안 읽으셨군요 ^^ 그러고보니, 스포일러 많은 글이네요. 읽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