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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 기업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가격의 비밀
요시모토 요시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낭비없는 소비생활을 위한 정확한 자기분석
돈과 경제에 관한 문제는 아마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하고도 실생활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에 많은 관심을 끌게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연유로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재테크 관련 서적들이 널려 있으며 또한 이런 책들은 항상 소위 말하는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기 쉽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많기에 말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유행에 따른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 매매등에 관해서 단편적인 사실들만 다룬 책들은 시간이 지나고 트렌드가 바뀌면 그 관련지식이 소위 말하는 '죽은지식'이 될 수 있는 맹점이 있다. 그런면에서 이 책과 같은 경제원리의 '기본'을 다룬 서적들은 모든 재테크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경제학적인 개념'을 확립할 수 있게끔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 눈앞에 지표로 나타나는 각종 수익률을 비약적으로 올리는 효과는 즉각적으로 가져올 수는 없지만 넓은 시각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분명 개개인의 경제 생활에도 득이되는 책이라고 판단되어진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자신이 남과 얼마나 다른지를 알아두면 낭비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중요한 점은 현시점의 자신에 대해 어떤 면에서 대중(평균)적인 취향, 능력, 행동패턴을 갖고 있는지, 어떤 면에서 소수파인지를 자각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의미에서의 자기분석(자기평가)이 정확할수록 낭비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P.316)
이 책의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저자 요시모토 요시오의 주장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말이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수많은 경제원리 중 이 책이 중점을 가지고 소개하고 있는 '가격형성의 비밀' 중 8가지의 경우를 대함에 있어 구구절절 그 원리를 다 정리하기 보다는 각각의 항목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어떠한 소비자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또 그러한 과정을 통해 어떻게 하면 보다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을지 그러한 사항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기로 한다.
필자는 크게 세가지를 느끼게 되었다. 첫번째는 제품의 가격이란 문제에 있어 '왜 저 제품이 저러한 가격을 형성하게 되었을까?'란 쉽게 납득되지 않던 일련의 사항들에 대해서 거기엔 다 그럴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구나란 사실, 두번째는 내게 좋은 가격이 우리 전체에게 있어서는 결코 좋은 가격은 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난 참 복잡한 소비행태를 보이는 소비자이고 그로인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점을 개선해야 할것이다란 사실이었다.
제일 첫번재 챕터는 패트병 음료는 편의점과 슈퍼마켓 중 어디에서 사야 할까?란 항목이었다. 가격을 형성하는 요소에는 실질적인 제품자체의 가격뿐만 아니라 '거래비용'이 포함된 가격으로 책정이 된다. 예를들면 각종 서비스와 이른바 수고 (집에서 가게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동력 등) 그리고 심리적 부담등이 그것이다. 본인이 거의 매일 하나씩은 사먹는 출근길의 캔커피를 구입하는 패턴에 비추어 보면 회사 옆 두군데 가게가 떠오른다. 한군데는 누구나 다 아는 대형 유명 편의점이고 다른한곳은 동네 슈퍼마켓이 편의점의 형태로 확장된 가게이다. 거리는 거의 비슷하지만 가격은 100원의 차이가 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나름대로 분석을 해 본 결과 그건 단지 그 유명한 '이름값' 때문이었다. 실제로 용량이나 제품 자체는 차이가 없다. 이른바 거래비용인 보온 및 냉장의 요소에서도 두곳이 동일하다. 그래서 필자는 그 대형 편의점대신 영세마트의 단골이 되었고 저 곳이 100원 더싸다란 입소문을 내게되어 우리 회사 직원들은 대다수가 그 영세마트를 이용하게 되었으며 이로인해 그 마트 주인 내외분과 친해지게되고 오히려 제공되는 서비스 면에서도 그 대형 편의점을 앞서게 되었다. 잔돈이 몇개 모자라면 항상 몇백원씩 깎아주고 이따금 껌등을 선물로 주기도 하며 사모님은 급기야 대학생인 자신의 친딸 사진까지도 보여주며 은근슬쩍 만나보겠냐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셨다. 처음에는 그 100원의 가격차이 때문이었지만 그 캔커피를 제외한 품목을 구매할때도 가격이 동일해도 항상 그 마트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바로 '심리적 부담'이란 거래비용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텔레비젼과 디지털카메라 등 최신 가전제품과 최신영화 DVD등의 가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낮아지는 이유를 다룬 두세번째 챕터는 기대에 비해 그 이유가 가장 평범했던 챕터로 기억된다.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건설 등에 거액의 고정비용이 드는 가전제품에서는 생산수량을 확대할수록 평균비용, 즉 한 대당 소요되는 생산비용이 낮아진다는 '규모의 경제성'에 관한 이론과 최신영화의 경우 시간차 판매를 통한 '가격차별' 이론등이 소개되고 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 두가지 항목은 따지고 보면 꽤 유사한 큰 이유가 있다. 바로 '새거 빨리사면 비싸게 산다.' 이다. 필자도 유독 이런 경향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유일한 취미생활이 그것뿐인데 돈을 아끼기 위해 그것마저 포기하고 안하고 산다면 살아가는 재미도 돈을 버는 이유도 없어질것 같아 아직까지도 유독 책이나 영화에의 지출에 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비싸도 사는 손님'의 부류에 속하는 입장이다. 자 그럼 이런 취미생활을 포기할 뜻이 없는 상태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소비행태는 현재와 같은 소비패턴을 유지하되 인터넷이나 조조할인등을 통한 할인혜택을 받는 식에 포인트를 맞추어야 할것이다. 물론 영화나 DVD값이 제일 싸게 먹히는 경우는 불법다운로드가 있겠지만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니 언급하지 않겠다.
휴대전화 요금제는 왜 그렇게 복잡한가의 항목을 살펴보면 마지막 챕터인 어린이 의료비 무료화에 관한 항목과 함께 '내게 좋은 가격이 우리 전체로 봤을때는 결코 좋은 가격은 될 수 없다'는 사항에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예를들면 가격이 내려 갈수록 전체적인 통화의 질이 떨어지거나 병원에서의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의 일종의 품질저하를 야기하는 식에관한 설명이다. 본인이 가계부를 작성하다 보면 가장 대표적으로 모르는 사이에 돈이 많이 빠져나가는 항목이 바로 휴대폰 요금이었는데 이것저것 따져보면 실제적인 통화시간 보다는 여러가지 부가서비스등에 의한 지출이 많은 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해지하는 절차의 번거로움이나 그 사실에 관한 망각, 그리고 청구내역을 건성으로 보아 넘기는것 즉 일종의 귀차니즘, 자동이체이다 보니 덜 신경쓰게 되는 점 등등. 결론적으로 이 책에 나오듯 '귀차니스트는 기업의 좋은 먹잇감'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본인인 것이다. 최근에 핸드폰을 새로 하면서 이 모든것을 한꺼번에 다 쳐냈으니 이제 전화통화 기본에만 충실한 소비자로 거듭나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싸이월드 '새글알리미'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이제 핸드폰에서 무선인터넷 접속 버튼은 뽑아버리자.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기도한 스타벅스에서는 어떤 사이즈의 커피를 마시는것이 이득인가란 항목을 살펴보면 왜 그란데를 사는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인지에 관한 이유가 나온다. 커피 사이즈를 두 배로 해도 그 가격이 두 배가 되지않고 우리돈으로 약 천원정도만 비싸지는 이유는 점원이 주문을 받고 계산을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커피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 등이 거의 차이가 없어 비용또한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인데, 일단 필자는 소위 말하는 별다방이나 콩다방을 여성분들을 만나지 않는 이상 일년에 단 한차례도 안가기 때문에 이 항목은 전혀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이었다.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나 500원짜리 캔커피만이 세상 커피의 모든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 차이가 피부에 크게 와닿지 않는 셈인데 이 책을 먼저 본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보니 커피를 '배불리' 먹을 생각이 없는 한 그냥 평소에 하던대로 즐겨가는 장소에서 즐겨마시는 종류와 사이즈의 커피를 여전히 고수한다는 입장이 많았던것 같다. 가격대비 용량의 합리성 보다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익숙한 것을 가장 선호하며 그게 심적으로 편안함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챕터는 가격형성에 관한 정보는 주되 그렇게 행동을 취하게끔 만드는데는 설득력이 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 6장 100엔숍, 저렴함의 비밀과 7장 현실에서 경제격차가 쉽게 시정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는데 특히 7장에서는 비교우위의 사고방식, 업무능력에서의 4가지 유형, 모럴 해저드, 자격증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이유, 뛰어난 용모와 자격이 소득에 미치는 상관관계 등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항들이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어 특히 재미있게 본 부분이었다.
당초 계획과는 달리 글이 상당히 구구절절 길어졌는데 글로 표현해 보니 필자가 자의적으로 해석한 부분도 상당히 보이고 또한 유일한 취미생활을 포기하면서 까지 당장 보고 싶은 영화를 싼값에 보기위해 일년을 꾹 참고 기다리는 일도 없을것 같지만 가격형성이 이루어지는 법칙을 이해하는데는 꽤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기업은 결론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내는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겠는가. 결코 눈에는 당장 싸게 보이지만 거기에는 다 그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것이고 손해를 보며 장사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다만 우리가 소비를 행함에 있어 정확한 자기분석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며 다른 쓸데없는 곳에서의 낭비를 줄여나가야 할것이다. 현명한 소비자로 거듭나기 위해 잠시나마 진지하게 고민해본 뜻깊은 시간이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