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오래 전부터 새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새해가 되었다고 계획 세우고, 새로운 소망을 품어보고 하는 호들갑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책만큼은 지난해 보다 더 많이 읽어야지 매번 꿈을 꿔 보지만 한 해를 마감할 즈음 돌아보면 전 해 보다 나은 것이 없다. 그래도 자꾸 꿈을 꾸다보면 언젠가는 그꿈도 이루어질 날이 있지 않을까?  

솔직히 작년엔 이것 저것 건드린 책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완독한 책은 그에 3분의 2정도의 수준이다.

어제 아침 프로를 보니 모 고등학교 교사가 쉬는 시간 10분의 위력을 보여 주었다. 말하자면 하루 7시간 수업을 들어간다고 치면 중간에 10분을 활용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최대한의 효율을 위해 그때는 어렵지 않은 책을 읽기로 한단다. 그러면 하루면 70분. 요는, 한달이면 7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완독할 수 있다는 말이다. 700페이지라면 웬만한 책 두권이고, 두꺼운 책 한권이다. 그렇게 공부해서 따낸 국가자격 시험이 50개라나? 뭐라나. 

갑자기 그 말을 들으니 사놓고 두꺼워 완독 못한 책이 좀 억울해졌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고, 티끌 모아 태산이라더니 그렇게 하루 10페이지씩만 읽어도 가능했던 걸 뭐했나 싶다. 

그래서 나도 올핸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보는 전법(?)을 사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난 습관적으로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 다닌다. 어떤 땐 볼 것이 없는데도 그러고 있다. 하루동안 이것에 빼앗기는 시간 15분만 줄여도 좋지 않을까? 올해는 너무 밋밋하게 그날이 그날인 것처럼 살지말고 뭐 하나라도 조그맣게 실천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이번에도 마감을 하루 앞두고 평가단의 미션을 수행하게 됐다. 이건 솔직히 어쩔 수 없다. 미리 하는 건 기대할 수 없을 것 같고, 그냥 쳥가단 활동을 하는 동안은 마감이나 잘 지켰으면 할 뿐이다.

 

사비 아옌의 <16인의 반란자들>

 

스페인 출신 문학전문기자 사비 아옌과 스페인 출신 사진기자 킴 만레사가 3년여 기간 동안 세계 일주를 통해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16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을 만나 길게는 8일, 짧게는 6시간 동안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인터뷰집이란다. 

거기엔 우리가 알만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나온다. 이를테면, 주제 마라사구라든지, 다리오 포, 또는 오르한 파묵 같은. 솔직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책은 어렵다는 편견이 있어 누가 타든 그다지 관심은 없는데 인터뷰이로 그들 저마다의 삶이나 문학을 바라보는 통찰적 안목이 어떨지 궁금해지긴 하다. 특별히 여기엔 사진도 포함이 되었다고 하는데 세계적 작가의 모습이 어떻게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소장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단지 흠이 있다면 3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다. 이렇게 얇아도 되는 걸까? 불만중이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작년 12월에는 유난히 오래 전에 나왔던 책들이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게 많았다. 예를 들면 모윤숙의 <렌의 애가>나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도 개역판으로 나왔다(개정판과 개역판은 같은 건지 다른 의민지 모르겠다)등을 들수가 있는데, 여기에 추가하여 알랭 드 보통의 <불안> 또한 새옷을 입고 재등장 했다. 사실 난 이 책의 구판을 가지고 있다. 몇년 전 무슨 책을 샀더니 끼워 준 것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 이책은 좀 세련되 보이긴 한다. 

사실 나이들면(이놈의 말은 가급적 안하는 것이 좋긴 할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이 많아진다. 물론 걱정과 불안이 좀 다르긴 하지만, 또 알고보면 한 줄기에서 파생된 것이기도 할 텐데 보통은 불안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보통은 철학이라고 해도 우리와 친숙한 주제를 끌어와 쉽게 펼쳐 보이는 몇 안되는 이야기꾼이다. 그래도 철학책은 철학책이라 만만치 않을 수도 있는데 이 싯점에서 평가단 도서에 선정이 된다면 꼼짝없이 읽게될 테니 모처럼 책읽기의 괴로움(?)을 만끽해 준다면 그도 나쁘지 않은 추억이 될 것도 같다.

 

이동진의 <책은 밤이다>

 

사실 만만한 게 독서에세이라고 평가단에서 이런 책을 또 선정해 주길 바란다는 건 확률적으로 볼 때 가능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책에 관한 에세이는 지난 번에 선정된 바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동진이라면...! 

이동진은 아마도 영화평론의 대중적 인물 1세대인 고 정영일 씨의 뒤를 이어 가장 대중적 인물은 아닌가 한다. 나는 벌써 몇년째 한 인터넷 TV에 나오는 그의 영화평을 꾸준히 시청하고 있고, 작년인가 재작년까지 책을 소개하는 유수한 공중파에서 그가 쏟아 놓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나는 말 잘하고, 날카롭고, 진지한 그가 (나름)좋다. 아직 그의 책을 읽어 본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부제가 마음을 끈다. '시간과 연민, 사랑에 대하여' 그가 읽은 책에 대한 소회를 쓴 책인데 글빨은 또 어떨지 궁금하다. 책 표지 그림도 마음에 들고.

 

조용호의 <시인에게 길을 묻다>

 

소설가이자 문학 전문기자인 저자가 우리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24명의 대표작을 그들의 삶 속에서 풀어내 보여주는 에세이이라고 한다. 시를 그다지 좋아하거나 아는 바는 없지만 작가에 관한 책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웬지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시인을 몰라보는 것은 아니며 또 누가 아는가? 이책을 통해 없더 시에 관한 관심이 생길지.ㅋ

 

 

 

 

 

레너드 카수토의 <하드 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에세이 분야라고 해서 꼭 지극히 에세이적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책은 첨 봐서는 에세이 분야는 아닌 성 싶기도 하다. 더구나 부제가 미국의 범죄 소설사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역사물 같기도 하고, 예술분야 같기도 하다. 왠지 좀 지적일 것도 같고. 그런데 에세이 분야라고 꼭 이런 책 읽지 말라는 법있나? 지금 가장 가슴 떨리게 읽고 싶어진 책이 바로 이책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런 분야의 책을 좋아하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너무 내가 좋아할 책만 읽는 것도 개인의 독서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안 읽어 본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꽤 괜찮은 독서 경험이겠지. 기대해 봄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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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1-08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하드 보일드 센티멘털리티가 에세이 부문에 있던가요!
저는 못봤는데 말입니다...
만약 있더라면 이쪽에 정말 미치도록 좋아하는 제가 안할리야 없죠.

평가단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요.
제가 일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공부랑 병행하려다보니 주위에서도 치이는 일이 많고
이렇게 꼬박꼬박 페이퍼 작성하는 것도 힘들고...
페이퍼는 작성안해도되니 이제부터 때려치워버릴까요 ㅋㅋㅋ

근데 이러면서 또 11기 신간평가단 신청한다 나,
이번에는 소설할거야요!

stella.K 2012-01-09 13:27   좋아요 0 | URL
그니까. 이책에 에세이에 분류되어있다는 게 좀 신기했는데
이번에 선정되면 대박이지 뭐. 난 분명 에세이 부문에서 봤으니까.ㅎ
지금이라도 올려서 힘을 보태라구.
나도 11기를 하게될까?
에세이 난 대체로 만족하는데 소설이나 자기계발 분야도 관심은가.ㅋ

숲노래 2012-01-09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간에서 응가 누면서 몇 쪽이라도 읽으면
어느새 책 몇 권을 읽을 수 있기도 하겠지요 ^^;;;

밥을 하고 찌개를 끓이고 반찬을 하다가
가스불 셋을 켜 놓고
눈코 뜰 사이 없는데,
참말 그야말로 책 한두 쪽 읽을 만한
겨를이 나기도 해요.

손이 젖지만,
펼친 책을 한쪽에 놓고 그냥 들여다보기만 해도
좋기도 하더라고요 ^^;;;;;

stella.K 2012-01-09 13:25   좋아요 0 | URL
ㅎㅎ 된장님 어찌 사시는지 궁금해요.
그러니까 옆지기분이 돈벌러 나가시고, 된장님이
집안 살림하시는 건가요?
저는 첨에 된장님이 여자분이신 줄 알았거든요.
인간극장 같은데서 찍어가게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어요.ㅋㅋ

그런데 거 책이란 게 그렇더라구요.
작정하고 책상다리하고 읽는 거 보다 그렇게 자투리 시간내서
읽는 게 훨씬 더 집중해서 읽고, 많이 읽게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어찌보면 쉴 때는 쉬어줘야 하는데 쉬는 시간 조차
책을 읽어야 하나? 빡빡한 느낌도 들기도 해요.
다 장단점이 있겠죠?^^

cyrus 2012-01-09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랭 드 보통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유일하게 읽었던 게
<불안>이에요. 저 역시 군 복무할 때 구판으로 읽었어요. 이동진의 <책은 밤이다>..
저는 지금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를 읽는 중이에요 ^^;;

stella.K 2012-01-10 11:16   좋아요 0 | URL
난 어찌어찌 하다보니 한 세권쯤 읽은 것 같다.
사 놓고 읽지 않는 책도 그쯤되고.
철학의 문제를 이렇게 대중적으로 잘 푸는 몇 안되는 작가라는 건
인정하면서도 확실히 철학은 큰맘 먹지 않고는 읽어낼 수 없는 건가 싶어.
그렇구나. <책은 도끼다> 괜찮을 것 같아.
하지만 이즈음 책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니까 그도 관심이 좀 떨어지더군.
이동진 책에 대해 뭐라고 써놨을지 모르지만
그는 영화 얘기할 때가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해.ㅋ

차트랑 2012-01-10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드 보통은 지난 해의 키워드 작가 중 한 분이였던 듯 합니다. 보통의 여행의 기술은 독서 대기작으로 머리맡에 놓아두었는데 얼른 읽어보고 싶군요.

stella.K 2012-01-10 18:29   좋아요 0 | URL
여행의 기술은 저도 읽긴했는데 그 보단
왜 나는 사랑을 하는가를 재밌게 읽은 것 같아요.
저도 몇권있는데 이렇게 못 읽고 있네요.ㅠ

아이리시스 2012-01-1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권 다 재밌겠어요. 에세이는 읽고 휙 던져두고는 정말 거기서 끝내는 편이라서 실패율도 되게 높은 편해 속하는 장르예요. 안그래도 <밤은 책이다> 목차 보면서 책을 많이 메모해뒀는데 절판된 책도 많더라고요, 아쉽게.

stella.K 2012-01-10 18:52   좋아요 0 | URL
전 소설이 그래요. 그래서 고르기가 좀 겁나더라구요.
그래도 다음 기에도 평가단을 하면 소설을 해 볼까 그런 생각도 해요.
너무 겁내하는 것도 그렇고 요즘 소설의 경향도 알아야 할 것도 같고.
물론 그냥 생각만 이래요.
그래도 난 요즘 에세이가 좋아져서 별 불만없어요.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