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곁 - 오늘이 외롭고 불안한 내 마음이 기댈 곳
김선현 지음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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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창문입니다. 




이 책의 표지를 보실까요?
어떤 그림이 보이시나요?
남자와 여자.
토끼? 집?
...

창문을 통해 바라볼 때 우리는 세계의 극히 일부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이 세계의 전부라고 믿어버리곤 합니다. 


2. 창문을 열면 생각지 못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새끼양을 품고있는 여인과 그 곁의 남자.
하늘거리는 벚꽃잎과(벚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푸릇푸릇한 연두색 새싹들.
그리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햇살.

예상하셨나요?


3. 지은이는 이 사실을 잘 알기에 섣불리 작품을 해석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그림을 소재로 읽는 사람에게 위로와 안부를 건넬 뿐입니다.
각자의 창을 열고 작품을 직접 만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권위나 지식에 구애받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마주하라고 말이지요.
그러니까 이 책은 작품에 관한 책이 아니라 독자에 관한 책인 것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다양한 그림이 등장합니다.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특정 유명작품 위주의 구성은 아니었습니다.


4. 그래서 이 책은 그림의 "곁"입니다.  
그림의 "중심"이 아닙니다. 
곁눈질로 바라본 그림보다 그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에 집중합니다.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그 순간을 간직하도록 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때로는 메모공간을 두기도 하고, 적절한 에세이를 적어두기도 하며, 이러저러한 행동강령(?)을 제시할 때도 있습니다. 


5. 이 책을 곁에 두고 가만가만, 조용조용 그림의 곁에 머물러 보시기 바랍니다. 


이 그림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지은이는 이 그림을 보고 '마음이 삐걱거리는 날'을 떠올립니다.

손에 손 잡고 차례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우당탕쿵탕 넘어지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마음 같다고요.

공감하시나요?

(이 그림처럼 양면에 걸친 큰 그림은 몇 점 되지 않고 대부분의 작품은 왼쪽에 그림, 오른쪽에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목차에서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끌리는 제목을 찾아 펼쳐보시면 됩니다.

혹은 그냥 무작위로 펼쳐보셔도 되겠군요.



굉장히 발색 좋은 종이는 그림감상을 즐겁게 합니다.

곳곳에 배치된 에세이와 직접 꾸밀 수 있는 공간은 마음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자면, 도판색인조차 없는 것은 좀 의외입니다.

찾아보려면 해당페이지를 한참 뒤적거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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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람들 - 날마다 작은 통일이 이루어지는 기적의 공간
김진향 외 지음 / 내일을여는책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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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성공단 사람들은 3부로 되어 있다. 


1부는 김진향 교수의 서론

2부는 실제 개성공단 근무자들의 인터뷰(가명이다)

3부는 후기


핵심은 2부.

1부는 사실 좀 지루하다. 그래서 리라이팅 해보았다.

이걸 읽고 곧바로 2부로 건너뛰어도 될듯.

지은이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이 개성공단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2. 

우리는 불행합니다통일은 평화이고평화야말로 행복의 조건인데 너무도 오랜 시간 분단체제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우리가 북측(‘북한을 북한으로 부르는 것은 북한에서 금기시 됩니다따라서 이 책에서는 북측이라고 합니다대한민국은 남측입니다)을 모른다면 통일도 불가능합니다그럼에도 우리는 북측을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알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습니다알려는 시도는 죄악시 되고 처벌당하는 것이 남측의 현실입니다이런 상황에서 북측에 대한 무지를 극복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제 생각에 통일은 우리에게 이득을 가져다주지 손해를 가져다주는 것이 아닙니다통일은 상호존중의 정신만 있으면 가능합니다북측의 다름을 차별과 배제가 아닌 그저 다름으로 인정할 수 있을 때 통일이 가능할 것입니다저는 개성공단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통일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 북측의 붕괴로 인한 흡수통일은 가능하지도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이 책은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남측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 대상에 따라 북측에 대한 오해와 곡해도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이 접했던 북측의 모습을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습니다책을 읽기에 앞서 남측 주재원들이 북측에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를 소개합니다. 첫째북측의 체제와 제도사상문화 등을 비난 행위는 금기입니다둘째남과 북의 여러 다양한 차이와 다름을 옳고 그름이나 맞고 틀림 식의 이분법적 흑백논리와 대립관계로 인식하지 않으려는 노력입니다셋째우리 스스로 먼저 북측 사람들에 대해 상호존중과 호의적 태도로 접근해야 합니다넷째북측의 집단주의 내면에는 우리는 가족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으므로 우리가 북측을 가족처럼 인식하면 분명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북측 사람들은 남측 사람들보다 타인에 대해 예의바르고 호의적이며 순수합니다하지만 개인적 경쟁심은 별로 없습니다자본주의 경제관념도 희박합니다북측은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북측 언론은 사회 고발성 기사보다는 사회교양적 기사를 생산합니다어떤 대가를 바라는 상호주의적 원조는 원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북측 사람들은 빨간 신호가 들어와도 차가 없으면 길을 건넙니다남측에서 보편적인 것이 북측에서는 특수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보니 북측은 우리와 약 20~30여 년 정도의 사회문화적 간극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우리의 1980년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하지만 집단을 위한 개인의 헌신과 희생은 매우 큰 차이이자 특징으로 다가왔습니다북측은 돈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을 천박하다고 인식합니다개성공단에서 왜 일하냐고 물어보면 민족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나 평화적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일을 해서 생활한다는 기본관념은 거의 없습니다자신은 국가의 일을 하고 국가가 자신의 생활을 책임져준다고 생각합니다임노동은 사람을 사는 것으로 여겨 불쾌해합니다북측 사회를 설명하는 가장 큰 특징은 국가 중심의 집단주의 체제입니다. 북측 사람들은 주체사상을 정신적 바탕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와 선군정치를 중심으로 온 사회가 한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이것은 어릴 때부터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의무적 사상학습을 통해 지속됩니다.

 

개성공단은 이명박 정부 들어 비정상화되었습니다2008년에 이미 실질적으로 모든 것이 동결되었습니다현재의 개성공단은 1단계(100만평)가 한창 건설 중이던 2007. 12.수준에서 멈춰서 있습니다그나마 1단계 부지 중 60%는 나대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2015. 1.현재 토지분양 받은 239업체 중 불과 124업체만 가동하고 있을 뿐입니다원래는 3단계 2,000만평까지 확대될 예정이었습니다개성공단은 남측이 50년간 토지를 임차하여 개발하고 기업유치를 하는 곳입니다북측은 1단계 100만평에 대한 땅값도 제대로 받지 않았습니다북측의 경제관리제도와 달리 개성공업지구법을 준거법으로하는 남북 간 최초의 경제특구입니다북측은 개성공단을 경제협력의 의미로 축소하지 않습니다통일과 평화의 상징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입니다개성공단은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개성공단은 퍼주기가 아닙니다우리가 이득을 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연간 1억 달러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투자해 최소 15~30억 달러의 가치를 생산하는 곳입니다정부는 개성공단 생산액이 연간 5억달러라고 하나, OEM사업의 경우 임가공료(봉제비수준으로 생산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이를 공장도가나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그보다 10배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개성공단에서 기업을 하는 분들은 해외 어디를 가 봐도 개성공단보다 비교우위를 가진 투자처를 발견할 수 없다고 합니다무엇보다 언어소통에 전혀 지장이 없고 매우 우수한 노동력을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성공단의 임금은 전부 국가에 귀속되는 것이 아닙니다. 임금상당액이 북측 정부에게 지급되지만그 중 30%정도를 공제한 나머지는 근로자에게 돌아갑니다북측의 임금은 대부분 상품공급권으로 주어집니다상품공급권은 개성공단 근로자 대상 전용 상품공급소에서 상품과 교환됩니다국정가격이라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품공급권이 소비됩니다게다가 북측은 우리가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을 월 200달러로 제안했을 때 오히려 월 50달러로 확정지었습니다남측의 기업이 성공해야 개성공단이 확대될 거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북측도 이익이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이해를 높을 수 있고 세무제도와 회계제도 등 자본주의 운영원리와 제도 등 생소한 영역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소비재와 경공업 분야의 기술습득과 공장운영 노하우 등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직접적으로는 개성공단 인근 5만 3,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함으로써 개성과 인근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되고 안정되었습니다사회주의 경제의 병폐인 평균주의를 배격하고 생산성과 이윤의 중요성을 점진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군사 요충지에 자리한 개성공단으로 인해 남북은 긴장 해소와 평화진작에 큰 도움을 받게 됩니다아무런 성과없는 당국 회담보다 일상적 개성공단 유지가 더욱 실효성 있는 평화장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통일은 대박이라지만사실은 평화가 대박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쪽박이며 재앙일 것입니다평화는 상호존중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간단합니다북측은 계속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아는 만큼 보입니다우리가 북측을 알아야 합니다남측의 총체적 무지가 분단을 심화하고 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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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을 지배하는 사람 무의식에 지배당하는 사람
구스도 후토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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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동양북스.

눈동자 동, 기를 양을 써서 안목을 기른다는 뜻으로 삼은 출판사 이름이라 한다. 

사전에는 없는 용법이지만 고정관념을 비튼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주로 일본쪽의 자기계발서를 펴내는 모양이다. 

깔끔한 표지에 끌려 리뷰 신청을 했다. 


2.

언제부터인가 자기계발서를 멀리하고 있다.

결국 다 그 나물에 그 밥이고, 재탕삼탕이 기본이다 보니 식상할 뿐 아니라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나는 나임을 확인하는 게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지은이에 따르면 그것은 "사물을 보는 방식 만 변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므로 반드시 익숙해지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그러면 새로운 관점으로 사물을 보는 방식도 고정화됩니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죠...

중요한 것은 '의식'을 바꿀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28-29쪽.

그리고 지은이는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몸을 이용하라고 주문한다.

앞에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몸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듯이 인간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내면(마음)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43쪽.

'무의식 활용법'이라는 제목으로 총 16가지 구체적인 팁이 나온다. 

1.여유만만한 나를 만드는 방법

2.자신감을 되찾는 방법

3.소원을 이루어주는 역발상 방법

4.행복을 부르는 끝말잇기 방법

5.불안을 달래주는 엄지손가락 지압법

6.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방법

7.편안히 받아들이는 방법

8.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의심하는 방법

9.상상과 현실을 딱 맞게 하는 방법

10.돈이 따라오는 터치 머니 방법

11.부자 놀이 방법

12.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귀 마사지 방법

13.슬픔을 반으로 나누는 방법

14.걱정에 빠져도 괜찮아지는 방법

15.나를 소중히 하는 명상법

16.부정적인 경험에서 벗어나는 방법


이 부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으나 이 책의 핵심부분이라 생략.

맛뵈기로 보자면, 

64쪽에는 "소원을 이뤄주는 역발상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하지만'의 앞뒤 문장을 바꿔보라 얘기힌다. 

"독립하여 사업한다! 하지만 돈이 없다."->"돈이 없다. 하지만 독립하여 사업한다!"

이렇게 바꿔보면 된다. 

독창적이고 간단한 팁이야말로 이 책의 특징이다.

그러한 팁이 실제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직접 실행해보면 되겠다.

딱 1주일만 해보라고 권한다.


3.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무의식을 의식해야 합니다. 즉 습관과 반응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말입니다. 

70쪽.

번역의 실수일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알고 있는 무의식은 의식되지 않는 의식화 노력으로 의식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니까 지은이가 말하는 무의식은 대부분 잠재의식, 그러니까 습관적인 사고방식이나 감정패턴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무의식과 잠재의식을 비슷한 것으로 퉁치고 넘어가니 맥락에 따라서는 좀 어리벙벙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주장, 그러니까 습관은 몸을 통해서(만) 교정되고 개선될 수 있다는 지은이의 주장에는 동의한다.

예컨대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생활하면 좋다.

누군가는 코웃음 칠지 모르겠지만 나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어쨌든 인간이란 생각만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님에도 요즘의 자기계발서들은 온통 인간을 생각덩어리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마치 생각만 바꾸면, 스위치르 바꾸듯 존재자체가 변할 듯 과대포장을 하곤한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솔직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은이는 이렇게 끝맺음 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자기계발서를 없애고 싶습니다. 

189쪽.

"더 이상 누군가의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가 아닙니다!"

진정한 자기계발이란 자기 내면에 잠들어 있는 가능성의 힘을 일깨우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니까요.

190쪽.


4.

옮긴이의 말이야말로 이 책의 핵심을 찌른다.

무릇 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마음을 일으키는 책과 몸을 일으키는 책...

마음을 일으켜 몸을 움직히게 만드는 책이 가장 이상적인 거이라고 뭉뚱그려 결론 내리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정의처럼 보인다. 문제는 감정과 정보의 공유라는 이질적인 두 영역을 동시에 자극하는 책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가 지시하는 실천 사례들을 '나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된다. 

196-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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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생각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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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사롭지 않은 책이다. 

1판 인쇄일이 2017.3.10.이다(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일).

이 책의 리뷰어를 뽑는 날도 같은 날이었고, 출판사는 경사를 기념하기 위해 본래보다 2배 많은 이들에게 선물을 주었다.


2.

지은이도 밝히고 있듯 이 책은 팩션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사실로 읽힌다.

그러했음직함이 아닌 그러했음으로 읽힌다.

작고한 대통령에 대해 무지한 탓에 오히려 객관적(?)인 평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 리뷰를 쓰기가 어렵다.


3.

책에 등장하는 상당분량의 대화는 일정부분 실제 대화일 거라 짐작된다.

"대통령이 사임한다 해서 대한민국 잘못될 일 없습니다. 그렇게 쉬운 나라 아닙니다." 249쪽

결국 파면당한 직전 대통령과 얼마나 대조되는 장면인가?

그리고 또...


4.

처음엔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진익훈? 임진혁? 

뻔히 실존인물이란 걸 아는데 억지로 소설공간으로 밀어넣는 것 같아 저항감이 만만치 않았다. 

그 저항감만 이겨내면 소설은 빠르게 진행된다.

독자는 주인공과 함께 대통령의 최측근이 되어 그를 만날 수 있다.

그 대통령을 이야기하는 주인공의 에피소드가 더해질 수록 그가 전하는 대통령의 모습도 사실감을 얻게된다.

다소 작위적이다 싶었는데 이야기를 국면마다 매듭짓는 좋은 장치였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제일 첫 장면과 에필로그가 이어지지 않는 점은 매우 아쉽다)



5.

문체는 간결하고 문장은 친절하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지은이의 절절함이 와 닿는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입니다."

2017년 5월 15일. 봄이 그렇게 가고 있다.

에필로그를 이렇게 마무리 짓고 있다.

윤태영님에게 고 노무현 대통령은 영원한 스승일테다.


6.

너무도 인간적인 대통령을 잃고 난 후 너무도 비인간적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건 우리 모두의 비극이었다. 

(그것도 2차례나)

그 분이었다면 2014.4.16.은 어떤 날로 기억되고 있을까?

다행히도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할 기회는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

오늘 대한민국을 살아간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7.

특히 검찰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백무현 화백의 '만화 노무현'도 함께 읽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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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복도 아래로
로이스 덩컨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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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판은 1974.

그런데 본문(58~59)에 와이파이이더넷 같은 용어가 등장해 의아했다. 1974년 작품인데? 번역자가 임의로 개작한 것인가?

아마존에 들어가보니 . 2011년에 개정판 발행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판권에는 개정판에 대한 언급이 없다. 

어색한 부분이 번역자의 창작인지 개정판의 내용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이 아주 좋아 별을 빼진 않는다)

지은이는 2016년 작고.


 

2.

상당히 재밌는 소설이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등장인물이 소녀들이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음울한 분위기임에도 생기가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3.

소설 맛뵈기.


바로 그 순간 애타게 찾던 그 말이 키트의 머릿속에 문득 떠올랐다그것은 바로 악마였다. 20.

긴장감을 고조시킨다앞으로 악마와 마주하게 될 것 같은 기대감(?)을 선사한다.

 

사방에 어둠이 차오르면서 눈과 코와 귀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사이 바닥에 고여 있던 빛의 우물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발견했다천천히야금야금어둠이 빛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66.

어둠에 대한 묘사며칠 연습한다고 쓸 수 있는 문장은 아닐 것이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샌디가 자기 방에 있던 그 여자에 대해......뭐라고 얘기했니?” 81.

키트너에겐 분명 재능이 있어언젠가는 너도 네가 얼마나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될 거야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재능이 있지음악은 그중 하나일 뿐이야.” 84.

샌디는 악몽을 꾼 것이 아니란 말인가키트는 어떤 재능을 갖고 있을까다른 친구들은 또 어떤 재능을왜 4명을 모아둔 것일까?

 

예쁘고 사랑스럽긴 하지만 신이 뇌를 나누어 주실 때 걘 점심 먹으러 가고 없었어.” 그런 소시를 루스의 입으로 들으니 어쩐지 무자비하다기보다는 그저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3

작가의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대목.

 

이제 적어도 우리 네 명은 서로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안 셈이군그리고 왜 그 모든 지원자들 중에서 하필이면 우리가 블랙우드의 첫 입학생으로 선발되었는지도 말이야.” 109

4명 모두 ESP가 있다는 공통점자 이제 그걸로 뭘 하면 되는거지?

 

그 테이프에 녹음된 멜로디는 분명 그녀가 꿈속에서 연주했던도무지 잊을 수 없었던 바로 그 곡이었다. 112

키트의 능력은 무엇일까예지력음악어쩌면 키트의 연주를 녹음한 것이 아닐까!

옥의 티라면 바로 앞 페이지에서는 CD에 녹음된 음악이라고 해놓고 여기서는 테이프에 녹음되었다고 쓰고 있다는 점.

 

그 여자의 이름은 엘리스야.” 123

샌디는 꿈을 꾼 것이 아니라 그 여자가 실존한다고 말한다이제 정말 사건이 터지려나?

 

그는 원하는 게 너무 많다니까멈출 줄을 몰라.” 128

린다는 붓을 쥐면 알아서 그림이 그려진다고 했다블랙우드에 온 이후로 그런 능력이 생겼는데린다는 사실 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왔던 것무슨 일일까궁금하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는 근사한 가족과 함께였어요...”

브루어 씨 가족이 다 죽었단 말이에요?”

마치 가족이 아직도 여기 있는 것처럼그러니까 자기랑 살고 있는 것처럼 얘기를 했어요... 그가 죽고 나서도 몇 주 동안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어요... 커다란 침대 한쪽에 그가 누워 있었던 거에요그런데 마치 누군가 계속 누워 있었던 것처럼 거의 침대 옆자리가 움푹 들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말은 지금 우리가 잠을 자는 데가 옛날에 화재가 일어났던 곳이라는 거에요?” 131~133

블랙우드는 원래 올드 브루어 저택이라고 불렸다브루어 씨를 뺀 나머지 가족은 화재사고로 절명하고 말았다고 한다브루어 씨도 죽었으니 결국 이 곳에서 모두 죽은 셈그런데 바로 그곳이 기숙사란 말이다아이들이 본 것은 브루어씨 가족들이 아닐까그 영혼들을 통해 능력이 발휘되는 게 아닐까?

 

내가 혼자 쓰는 게 아니야엘리스가 날 도와주고 있어그녀는 정말 훌륭한 작가야소설도 출판한 적이 있대.” 139

아마도 사실이겠지궁금하군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게야?

 

그러나 자신의 모습만큼이나 뚜렷한 형체의 남자가 그곳에 있었다. 146

으악거울을 들여다보던 키트는 깜짝 놀란다기숙사엔 남자가 없잖아..

 

편지에 쏟아냈던 그 모든 이야기를 어머니가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실은 하나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157

왜 편지가 안 간걸까뒤레 부인이 다 가로챘을까트레이시도 그런 편지를 보냈었는데왜 연락이 하나도 없냐고.

 

그건 그렇고토머스 콜이 누구에요이 근처에 사나요?”

한때는 그랬지.”

물론 오래전 일이지만. 19세기 중반쯤에 죽었거든.” 161

이건 또 무슨 소리뒤레 부인과 토머스 콜은 무슨 사이일까?

 

그 이니셜 말이야, T.C. 린다가 그림에다 그렇게 사인하잖아.” 164

린다는 그림에다 T.C.라고 사인을 한다그게 토머스 콜그러니까 린다에게 그림을 그려달라 한 것은 이미 오래전에 죽은 토머스 콜이라는 화가인가보다.

 

만일 내 추측이 맞다는 결론이 나오면 너한테 얘기해줄게그렇지만 마음의 준비는 미리 단단히 하고 있는 게 좋을 거야만일 내가 그 답을 찾아낸 거라면 넌 일생일대의 충격을 받게 될 테니까.” 167

드디어 수수께끼가 풀리려나 싶은데 지은이는 쉽게 알려주지 않는다계속 궁금해진다흥미진진브루어씨와 엘리스와 토머스 콜그리고 뒤레 부인무슨 관계일까어떤 사연이??

 

복도에서 제 뒤에 서 있던 사람이 당신이었군요거울 속에서 제가 봤든 그 사람요.”

물론이지.” 168

키트에게 음악을 건네주는 사람정체가 뭘까?

 

이 꿈에서 깨어나고 말 거야!” 그녀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은 힘을 쥐어짜 냈다...

음악이 사라졌다.

그녀는 피아노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맞은편 음향 장치 옆에 주리이 앉아 있었다. 171

그러니까 키트는 혼령들에 이끌려 정말로 피아노 연주를 했던 것이다매일 밤마다혼령들은 서로 자기를 위해 연주해야 한다고 다투고 있고그런 상황에서 키트는 젖먹던 힘을 다해 현실로 튕겨나온다그리고 쥘이 녹음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예상대로군근데 도대체 왜?

 

이제 모든 걸 알겠어요샌디와 린다와 루스선생님그리고 당신의 어머니모두 지금 당장 여기로 모이라고 해주세요지금까지 블랙우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아야겠어요전부 다요!” 174

분노한 키트는 새벽 2시에 전부 불러달라고 쥘에게 명령한다.

 

이전 학교의 여학생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적당한 때를 봐서 모든 것을 밝히려고 했었다조금만 더 시간을 끌기를 바랐었지너희들은 아직 시작 단계에 와 있을 뿐이거든연결이 확고해지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어.”...

그러니까 당신이 영매란 말인가요?” 176~177

 

이후에 펼쳐지는 이야기부터는 직접 소설로 확인해보면 되겠다

물론 상상 이상의 대반전을 예상하긴 힘들 것이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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