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당신의 반대편에서 415일
변종모 지음 / 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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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생각만으로도 이미 시작이다. 때로는 과거의 여행을 추억할 수 있는 일 또한 추억하는 동안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므로 여행은 늘 일어나는 일이며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다. 남의 여행을 듣는 것이든 자신의 여행을 계획하거나 추억하는 것이든 당신은 항상 여행 중인 것이다. 은밀히 말하면, 하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하게 되는 것이 여행이다. 오늘 당신이 가야 할 곳이 있고 내일 당신이 가야 할 곳 또한 당신의 생각 속에 있는 한, 여행은 계속 된다. 단지, 멀거나 가깝거나, 하지만 우리는 잘 안다.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당신이 희망하는 그곳이 멀다면 먼 대로, 가깝다면 가까운 대로 당신은 끝내 여행을 하고 말 것이다. 언젠가는, 이라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니. 여행을 하지 않고서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여행이고, 여행을 하면서도 여행하듯 살지 않는 것 또한 여행이다. 여행의 반대말은 삶의 끝. 그러니 당신은 사는 동안 여행자.

여행의 반대말 中 307-308p

  

이런 스타일의 여행기는 사실 제일 평범한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 책 앞에도 비슷한 설정의 여행에 관한 책을 봤다.

그런데 그 책에는 눈에 쏙들어오는 문장들은 많았지만, 여행에 대한 단상을 느낄 수도 때로는 여행지에 함께 간 그의 감정에도 공감이 힘들었다.

 

여행을 떠나면서 책을 안 챙기면 조금 불안한 느낌이 있어서 뒤늦은 휴가를 떠나며 어떤 책을 넣을까 고민하다 이 책을 가지고 가게 되었다. 무게가 너무 나가지 않으면서 내용이 너무 없어 며칠의 여행에 다 읽어버려 불안증세가 다시 생기지 않아야 하고, 집중이 힘든 경우가 많으니 소설 같은 경우는 제외하고.... 몇 권을 뒤적이다 집에 온 지 좀 되었는데도 왜 아직 안 읽었지? 하면서 이 책을 가지고 갔다. 열대 야자나무 아래에 누워 세상 이곳저곳을 함께 했다.

음....이 글쓴이의 글이 전에도 그랬지? 하면서

 

마을 인구의 절반인 2천 5백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십 년을 기다리며 준비한 귀한 공연(99p)'을 하는 마을 오버암머가우Oberammergau 마을의 수난극 공연 이야기 무척 인상적이었다.

 

팔미라의 사막지대 한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산에 마르무사Marmusa라는 수도원(141p)에서 침묵의 계단을 올라 사흘을 보내는 시간도

 

인도 다람살라의 한국인 라무 이야기와 바알베크의 레바논의 마지막날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서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사기꾼들도 만난다.

 

기차에서 뭔가 떨어뜨려 주는 것을 받기 위해, 미얀마의 도시 바간에서 만난 기차 옆의 손 흔들지 않는 아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먹먹해진다.

 

 

카오산로드, 여행자들의 대합실.

세상의 모든 언어가 공존하는 곳.

구멍 난 여행을 수선하는 곳.

아직 꺼내지 않은 여행에 흙탕물을 바르는 곳.

흩어진 여행을 끌어안아 밀봉하는 곳.

나의 마음쯤이야 빛나거나 묻혀 사라진다 해도 아무렇지 않은 곳.

화려한 웅덩이.

세상의 모든 여행자들이 각자의 영법으로 헤엄치는 곳.

늘 그곳으로부터 여행이 계획되는 곳. 그래서 자신도 어쩔 수 없게 만드는 곳.

오래된 여행자들은 가끔, 카오산 쪽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거나 즐거운 부정을 하게 될 것이다.

여행자들의 대합실 中 314p

 

여행자들의 대합실 방콕의 카오산 로드와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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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윈터홀릭 2
윤창호 글.사진 / 시공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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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을 시간이 머지않아서인지 욕탕 안에는 서너 명의 사람들뿐이었다. 뿌연 김이 피어오르는 욕조 안에 몸을 깊이 잠그고 있으니 그제야 스르르 눈이 감겨 온다. 삶이 언제나 지금 이 순간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곧 서울로 돌아가서 잠시의 반가움이 시들해지면 다시 변함없는 일상이 반복될 것이고 그게 어느 정도 쌓이면 나는 또다시 탈출을 꿈꿀 것이다.

小樽 오타루- 오르골 소리에 잠이 들다 中 210

 

   

 첫 번째 윈터 홀릭의 책 [백야보다 매혹적인 스칸디나비아의 겨울]이 인상적이었다.

가본 적이 없지만 겨울하면 떠오르는 곳 중 하나가

엄청난 눈으로 또 눈 축제로 유명한 곳 홋카이도. 이번에 홋카이도이다.  

그런데 그런 요란스런 눈 축제를 구경하는 건 아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겨울보다 더 고요하다.

게다가 홋카이도 전체를 조용히, 눈이 가득한 겨울에, 맑은 날이라곤 열흘에 채 이틀이 못 되는 그런 날씨에 다니다니 쓸쓸할 수 밖에 없겠다.

 

하코다테에서 만난 카메라의 거장 하코다테와의 이야기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진정한 장인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오래 전 인연 ‘올림푸스 PEN-F'를 다시 만난 것도 말이다.

 

사진이 따로 면을 차지하고 있어 글을 거스르지 않아 좋다. 사진이 많아져서 좋지만 또한 그 때문에 더 많은 여정의 글을 볼 수 있어 아쉽다. 하긴 홋카이도 여정이 몇 꼭지의 글보다 사진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지만 말이다.

 

다시금 느끼지만 끝을 둥글게 마무린 책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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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무지개 나라를 가다 - 아프리카의 끝 희망봉에서 동물의 왕국 크루거 국립공원까지 남아공 일주 여행
이기중 지음 / 즐거운상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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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라, 2012년 월드컵이 열리고 아프리카 직항(물론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가 아니라 케냐 나이로비까지긴 하지만)이 생겨서 좀더 남아공에 관한 책이 많아졌을까?

 

내가 읽은 남아공에 관한 책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이 책에 전에 읽은 남아공에 관한 책과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이다.

책 중에도 나와 있지만 ‘너무나 유럽 같은’ 분위기라 아프리카를 처음 방문한다면 남아공을 추천하고 싶단다.

그게 진정한 아프리카의 모습이라서 일까?

아님, 좀더 편한 여행을 위해서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막연하게 알고 있는 아프리카의 모습들과도 너무나 다르고

친구가 살았던 가나와도 너무 다르고

전에 읽었던 남아공에 관한 책과도 너무 다르다.

 

책의 제목에서도 나와 있는 느낌이 무지개빛이니 그렇긴 하지만 말이다.

그저 이 여행기를 읽어보면 그저 유럽의 어느 곳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과 다르지 않다.

 

원래 ‘무지개 나라’라는 말은 투투 대주교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넬슨 만델라 또한 다양한 인종이 화합하고 공존하는 ‘무지개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을 피력한 적인 있다.

11p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에 따라 사는 지역도 다르고, 심지어 들어갈 수 있는 식당조차 구별하였다는데 그게 옛날이야기도 아니고, 불과 얼마 전까지도 그랬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각인되어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난 남아공 백인에 관한 개인적으로 좋지 못한 인상에 관한 내용까지 포함하여(독일과 영국인의 핏줄을 받은 백인이었는데, 한국에 6개월 동안 있으면서 정말 한국인에게도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을 자주, 많이도 들었었다. 물론 그 개인의 문제였지만 그 일로 인해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라는 인상이 깊이 새겨졌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는 거의 없다.

 

40개가 넘는 도시, 180여 개의 게스트하우스를 돌아다니는 바즈 버스를 타고, 또 유명 도시를 연결해주는 투어 코스가 다양하여 그걸 이용하여 다니고,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와인 생산국이라 와인 투어도 있는 여행의 이야기는 달콤하기까지 했다.

물론, 아프리카니 아프리카 최고의 사파리, 크루거 국립공원 사파리 투어도 있다.

 

아마도 케이프 타운, 포트 엘리자베스, 더반, 요하네스버그 등 남아공의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어 그럴 것이다. 요하네스버그의 최대의 타운십(흑인 거주 지역)도 투어도 들어갈 수 있다.

 

물론 information 코너마다 매우 상세한 여행의 팁이 있어 이 책 하나 만으로도 웬만한 어려움이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남아공에 둘러싸인 레소토 왕국, 스와질랜드도 있고, 모잠비크도 일부 나와 있는 친절한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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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의 땅 남극의 바람, 칠레 - 칠레 EBS 세계테마기행 5
한동엽 지음 / 지식채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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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라틴 아메리카도 아니고 ‘칠레’로 단독으로 나와 있는 책을 별로 본 기억이 없어 이 책을 선택해 읽게 되었다.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EBS 세계테마기행이 있다. 나왔던 코스를 되밟아 가면서 상징적인 장소(이를테면 칠레의 제일 북쪽 아리까에서 제일 남쪽 빠따고니아 같은 곳)들이 더 포함된 여행이다.

칠레라면 알고 있는 지식은 ‘남북으로 제일 긴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그 길이가 무려 4,300킬로미터란다. 요즘에 보태어진 ‘칠레산 와인’ 정도.

 

TV 프로그램에서 다룬 대로 정치사를 책에서도 잘 다루어 독재자의 대명사인 삐노체트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아옌데 대통령(50p)에 관한 내용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그리고 글쓴이가 궁금해하는 체 게바라의 흔적을 찾아간 깔라마의 추끼까마타 광산.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가장 사랑한 토시 발빠라이소.

또 와인 투어로 꼰차이또로의 방문까지.

 

그레이 빙하와 펭귄들을 볼 수 있는 칠레의 제일 아래쪽 뿐따 아레나스까지는 서울에서 무려 15,273킬로미터나 떨어져서 하늘에서 서른 시간을 보내는 곳. 정말 멀~~~다.

그래도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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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딸 여행 - 사계절 내내 좋은 휴식 여행부터 가볍게 떠나는 알뜰 여행까지
이지나 지음 / 나무수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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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엄마와의 여행은 쉽지 않다.

나서시자 하면 별별 핑계를 대시며 가시기 힘들어하고, 뭘 먹을까?도 조금 더 고민되고,

열심히 걸어다니시는데 혹, 병이 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워지고...

이런저런 걱정거리를 가지며 여기는 어떨까? 했는데, 이 책의 엄마는 일단 조금 더 젊으신 탓인지 꽤나 멀어보이는 당일 코스도 거뜬하시다.

하긴

걱정이 앞서선 어떤 여행도 출발하지 못한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건 무엇보다 자가운전을 최소화하여 KTX, 버스, 캐러번 등 다양한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한 여행이라는 점이다.

하긴 모처럼 엄마와의 여행을 한다는 건 않던 대화도 할 수 있는 기회인데, 한 사람은 계속 운전을 해야 하니 풍경을 구경하기도, 대화에 집중하기도 힘든 점이 많다는 것이 늘 아쉬운데 괜찮은 선택인 것 같았다.

 

차례 다음에 나오는 엄마와 딸 여행이 좋은 이유 10가지, 여행 준비물, 추억사진, 함께 읽면 좋은 책, 여행 경비 모으기, 서울지역 터미널과 열차역 정보와 무엇보다 우리나라 지도로 엄마 딸 여행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대박!이다.

 

각 여행 코스의 끝부분에 ‘엄마는’, ‘딸은’ 코너를 넣어 나름 아기자기한 여행 단상이 있어 좋고, Travel Tip은 경비까지 아주 상세히 나와 있다. 여행을 하고 와서 경비를 정산해 보면 금전 등이 제대로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계획부터 뒷정리까지 꼼꼼하게 하는 여행의 팁을 볼 수 있었다.

엄마 딸 여행을 함께 돌다 보니 코스를 돌고 싶은 곳으로 전에부터 눈독을 들인 곳이긴 하지만^^ 군산, 전주가 생겼다. 여기 나와 있는 코스대로 돌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이 책을 보며 그전부터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새삼스레 느낀 점 하나

렌트카는 제주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몇 시간이라도 역이나 터미널에서 이용할 수 있는 렌트카 시스템이 잘 되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외국의 대표 렌트카의 경우처럼 대여와 반납이 다른 위치라도 무리 없이 잘 되는(하긴 거의 렌트카 시스템을 사용하는 제주도조차도 쉽지 않으니ㅠ) 그런 렌트카 시스템 말이다. 엄마 딸 여행 코스 중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 힘든 곳들이 몇 곳 있었는데, 슬로 트립Slow Trip도 좋지만 시간의 낭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놀라운 점 하나 더!

서울서 당일 코스로는 생각지 못하는 곳들 예를 들면, 담양, 영주, 순천, 구례, 군산, 경주까지를 물론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연세가 있으신 엄마랑 당일 코스라니?

이런 저런 핑계로 여행을 미루고 하는 것이 정말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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