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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도쿄대 인사계획과 |
총 4천1백65명 | 유럽 유학생들이 근대화 역군
먼저 일본은 근대화 과정에서 미국 이외에 유럽 국가의 영향도 많이 받았고 그 '흔적'이 아직까지 일본 학계에 남아있다. 도쿄 대학의 경우 외국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2백17명 가운데 미국 박사 학위 취득자는 1백37명으로 한국에 비해 미국 편중도가 훨씬 덜하다. 유럽 대학에서 박사를 받은 사람은 65명인데 영국·독일·프랑스 등 다양하다. 이런 미국에 편중되지 않는 일본의 유학 문화는 도쿄 대학 뿐만 아니라, 게이오 대학나 와세다 대학처럼 서울대보다도 국제 평가 순위가 낮은 다른 일본 대학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특이할 만한 사실은 일본 대학에는 박사학위가 없는 교수가 많다는 점이다. 도쿄대 교수중에는 박사학위가 없는 사람이 1천3백2명(31.4%)이나 된다. 도쿄 대학 동양문화연구소 오자키 후미야키 교수는 "도쿄 대학은 교수 임용에 박사 학위라는 것을 전혀 결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있는 게 없는 것보다 나은 정도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근대화 초기에 국가 정책에 따라 유학생을 외국으로 많이 보냈는데, 이 유학생들은 귀국한 후 외래학문을 자기화하는 데 애썼다. 대표적인 것이 ‘번역의 힘’이다.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울대 언어교육원 임명신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근대국가 초기부터 외국 서적과 논문을 일본말로 번역해 자기 학문을 축적했다. 스스로 학문을 발전시킬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굳이 외국까지 가지 않아도 외국 논문, 서적, 연구물을 접하기 쉽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일본 학계 내부에서 국내 박사 학위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 정근식 교수는 “일본식 학위는 도제 방식과 비슷하다. 학계 거물이 자기 제자를 보증해주는 방식이다. 요즘 들어서는 미국식 학위제도와 미국 박사 학위 취득자를 차츰 인정해주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