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우리는 하기 싫은 일도 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살아가는동안 힘들고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때 그걸 피하기보다 맞서라고 가르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도 한다.

초중고 학교과정을 무사히 마치는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많다. 선생님의 권위에 도전하기보다 지혜롭게 대처하는 아이들도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많다. 지난한 과정을 제대로 마친 아이들은 사회에 나와서 같은 방식으로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대처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아이들이 개성과 자율성보다는 보편성과 순종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 학교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지나온 과정이 지금 아이들이 걸어가고 있는 과정과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다.

오전에 비폭력대화 책읽기 모임에 다녀왔다.
10장과 11장을 읽었다. 분노조절에 대처하는 방법에서 4가지 규칙을 표로 만들어 화가 날때마다 조절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려고 누웠다가 스마트폰 들고 쓰는 중이라 구체적 내용은 내일 수정해서 첨가해야할 것 같다.) 나의 욕구와 느낌을 들여다보고 상대방을 공감하며 나의 욕구와 느낌을 전달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게 상대는 비난으로 듣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정말 많다. 비난의 의도가 없지만 상대는 나의 말을 자신의 잘못에 대한 비난으로 듣는다. 그래서 대화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얘기하다보면 상대도 알게 되긴 한다.

11장, 학교에서 학생들과 NVC를 하다가 학생의 제안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반‘을 만들었다는 글을 읽고 놀라웠고 한편 부러웠다. 아이들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어서 자율적으로 혹은 선생님의 지시로 그곳을 이용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교실에는 NVC가 숙달된 선생님이 배치되어 그곳에 온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곳이란다. 교실에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 열중하는 친구들에게 폐를 끼치기보다 자유를 누리게 해주는 것도 좋은 게 아닐까, 그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를 부리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교육적으로도 나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아이들을 학교밖으로 내몰게 아니라 다른 방식의 교육으로 접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집에 방이 한칸 더 있다면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 들어갈 수 있는 방을 하나 만들면 좋겠단 생각을 해봤다. 그곳에 엄마 아빠가 번갈아가며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물론 그냥 얘기하자면 할 말도 별로 없을테니 그로그카드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대화조차 하기 싫은 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라도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7-06-28 0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폭력 대화 모임 하시는군요! 저도 첫애 낳고 한창 열심히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변화가 왔고 그 때 <비폭력대화> 책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진정한 의미의 소통과 자기 인생의 주체가 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면 바로 이 과정을 통해서였던 것 같아요. 꿈섬님도 책모임 하신다니 반가워요...

꿈꾸는섬 2017-06-28 07:06   좋아요 0 | URL
비폭력대화, 정말 많이 필요하죠. 제 일상에도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모임이에요.^^
블랑카님은 먼저 하셨었군요. 반가워요.^^
주변에 NVC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몃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