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의 사랑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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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의 사랑 - 티저북>

'자식들은 안 보내'를 읽고...

삼 십 년 전, 젊은 아빠 엄마, 어린 두 딸이 시부모와 함께 밴쿠버 섬 동쪽 해안에서 휴가를 함께 보내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젊은 부부는 넘치도록 행복하지도, 고통스럽도록 불행하지도 않고 그냥저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커플이고 단조롭게 느껴질만큼 무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으로 살아간다. 평범하다는 것은 안전하다는 것이고 미래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삶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특별한 불평불만도 없이 소소하게. 그게 바로 현실에서 느끼는 행복이 될 테니까.

 

그러나 젊은 엄마 폴린은 인생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선택'을 하게 되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 우연히 바비큐 파티에서 만난 남자 제프리에게서 연극 '외리디스'의 출연 제의를 받고 남편 브라이언은 장난스럽게 출연을 부추기게 된다. 우연하지 않게 참여하게 된 아마추어 연극 연습을 하면서 폴린의 삶은 예상하지 못한 길로 가게 되고 그녀는 '선택'을 하게 된다. 세상이 비난할 거라는 것을 알고도 무모하다고 생각될 거라는 것도 알지만 그녀는 그 길을 가고 선택에 책임을 지려한다. 그런 폴린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그녀의 인생이고 그녀의 선택이므로. 그녀가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도 행복했을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고 결국 폴린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이 그녀의 기준이 되고 살아가는 힘이 될 테니까 말이다.

 

작가 앨리스 먼로의 단편을 읽다보면 처음엔 너무 담담해서 그 단편 속에, 문장 속에 숨겨진 슬픔, 공허함, 기쁨, 소소한 행복감을 스치듯 읽게 된다. 그러다 아차, 하면 그 문장을, 그 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느끼게 되면 배로 쓸쓸해지고 마음이 휑해지는 것 같다. 겉으로 평범한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실상 안으로 들여다보면 한결같이 아릿하고 애잔한 삶  속에 놓여있는 여인들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아주 살짝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을 아니라서 마음먹고 읽게 된다고나 할까. 더욱이 그 예전 시대에 나오는 그녀들이나 현대의 지금의 여성들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 더 마음이 아리고.

'착한 여자의 사랑'을 전체 다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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