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코다 이발소

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음, 그러니까 내가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한건 우연히 구입한 <공중그네>를 읽고 그때 혹 빠져서 그의 팬이 돼자~!, 전작을 하자~!, 그의 전작을 소장하자~! 막 이랬는데, 어느순간 그의 글이 재미가 없어졌다.  어쩌면 난 그때도 말했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팬이기보다 이라부의 팬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라부가 나온 <공중그네>, 와 <면장선거>는 너무 재밌고 킥킥댔었는데, 그 후 나온 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은 생각보다 손이 잘 안 갔고, 간혹 한번씩 읽더라도 뭔가 딱히 재밌다는 느낌이 없었다.  이라부만의 독특한 면을 지닌 특이한 인물들이 보이지 않았고, 그만의 유머가 안 보였다고나 할까.  결국 몇권을 더 손댄후 오쿠다 히데오에 대해 굳이 연연해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또 오랜만에 이렇게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만나고 보니.....

아, 뭔가 그래도 이번 책은 이라부 비슷한 사람을 만난 느낌?

단편식으로 된 이야기들이 이라부의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동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그리고 주인공도 이라부까진 아니래도 그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한다.

일단 시작은 시골 마을을 되살리기 위한 가업을 잇기 위한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일은 점점 커지고, 작은 마을에서 뭐 그리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는 건지......

하긴 나도 시골마을에서 살아봤지만, 그런 마을들이 그저 평온한 듯 하여도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마무시 다양하긴 하다.  서로 정이 있기도 하면서 간혹 한번씩 큰 싸움이 나 서로 틀어지면 두번 다시 말도 안 거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정말 엄청 큰 사건이 나서 정신병원에 실려가기도 하고...... 그러니, 이런 마을이라고 해서 사건사고없이 조용할 거라는 착각은 금물.

그래서, 어쩌면 이 책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그저 지어낸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일어나는 일들도 다양하고 무궁무진 하거든.  대도시만 사건이 일어나는 건 아니니까.

어쨌거나 나 다시 오쿠다 히데오 팬~!! 이라고 선언할 정도까진 아니래도 간만에 재미를 느끼며 읽긴 했다.  그동안의 실망감에 비한다면 엄청난 발전일 수도......

다시금 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을 간혹씩 들어도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