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전쟁 생각하는 책이 좋아 5
게리 D. 슈미트 지음, 김영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성장소설을 읽다보면 어느새 나 자신조차도 어릴적 재미났던 추억들로 되돌아 간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지금은 잃어버린 어린날의 감수성을 곱씹어보며, 내가 지나왔던 얘기들을 추억해 낸다는건 여간 기쁜일이 아니다.  그래서, 성장소설이 나오면 그냥 지나칠수 없는지도 모르겠다.

 

표지는 무척 나를 끌리게 했지만, "수요일의 전쟁"이라는 제목자체는 의아하게 만들었다.  물론, 책을 다 읽은 지금 그 의미를 이미 파악했지만 처음 책을 접할때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었다.

이책의 주인공 홀링 후드후드는 후드후드 건설사의 1남1녀중 막내였고, 미국의 롱아일랜드 카밀로 중학교 7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이었다.  소설의 배경은 1964년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고, 마틴루터킹 목사와 케네디 대통령, 존슨대통령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카밀로 중학교 학생들은 보통 유대교와 성당등으로 수요일 오후엔 예배를 드리러 가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장로교인 홀링은 그럴 필요가 없었고, 덕분에 9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을때 담임인 베이커선생님과 수요일 오후를 보내게 되면서 에피소드들은 시작된다.  선생님이 자신을 미워한다라고 생각한 억측부터 시작되는 홀링의 얘기는 읽어갈수록 아이의 감성을 어쩜 이리도 잘 표현했는지 하는 감탄이 일 정도였다.  베이커 선생님과 매주 수요일을 보내면서 처음엔 분필가루를 털어내는 허드렛일을 하고, 선생님의 잔 심부름과 쥐들의 집을 청소해주는 일들을 하게된다.  그러면서 홀링은 베이커선생님이 자신을 미워한다는 사실을 더 깊이 새기게된다.  물론 그건 말도안되는 상상일뿐이지만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선생님은 수요일 오후를 세익스피어 읽는 시간을 가지자고 하신다.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등등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세익스피어의 희곡들과 제목도 생소한 희곡들을 베이커 선생님과 홀링은 읽고 얘기나누는 시간을 가지게된다.  그과정에서 웃지못할 재미있는 얘기들이 있고, 베이커 선생님과의 친분은 더더욱 깊어진다.

 

사실 이책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끝이없을 정도다.  하지만, 책 속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일일이 요약하자니 내 글솜씨가 따라주지 않는 기분이다.  베이커선생님이 자신을 미워한다는 엉뚱한 상상으로 시작되는 홀링의 얘기는 곳곳에 유머와 위트들이 숨어있다.  자신은 전혀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실제 책을 읽다보면 홀링의 얘기들이 얼마나 우습고 재밌는지 모른다.  게다가 베이커 선생님의 따듯함과 인자함이 전해져 마음까지 훈훈해진다.  무심한듯하지만 제자들을 아끼는 그옛날 우리 어릴적 선생님과 제자사이를 보는듯한 착각이랄까.   게다가 우리의 주인공 홀링은 난감한 상황에 처해지다가도 어느순간 급반전되어 일이 풀리는 상황도 여러번 생긴다.  8학년인 더그스워텍의 형을 건드려 길가에서 얻어맞기 직전에 차에 치이는 누나를 구해 영웅이 되기도하고 크로스컨트리 대표선수를 뽑을때는 쥐들이 자신에게 달려오는 바람에 1등을 해 대표선수가 되기도한다.  아무튼 곳곳이 재미있는 얘기투성이 들이다.  더구나 아직 이해하기 힘든 세익스피어에 대한 글들이 많이 인용되는 덕분에 어려운 고전에 대한 친밀감마져 든다.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했던 세익스피어의 글이 쉽게 와닿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홀링의 엉뚱하면서도 귀여움이 내 기분을 충만하게했다.  그리고, 베이커 선생님의 따듯함이 내 어릴적 담임을 생각나게 만드는 책이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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