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아워 2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13-2018 골든아워 2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골든아워 1권을 읽고 2권을 바로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열악함이 지금도 진행중이라는 사실이 너무 맘 아팠고, 그 우울함의 나날속에 파묻혀서 허우적거리는 것 조차 화가 날 정도로 무기력해지는 나 자신이 보여서 연달아 두권을 읽어내기에는 내 정신이 그리 강하지 않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솔직히 또 말하자면 2015년부터의 기록은 그래도 고나마 좀 나아지지 않았을까 라는 아주 작은 기대감이 있어서 조금씩 발전해 가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좀 더 키워가고 싶은 말도 안되는 엉뚱한 바램도 있었다.  이런 힘든 현실을 받아내기가 읽어내는 독자도 힘에 겨운데 그 한가운데 바람을 맞고 있는 분들은 오죽할까.   하긴, 얼마전 나왔던 인터뷰들이나 국감에서 하신 말씀처럼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뜻을 내 비쳤었는데 현실이 나아졌을 거라는 기대를 한 내가 어쩌면 바보 같았는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미사여구 없는 담담한 문체가 오히려 그 아픔을 배가 시키는 기분이다.  여전히 인원충원을 부탁해야하고, 경비를 걱정해야하고, 만성적 과로에 시달리는 모습이 1권과 다른건 뭐란 말인가.  건물 하나 새로 올라간거?  하지만 여전히 그분들이 흘리는 피와땀은 숭고함을 떠나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쇼한다는 소리나 들어야 하는 그런것들 치부되고 있었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어떤 구조를 뜯어고쳐야 이런 일들이 사라질까?  어디서부터 어디를 고쳐야 다른사람들의 목숨을 하나라도 살리기 위해 애쓰는 분들의 마음이 전달되고 그들의 그 숭고함이 알려질까?  다들이들의 목숨을 위해 일하다 유산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읽을때마다 헉하는 놀라움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도 이 일을 접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계속 끌고가려할 수록 주위사람들만 힘들어지는 갈등속에서 잠못드는 교수님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움 그 자체다.  하긴, 교수님 말씀마따나 그런산적한 문제들이 의료계 뿐이겠는가.  늘 소방대원들에 대한 처우도 엉망진창인지라 그 부분에서도 국민들이 나서서 개선해달라고 할 만큼 엉망인데.......  그래도 참 이건 아니다 싶다.  말로 표현 못 할 상실감이 이 책을 읽어갈수록 그리고 이런 어이없는 참담함과 분노가 점점 더 커져갔다.  뭔가 나서서 하지도 못하는 내 모습이 한심스럽기까지 했다.

결국 이렇게 책만 읽고 분노 표출하는게 다 일 뿐이란 말인가.

왜 사람의 목숨을 지켜내는 이분들에게만 희생을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건가.  그냥 답답했다.  읽으면서도 답답했고, 읽고 나서는 더 답답했고, 지옥이 별다르지 않다는 생각만 들었다. 



작은 힘이나마 보태드리고 싶은 마음.  중증외상센터라는 곳에서 고생하는 그분들의 희생을 생각하면 미안해지는 기분.

그리고, 위험천만한 헬기 운행을 위해 고생하시는 소방대원분들도 또한번 떠오르기도하고.....

매일 아침마다 사고 소식은 전해지는데 그 최전선에서 한명의 목숨이라도 더 살리고자 노력하는 이분들의 고통은 점점 더 깊어지는 듯해서 피로 흘려쓴 듯한 교수님의 글은 내 마음을 더 짓눌렀다.  자신이 가는 길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괴뇌가 꽉 찬 글을 보면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이 교차하는 기분.

도대체 우리나라는 왜 제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을까.  큰 사건이 터질때마다 난리를 치지만 고쳐지는 건 없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휴.. 리뷰를 쓰면 쓸 수록 한숨만 깊어지고 우울감만 깊어진다.  그들은 여전히 그 고통속에서 전쟁을 치루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건 뭔가, 내가 할 수 있는건 뭔가 또 고민하고 반성하게 된다.  읽을수록 마음아프고 답답한 느낌.  그래도 꼭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이라도 찾는 것.  그거라도 해야겠다.

교수님, 힘내시라고... 이 말마져도 그냥 공허하다.  그런말 하는 것 조차도 괜스레 죄스런 마음이다.  전쟁중인 분들에게 더 힘내서 싸워달라고 부탁하는 거 같아 그마져도 못하겠다.  그냥 감사하다고..고맙다고.. 그 말만 마음속으로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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