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의 무지개

무지개
김진기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9월

  책을 먼저 넘겨본 아이는 책 속의 엄마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본문 글 속에 ‘앞 못 보는 엄마’라는 말이 나오지만 아마도 아이는 그림만 휙 넘겨보고 내용을 꼼꼼히 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엄마의 언질에 다시 책을 들고 꼼꼼히 읽어보는 아이. 비로소 텍스트와 그림 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엄마는 어떻게 무지개가 뜬 것을 알 수 있을까. 아이의 볼이 발그레해지는 것을. 여기저기 피어있는 꽃들 중에서 어느 것이 민들레꽃인지를. 클로버 밭에서 네잎 클로버가 어떤 것인지를... 그러고보니 빨주노초파남보 일곱가지 무지개 색을 보여주는구나. 흑백 톤의 이 책은 여러가지 선명한 색을 눈 앞에 펼쳐주고,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한다.   

  이 책은 다시 보면 볼수록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아이가 창에 귀를 대는 장면에서는 정말 음악 같은 빗소리가 들릴 듯 하다. 엄마가 촛불을 켤 때 저 멀리 보이는 수많은 초들과 귤색으로 물드는 엄마의 방. 포근한 엄마의 무릎베개... 그리고 무지개. 엄마 같은 무지개. 무지개 같은 엄마.

  비오는 날, 비가 조용히 잠들고 나면 아이와 함께 창밖을 바라볼까. 햇살에 반짝이는 일곱색깔 무지개가 뜨는 걸, 언제 한번 같이 보자꾸나. 그리고 눈을 감고 보자꾸나. 네 마음 속에도, 엄마 마음 속에도 무지개를 띄워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