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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고릴라 ㅣ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13
조은수 글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나야, 고릴라'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고릴라의 생태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주는 그림책인줄 알았다. 절반 정도까지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 그런데 왠걸, 책의 중반을 넘어가니 갑자기 아기 고릴라가 혼자가 된다. 고릴라의 엄마 아빠는 어디로 간걸까?
본문에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릴라는 밀렵꾼에 의해 아프리카를 떠나게 된다. 어느 박사님의 연구실에서 주사를 맞고, 동물원 철장 속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는 고릴라. 책을 보는 우리 아이는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 "왜?"를 연발하며 놀라워하고, 대충 사연을 파악한 후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엄마, 고릴라가 너무 불쌍해... 난 절대로 엄마 아빠 곁을 떠나지 않을거야...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인 우리 아이에게, 이 책은 엄마 아빠를 잃은 슬픈 고릴라의 이야기 정도로 이해되는 것 같다. 그러나 좀더 나아가 문명이란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잘못된 일들을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림은 투박하지만, 보면 볼수록 고릴라가 더없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프리카 고향땅을 그리워하는 고릴라가 측은해서일까? 아이도 이 책을 소중히 여긴다. 겉모습으로 무섭게 여기던 고릴라를 어느새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책의 힘은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