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씨가훈 12 성사편(省事篇)

-한 가지 일에 최대한 미쳐라


 












이것저것 많은 관심보다는 한 가지에 미쳐라

 

공자가 주나라 태묘에서 보았던 청동상의 등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말이 많으면 더 많이 패배한다.

많은 일을 벌이지 말라! 일이 많으면 근심이 많아진다.’

이 글의 훈계는 정말로 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잘 달리는 동물은 날개가 없다. 잘 날아다니는 동물은 다리가 적다. 뿔이 있는 동물은 어금니가 없다. 뒷다리가 강한 동물은 앞발이 없다. 대자연의 법칙에는 뛰어난 장기를 겸해서 주지 않는다.

옛 사람의 말에 ‘많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적어진다. 오로지 하나에 전념하는 것만 못하다. 날다람쥐가 다섯 가지 재주를 가지고 있지만, 한 가지 재주도 뛰어나지 못하다’라고 하는데 바로 이를 비유한 말이다.

 

최근에 상당히 총명하고 재주가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무엇에나 흥미를 갖는 성격이지만, 어느 것이든 이름을 날릴 만한 것은 없었다. 경전에 대한 지식은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기에도 부족하고 사학도 토론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였다. 문장은 모아서 문집으로 수록할 만 한 것이 없고, 글씨도 가까이 두고 감상할 만한 것이 없다. .<중략>  어느 것이나 대강의 것은 알고 있지만, 모두 정통한 정도는 아니었다.

 

애석하구나! 만약에 그들의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무턱대고 이것저것 손대는 태도를 버리고 무엇인가 하나에 전심전력한다면 마땅히 정교하고 지극한 경지에 이를 것이 틀림없을 텐데.

 

출처 안씨가훈, 省事篇:한가지 일에 미쳐라


박학다식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모든 분야에 능통할 수 없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지혜로운 것일까? 중국의 고전이요 자녀교육의 지침서로 널리 사랑받는 안씨가훈은 한 가지 일에 전문가가 되라고 충고한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살 수 있지만, 그러다보면 어느 것에도 정통하지 못한 어설픈 존재가 되고 마는 법이다. 그러니 한 가지에 능통하고 나서야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안지추는 자녀들에게 한 가지 분야에 정통하게 되면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편하게 살 수 있음을 일러 주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불확실성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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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릎꿇고 읽어야 합니다.


얼마전 북토크에 참가한 적이 있다. 자신의 쓴 책을 소개하며 청중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었다. 그렇게 2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그분에게나 그분의 책에대해서는 그닥 호감이 가지 않았다. 잘 쓴 책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분이 자신의 독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중에 '이 책은 무끓고 읽었습니다.'고 고백한 책 한 권이 귀에 쏘~옥 들어왔다. 그 책은 나도 10여년 전에 사서 읽었고, 종종 꺼내 읽는 책이었기 때문에 더욱 귀에 박혔다. 신영복교수의 옥중서간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그 주인공이다. 그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 당장 책꼿이에서 그 책을 꺼내 들도 다시 읽어 보았다. 과연 놀라운 책이었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책 내용에 있지 않았다. 20대에 쓴 책이라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신영복교수는 1941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했다. 1963년 서울대에 입학하여 졸업후 바로 동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후 숙명여대 강사로 활동하다 66-68년까지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교수생활을 했다. 그러나 그는 68년 일어난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형을 선고 받는다. 무려 20년 20일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썩게(?)된다.  이 책은 그가 감옥에서 쓴 사색과 편지들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까 그의 나이 27세 때이다. 물론 그 후로 나이가 들어가지만 말이다. 아직 풋내가 벗겨지지 않는 젊은 나이에 그는 옥중에서 마흔이 넘은 필자도 따라가기 힘든 글을 지어낸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그분의 명성에 눌려 그 때의 나이를 계산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 문득 신영복 교수의 나이를 계산하면서 놀란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뇌였다. 

정말 대단한 분이다! 



이런 축축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에 나는 어서 기온이 싸늘히 내려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방안 가득히 반짝이는 그 총명한 빙광을, 그 넓은 성좌를 보고 싶다. 그 번뜩이는 빛 속에서 예지의 날을 세우고 싶다. 21


더 많은 사람, 더 고된 생활은 마치 더 넓은 토지에 더 깊은 뿌리로 서 있는 침통한 슬픔에 함몰되어 있더라도,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그처럼 침통한 슬픔이 지극히 사소한 기쁨에 의하여 위로된다는 사실이다. 47


둘째는 아버님이 보내주신 편지의 대부분은 '집안 걱정 말고 몸조심하여라'라는 말씀입니다. ... 저는 아버님으로부터 좀 다른 내용의 편지를 받고 싶습니다. 예하면 근간에 읽으신 서문에 관한 소견이라든가 최근에 격으신 생활 주변의 이야기라든가 하는 그런 구체적인 말씀을 듣고 싶은 것입니다. '염려의 편지'가 '대화의 편지'로 바뀌어진다면 저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아버님의 편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3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다. 가슴을 저며오는 아픔과 고독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실존적 관점에서 승화하려는 몸부림이 느껴진다. 문장을 보면 가볍지 않으면서도 진실한 무게가 담겨져 있다. 정말이지 이분의 책을 읽는 순간, 감동과 부러움이 교차한다.  문장의 중후함만이 전부가 아니다. 문장에서 인지되는 성찰의 고백은 더욱 진지하게 만들어 준다.


저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결코 많은 책을 읽으려 하지 않습니다. 일체의 실천이 배제된 조건하에서는 책을 읽는 시간보다 차라리 책을 덮고 읽는 바를 되새기듯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 싶습니다. 지식을 넓히기보다는 생각을 높이려 함은 사침하여야 사무사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85


몸으로 지식을 체득하고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려하는 신교수의 성찰적 고뇌가 보인다. 빨리 읽고, 많이 읽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멀리 가려는 피상적인 현대인들에게 주는 경종이다. 몸으로 살아내지 않으면 결코 진정한 배움이 될 수 없다는 신교수의 주장에는 삶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담겨 있다. 


오늘 문득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살며시 무끓을 꿇어 본다.


그냥 내 생각이지만, 난 신영복 교수의 모든 책은 읽고 소장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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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


찰스는 산업혁명을 몸으로 살아간 작가이다. 영국의 포츠머츠의 해군 하급관리였던 존 디킨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5섯살 때 캐담으로 이사하고, 열 살 때 다시 런던의 캄텐으로 이사했다. 너무 가난했던 그의 집안은 12살이 되던해 디킨스로 하여금 구두약 공장에 견습공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의 노동을 참아내야 했다. 쓰라인 고통으로 기억된 이 시기를 자전적 소설인 <데이비드 코퍼필드>에 고스란히 담았다. 그 후 이어진 그의 소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불안한 가정과 과로로 인해 1870년 6월 9일 58세의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묘비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He was a sympathiser to the poor, the suffering, and the oppressed; and by his death, one of England's greatest writers is lost to the world.그는 가난하고 고통 받고 박해 받는 자들의 동정자였으며 그의 죽음으로 인해 세상은 영국의 가장 훌륭한 작가중 하나를 잃었다.


디킨스의 작품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 온전한 정신을 소유하고 싶다면 말이다. 어떤이는 세익스피어를 능가하다고 추켜 세운다. 그만큼 위대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어쩐일인가 필자는 <크리스마스 캐럴>말고는 아직 읽지를 못해으니 말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소설을 유난히도 싫어했던 과거의 흔적이 <위대한 유산>을 읽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디킨스는 사회의 부조리와 악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소설을 발표했다. 중산층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자신이 가장 처참한 상황으로까지 떨어지자 사회를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이다. 자본주의가 팽창하던 시기에 태어나고 자라난 디킨스는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를 체험하면서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찾아 나갔다. 말년의 작품인 <위대한 유산>에 권력과 자본의 허무함을 고발하고 있다. 1843년에 발표한 <크리스마스 캐럴>은 소유가 아닌 나눔을 통해 행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한쪽으로는 권력과 자본주의를 실날하게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려 한 것이다. <오리버 트위스트>에서는 유대인을 자본주의 상징으로 몰아가면서 부를 추구하는 유대인을 비판한 흔적이 보인다. 이 소설 때문에 그는 반유태주의자로 분류된다.


<두 도시 이야기>, 이 소설은 디킨스에게 없는 역사소설이다. 근대 시민운동의 핵이었던 프랑스 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18년간 바스티유 감옥에 유폐되었던 의사 마네트는 석방되어 런던으로 가서 점차 삶을 회복해 나간다. 그의 딸 루시를 사랑했던 프랑스 귀족이 자신의 충실한 하인을 구하러 프랑스로 들어갔다가 혁명 정부에게 잡히고 사형 언도를 받는다. 죽음의 위기 속에서 루시를 사모했던 시드니 커튼이 대신 희생하며 그를 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두 도시는 런던과 파리를 말한다.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펼쳐지는 사랑과 운명을 그려 나간다. 조직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그려진다. 연재 당시 사람들은 다음판이 나오는 날에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 였다고 한다.















<어려운 시절>은 당시 유행했던 공리주의를 전격적으로 비판하는 소설이다. 공리주의는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은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선전문구로 대중적인 행복론을 추구하는 이념이다. 그러나 벤뎀으로 대표되는 공리주의 사상은 개인을 무시고 전체만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공리주의는 산업사회의 기계론적 인간론을 그대로 보여주는 극단이다. 공리주의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교육을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계를 다루고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수단으로서의 교육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된 교육인 것이다.


"자,내가 원하는 것은 사실이오. 이 학생들에게 사실만을 가르치시오. 살아가는데는 사실만이 필요한 거요. 사실 외에는 어떤 것도 심지 말고 사실 이외의 모든 것을 뽑아버리시오. 사실에 기초할 때만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인간을 만들 수 있는 거요. 학생들에겐 사실 이외의 어떤 것도 하등의 도움이 되지 못하오. 이것이 내가 내 자식들을 키우는 원칙이고,이것이 내가 이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원칙이오. 사실만을 고수하시오,선생!"



진정한 신사는 누구일까? 신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핍과 자신을 유배시킨 신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핍을 이용하여 복수하려는 탈옥수! 신사의 거짓을 드러내고 진정한 신사가 누구인지를 보여준다. 그는 핍을 끝까지 아무런 대가없이 사랑해주고 치료해주는 그의 매형 조이다. 아낌없주는 나무처럼 아무런 조건 없이 한 인간을 사랑하는 조를 통해 핍은 신사되기를 내려놓고, 위대한 유산을 받게 된다.






디킨스의 소설을 읽어보면, 영국이 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는지 이해가 된다. 진정한 인감됨을 찾아 끝없이 방랑했던 디킨스의 존재 물음이 소설속에 스며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디킨스는 생전에 생각처럼 많은 존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아마도 반항적인 그의 사상과 체제를 위협하는 그의 책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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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문학


스페인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프랑스와 친구이기도하고, 이탈리아어와는 사촌간이다. 스페인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사용하는 언어이다. 영국과 미국이 세계를 재패하면서 그 위상이 작아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스페인 문학은 카스티야 왕국을 시작으로 12세기에 시작된다고 본다. 8세기 초에 무어인들을 축출하려는 재정복전이 카스티야 왕국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이로 인해 카스티야 왕국은 스페인에서 주도권을 잡고 카스티야 어는 곧 스페인어가 되었다.


 12세기 초에 생겨난 카스티야 문학은 무어인과 싸움을 영웅적으로 노래한 것들이다. <나의 시드의 노래> 등이 있고, 13세기 곤잘로 데 베르세오가 시인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16-17세기는 스페인의 문학전성기다. 수많은 시인들이 배출된 시기이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역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이다. 그외 몇 사람이 문학 전성기를 이어가지만 스페인문학은 점점 시들어간다.

 

1898년 스페인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대패하여 마지막 식민지를 잃는다. 모든 국민이 어지러운 가운데 20세기를 맞이한다. 의기소침해 있는 국민들을 일으켜 세운 것은 정부가 아니라 문학인들이었다. 문학부흥기를 되살리려는 노력들이 일어난 것이다. 미게 데 아나무노, 바예잉클란, 피오바로하, 마차 등은 98년대의 작가로 알려진 문학가 집단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스페인의 역사와 소설을 묘한 관계인듯 하다. 문학 전성기가 곧 스페인 전성기 였으니 말이다. 식민지를 잘 건설한 덕에 스페인의 힘은 유럽이 아닌 남미에서 주로 행사하고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게 되면서 남미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소설이 그닥 많지 않다. 루이스 레안테의 <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돈키호테는 금서였다. 권위에 도전한다는 이유 때문에... 하긴 그렇기도 하다.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하고 잘나가는 작가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그의 책이 몇 권 번역되어 있다. 저자인 카를로수 루이스 사폰은 1964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광고계에서 몸을 담고 있다 1993년 <안개의 왕자>로 등단한다. 이 작품으로 인해 그는 에더베 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 후 발표한 <한밤의 궁전> <9월의 빛>은 안개3부작으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로사 몬테로의 <데지로 클럽>은 묘한 긴장을 준다. 경상일본에 이 책에 대한 간단한 서평이 있어 옮겨 본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자신만의 환상과 욕망을 좇아 살아가는 주변인들의 삶을 이국적인 필치로 그려냈다. 마드리드의 한 아파트, 신원 미상의 여자가 안토니오라는 남자를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는 기이한 사건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차이나타운 근처, 쇠락해가는 볼레로 클럽 ‘데지레’를 둘러싼 얽히고 설킨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해석 불가능한 감정의 미스터리를 때론 아름답게, 때론 처절할 만큼 잔인하게 그려 보인다.]

로사 몬테로의 책은 한 권더 번역되어 있다. <루시아, 거짓말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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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bbeum 2014-10-24 14: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스페인 여행가기전 스페인 관련 서적들을 읽고 가려고 보는 중인데 정말 좋은 자료들이네요 감사합니다!

낭만인생 2014-10-24 16:37   좋아요 2 | URL
찾자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책이 있는데 찾기가 쉽지 않네요.
 

책을 학살하다....

 











※이 글은 위의 책을 위한 내용이 아닙니다. 다만 인용하고 참고 했을 뿐입니다.


이 제목으로 수천 페이지의 책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자료도 거의 없이 감으로만 쓰는 것이니 그냥 편하게 써내려가 보자. 아주 간략하게 말이다.
 
그럼 먼저 왜 도서관 학살 또는 파괴 사건이 일어났는지 생각해 보자. 스티븐 로저 피셔는 그의 책 <읽기의 역사>라는 책에서 책은 증인이라고 첫 장에서 밝힌다. 그대로 인용해 보자.
 
“기원전 약 1300년, ‘읽기’는 ‘암송하기’라고 이해했던 이집트의 필경사들은 ‘그를 읽는 화자의 입을 통해서’라고 읊었다. 읽기의 전 역사를 통해 읽기는 거의 모두가 말하기였다. 인류는 일찍이 말로 하는 지시나 약속, 계산 등은 쉽게 분쟁에 말리거나 왜곡되거나 망각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원한 증인’이라고 할 특별한 증인이 필요했으니, 그 증인은 상품과 수량을 틀리지 않고 소리 내어 기억하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심문하여 말로 확인함으로써 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하여 쓰기가 탄생했고, 언뜻 보아 인간의 목소리가 돌로 변한 것처럼 보였다. 도시국가가 왕국으로 확장되면서 쓰기에 대한 수요는 급팽창했으며, 보다 복잡한 기록 문서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낭독하도록 되어 있었다.”(13쪽)
 
자 어떤가? 이곳에 말의 기록으로서의 문자, 즉 책의 놀라울 만한 힘이 담겨있다. 분쟁의 소지가 있는 일에 대해 기록된 것으로 통해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감시하는 눈이다. 후에는 기록을 조작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더 많은 의미를 후에 찾기로 하고 책의 한가지의 기능은 증언으로서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책의 의미를 좀 더 확장해 보자. 증언이라면 권위이기도 하다. 신뢰할 만한 것이다. 말은 하고나면 곧바로 사라져 버린다. 의도적 조작이 아니라도 사람의 기억력은 한 없이 미약하기 때문에 곧바로 온갖 오류와 편견에 의해 사실(fact)은 변질 되어 버린다. 그러나 당시 기록된 책은 왜곡과 변질을 방지해 준다. 지워지지 않는 이상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권위 또는 캐논이라고 말한다. 자, 이제 책의 권위가 인정 되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보자.
 
어떤 두 사람이 양 한 마리를 사고팔았다. 10만원을 주고 양을 팔았고, 그것을 문서에 기록하여 서로 자신의 사인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자신이 10만원을 받았는지 9만원을 받았는지 희미해졌다.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럴 수 있다. 더 많이 받아 내려고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조작 또는 사기라고 말한다. 서로 말다툼을 하며 싸우게 된다. 그 때 양을 샀던 사람이 ‘양을 10만원을 주고 샀다’는 영수증을 보여준다. 다툼은 간단하게 해결 된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사기를 치려고 하는 사람은 이 영수증을 도둑질하여 불태워 버린다. 증명할 방법이 사라진 것이다. 결국 양을 산 사람은 양을 되돌려 주든지 아니면 10만원을 다시 물어야 할 판이다. 도서관 학살 사건은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다. 책의 파괴는 증거인멸이다.
 
우리가 잘 아는 도서관 파괴는 진시황의 분서갱유 사건을 들 수 있다.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하면서 몇 가지의 개혁을 단행한다. 하나는 법치국가를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량화 시키는 것이다. 계량화는 기계뿐 아니라 문자에서도 일어난다. 상형문자였던 한자는 당시에 금문 등이라는 많은 종류의 글자가 난무했다. 진시황은 이러한 문자들을 통합하고 개량된 문자를 사용하도록 강제했다. 하여튼 이러한 강제적 억압에 뿔이난 유생들이(그들은 학자들이다) 책에 근거하여 진시황을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자 진시황은 그들이 주장하는 책들과 유생들을 산체로 파묻어 버렸다. 이것이 분서와 갱유 사건이다. 합하여 분서갱유 사건이라고 부른다.
 
자 여기서 곰곰이 생각해보자. 진시황이 왜 책을 불태우고(분서), 유생들을 생매장 했을까? 그들은 증인들이기 때문이다. 옛 시대의 기록을 담고 있고, 옛것을 근거로 하여 새로운 것을 비판한 것이다. 진시황을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옛 것의 기록을 지워 버리려고 한 것이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국가의 안정’이라는 빌미를 내걸고 말이다. 바로 이곳에서 새로운 이름이 탄생한다. 그것은 ‘금서(禁書)’이다. 지난 2008년 국방부가 금서를 발표했다고 한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사실이다. 장병들이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을 발표한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도 있다. 그런데 말이다. 정말 재미난 것은 금서로 지정된 후 나쁜 사마리아인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그리고 베스트셀러가 된다. 금서는 욕망을 깨우는 사이런이다. 아담이 왜 선악과를 먹었을까? 금지된 과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금지된 것을 탐하는 욕망이 강하다. 그래서 더욱 그것을 갈망한다. 이러한 금지요법은 심리학에서 종종 사용되는 방법이다. ‘남자 전용’ ‘여성전용’ ‘백인 전용’도 금지요법 중의 하나이다. 궁금해지지 않는가. 금지 된 것에 대한…….
 
현대에 일어난 도서관 파괴 사건은 사회주의자들에게서 종종 일어났다. 캄보디아를 점령한 크메르 정권이 가장 먼저 단행한 일은 도서관 파괴와 학자들을 죽이는 것이었다. 북한이 공산주의가 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식인들을 공개처형하는 일이었다. 히틀러도, 마오쩌뚱도, 스탈린도, 레닌도 모두모두……. 권력을 잡은 이들은 가장 먼저 도서관을 파괴했다. 그리고 옛 사실을 기록한 증언들의 입을 막았다. 기득권층에게 책은 위험한 것이다. 혁명을 가져오는 폭탄과도 같다. 암흑의 중세에서 빛을 가져온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그것은 가톨릭교회가 개인에게서도 빼앗아 버린 성경(책)을 되돌려 줌으로 가능했다. 루터는 금속활자를 만든 쿠텐베르그에게 두고두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투표기간 : 2012-09-28~2012-10-19 (현재 투표인원 : 1명)

1.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100% (1명)

2.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0년 1월
0% (0명)

3.미쳐야 미친다-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0% (0명)

4.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100%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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