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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장의 글쓰기 한판승 (스프링)
이혜영.이승현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식탁위에 놓여있는 이 책을 보자마자 딸아이가 한숨을 쉰다.
"엄마, 이 책으로 나를 또 얼마나 괴롭히려고 해요?"
"음~~ 좀 많이 괴롭힐 예정이야."
하지만 상황은 역전되었다.
이 책으로 딸아이가 나를 무지하게 괴롭히고 있다.
첫째날, 가벼운 몸풀기로 '시장에 가면~' 게임을 했다.
밤 9시에 시작된 게임이 잠자리에까지 이어졌다.
이런 단순한 게임하나에도 아이들이 어찌나 행복해하는지...정말 미안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46288123639217.jpg)
둘째날, '딸아이가 생각하는 좋은엄마란, 엄마가 생각하는 좋은 딸이란' 주제로 각자 짧은 글을 썼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그동안 딸아이에게 하고 싶었던 잔소리를 조목조목 써내려갔다.
딸아이도 그동안 할 말이 많았던지 아주 신이 나서 썼다.
5줄짜리 양식에 맞춰 딱 5가지만 쓴 엄마에 비해 딸아이는 융통성을 발휘해 가운데 줄 하나를 더 그었다.
이런거 한 가지만 봐도 어른인 내가 얼마나 고정관념에 매여 있는지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이 책은 아이들보단 내가 해야 할 듯 싶다.
내용 또한 나를 놀라게 했다.
엄마는 딸한데 주로 너 혼자 스스로 무엇이든 하길 바라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딸아이는 엄마와 함께 하기를 바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 부분에서 또 한번 반성한다.
아이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려고 선택한 이 책이 나의 반성문이 될 판이다.
셋째날, 식탁위에 있던 이 책을 딸아이가 스스로 가져온다.
"엄마, 오늘은 뭐할까요?" 하며 스스로 한 가지를 골라온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46288123639223.jpg)
두 개의 선을 이용해 그림을 완성하는 것인데, 딸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래층 동생에게 줄 선물을 상상했다.
이 그림말고도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을 그린 것도 있는데 엄마의 관리 소홀로 잃어버렸다.(멋진 그림이었는데 아깝다)
단계별로 되어있는 이 책을 우리집 아이들은 그날 그날 내키는대로 골라서 하고 있다.
자원봉사하고 있는 동네 도서관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꼭 복사해서 사용하라고 일러 두었다.
스프링으로 제본이 되어 있어 복사하기에도 편하다.
글쓰기라면 저절로 고개를 흔드는 아이들, 집에서 어떤 식으로 글쓰기를 도와줘야 할까 고민하는 엄마들.
이 책 한번 같이 써보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분의 현직 국어교사가 쓴 <생각대장의 글쓰기 한판승>
뛰어난 작가를 만드는 것은 훌륭한 독자라는 것.
우리 아이를 쓰기대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마가 아이의 글에 열광하는 독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