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양장)
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 이강국 감수 / 글항아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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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차별은 오직 공동의 유용성에 바탕을 둘 때만 가능하다.˝ 인간과 시민에 관한 선언 제1조를 책 첫 페이지에 넣었다는 것에서 공화주의적 관점이 물씬 풍긴다. 프랑스의 오랜 공화주의적 전통 위에 선 정치경제학. 세계적인 파장 밑에 이런 단단함이 있다. 만만하게 볼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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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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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너무 자주 쓰여 그 아우라를 잃은 명언을 바꿔보자면, 사랑은 완벽한 일상을 부수는 도끼이고 도끼여야 하는지도 모른다. 애초부터 사랑은 그렇게 평온한 것이 아님을, 욕망과 추문 속을 헤매며 떠나는 모험일지도. 『불륜』은 사랑의 모범은 아니더라도 나름의 정의를 내리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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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강판권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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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유명한 김춘수의 <꽃>의 한 구절을 되뇌어 보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름이 단순한 낱말의 나열이나 조합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름이 붙는 순간 거기서 의미가 발생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름은 언제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름을 매개로 사물과 타인을 만난다. 그러니까 이야기를 쌓는다. 오래 쌓인 이야기는 때론 구전되고 때론 기록되어 역사가 된다. 오래된 나무에 나이테가 새겨지듯, 역사의 주름은 깊어진다.


하물며 무명의 나무, 무명의 꽃에 이름을 붙였을 때, 그 이후에는 스쳐지나가는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에 그치지 않게 된다. 내가 보는 나무, 냄새 맡는 꽃, 맛있게 먹는 과일도 이름 없이 만날 수는 없다. 즉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나무를 만나는 것이다. 강판권의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에서 인상적인 지점은 우리가 나무를 이해하는 방식을 잘 드러낸다는 데 있다. 『나무사전』은 학명과 식물학적 지식을 통해 나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언제나 '인공적 자연'으로서, 역사와 문화로서 자연을 만나왔음을 보여준다. 때문에 제목에 '역사와 문화로 읽는' 이라는 보충설명이 들어갔을 것이다.


최충헌의 아들 최우崔瑀(?~1249)도 잣나무에 관심이 많았다. 『고려사高麗史』 「열전列傳」에 따르면, 그는 안양산安養山에 있는 잣나무를 옮겨다 집 뜰에 심었다. 그런데 안양산은 강도江都에서 며칠 걸리는 거리였고, 옮긴 시기도 추운 겨울이었다. 그런 까닭에 이 작업에 참여했던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은 방榜을 붙일 정도였다. "사람과 잣나무 중 어느 쪽이 소중한가?" 또 고려 25대 충렬왕의 비妃인 제국대장공주齊國大長公主는 민간에서 잣을 거두어들여 강남에 보내 장사까지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 특히 그녀는 잣이 나지 않는 지역에서까지 잣을 징수하여 백성들의 원성을 샀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74~75쪽)


잣나무에 얽힌 고려 시대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한 그루의 나무에는 역사가 스며 있다. 단지 오래 나이를 먹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나무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에 이야기가 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역사학자로서 학명과 식물학적 지식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주된 관심은 우리가 나무와 관계를 맺어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나무사전』은 식물학자의 관점이 아니라 역사학자의 관점으로, 그리고 나무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관점으로 썼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무사전』은 은행나무와 소나무, 매화나무와 사과나무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나무는 물론, 멀구슬나무, 고욤나무처럼 제법 생소한 나무에 이르기까지 다루고 있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자연이 아무리 '인공적 자연'이라고 하지만, 도시에서 무심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쉽게 지나치기 쉬운 것이 나무일 것이다. 조경부터 식생활, 건축까지 『나무사전』에 담긴 풍부한 역사 이야기를 통해 나무와 좀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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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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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소식`에 지쳐 다시금 책을 집어들었다. 피하려 해도 좀체 피할수 없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그저 지나치려 했던 헤드라인들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뉴스의 시대>를 읽으며 현실을 직시하는 것과 뉴스에 매몰되지 않는 것 사이의 긴장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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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희생자들 - 스탈린 사후, 굴라크 생존자들의 증언
스티븐 F. 코언 지음, 김윤경 옮김 / 글항아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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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 테러라는 질곡을 거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외면해서는 안 되는 역사이다. 역사가 늘 `지금 여기`의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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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 2014-09-18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블로그는 하시는 군 ㅋㅋ

oneitherside 2014-09-22 19:27   좋아요 0 | URL
엉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