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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 마음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정혜신.이명수 지음, 전용성 그림 / 해냄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지만 아무도 나를 위해서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외로운 상황에서 결국 나를 다독이고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 뿐임을 절절하게 깨달았을 때 말이다. 

'내 맘대로 살자.' 이 부르짖음은 고등학교 때 나를 지탱해주었던 한마디였다. 이 한마디는 나를 위로해주는 친구였으며, 내 마음을 해방시키는 해방군이었으며, 머리를 시원하게 하는 산소였으며,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게 하는 자존심이었다. 

내가 아무리 나쁜 마음을 먹고 나쁘게 행동한다 해도 절대로 주어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 설사 내가 내 맘대로 한다고 해도 누구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혹은 나 자신을 자해한다거나 하는 행위는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당시 몸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몸뚱이는 하나에 머리가 둘 달려있는 괴물 같은 형상...그때의 내 모습이 그랬다. 늘 심한 편두통에 시달렸다. 몸이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듯한 현기증에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걸어야 했다. 마음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억눌린 듯한 답답한 마음을 먼저 풀어야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말이 '내 맘대로 살자' 였다. 모든 걸 내 뜻대로, 내 맘대로 한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힘이 솟았다. 공부하는 것도 내 뜻이고 하기 싫은 것도 내 뜻이니 내 맘대로 해버리자, 까짓거. 

서서히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했다. 편두통도 어느 새 씻은듯이 사라져버렸다. 성적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효과 만점의 주문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대학과 그 이후는, '내 맘대로'의 정도로는 약발이 약했다. 

<홀가분>이라는 이 책은  이런 나와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책이다. 자신을 응원하고, 자존감을 지켜주고,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신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고 달래주는 자기 처방전 같은 것이다.  저자는,

(232쪽)"죽기 전에 '나 자신'을 조우하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을 자신 만큼 아는 사람도 없다. 그러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내가 나를 지켜주고 나를 위로해주고,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 

책에서, (79쪽)'사람들이 쾌(긍정)의 최고 상태로  꼽은 단어' 가 바로 '홀가분'이라고 한다. '거추장스럽지 않고 가뿐한 상태'에서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암울하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에 나를 지탱해주었던 한마디 '내 맘대로'가 바로 '홀가분'이 아니었나 싶다. 심리적 털어내기였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마음의 켜켜이에 숨어있는 못난 것들, 소심한 것들, 부끄러운 것들에게 애정의 눈빛을 보내게 되면서 '아, 그래도 되는구나' 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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