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고궁에 가는게 그렇게나 즐거울 수가 없었다.
중학교때부터 사생대회를 경복궁 같은 고궁에서 하곤 했는데,,
고궁의 그 풍경들이, 그 고즈넉함이 나를 사로잡곤 했었다..
토요일 오후, 언니와 여동생과 조카 둘..
우리 넷은 오랜만에 덕수궁 나들이를 했다.
이유는 "렘브란트를 만나러~!"였다.
덕수궁 입구로부터 쭈욱~ 걸어 들어가 미술관으로 당도하기까지..
그 고궁이 주는 공기에 마음이 노곤~해져서
"내가 왜 그리 쓸데 없이 바쁘게 살았지? 이런 여유를 왜 잊었었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술관은 토요일 오후 시간대 답게 바글바글 * 와글와글 * 복잡복잡이었다.
4, 5살짜리 조카들을 이끌고 그림을 볼라치니 기다리는게 몇분씩이던지..
처음 몇점 신기하게 그림을 들여다 보며 이것 저것 묻던 조카들은 이내 싫증이 나버려서..
"이모, 그림 왜 이렇게 많아? 나 그만 보고 싶어~"하면서 짜증을 내는게 아닌가..
어쩔 수 없이 5살짜리 조카를 급기야는 업고 그림 감상을 해야만 했다.. ㅡㅡ;;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델란드 화가들은 靜的이었으나,
우리들이 너무 動的이어서 분위기를 못 맞춘 것이 못내 아쉬워
작은 팜플렛용 책자 하나를 사 들고 나왔다..
밖에는 야외 음악회 준비로 오케스트라의 리허설이 있었고,
아이들을 위한 미술 실습장이 있었고,
가을 바람과 가족들이 있었다..
서울에서 하늘을 바라본, 서울에서 맨발로 잔디를 밟아 본..
오랜만의 체험.
이런 귀중한 체험을, 이런 공기를 자주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담아본
적당한 심장 온도를 느낀 토요일였다..^^
렘브란트 아저씨 덕분에...
렘브란트 판 레인
깃 달린 모자를 쓴 남자
1635~1640 목판에 유채 62.9 X 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