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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그의 글은 중독성이 있다..
그리고, 속도와 재치가 있다.
그의 글 안에는 지지부진한 이야기 꺼리나,
아름다움이라는 미명으로 치장한 것들이 존재할 자리가 없다.
그의 그런 재기발랄함은 장편보다는 중, 단편에서 더 그 빛을 발하는 듯 하다..
제 1회 문예작가상 신인 작가상을 수상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는 그의 읍습한 사상과 문체가 돋보였다..무엇보다 내가 이 소설에서 높이 사고 싶은 것은,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클림트의 '유디트', 들라크루와의 '사르다나팔의 죽음',,, 이 세그림과 자살을 돕는 남자의 이야기가 묘하게 관계를 가진다는 점이다.. 그런 묘한 기법 자체가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소설이다.
99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당신의 나무]는 나비효과와 앙코르와트에서 이끌어 낸 인간 본연의 모습을 담은 중편으로, 그의 글에서 비로소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는 秀作.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흡혈귀]등등.. 단편에서 보여주는 그의 글에서는 세상에 대한 조소와 풍자와 눈흘김이 담겨 있다. 그 어느것도 한번 손에 잡으면 잠깐이라도 내려 놓게 되지 않는다. 그 다음 이야기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김영하의 속도에 휘말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그만의 영특한 글솜씨가 좋다.
'상업적인 글을 쓴다' 라며, 순수문학계로 부터 쓴소리도 듣는다지만, 어쨌든 그는,, 소설 읽기의 재미를 던져주는, 20세기에 뒤쳐지지 않는 작가임에는 분명하다. 그의 글이 독특한 그만의 색에 진중한 무게를 실어 시들어 가는 문학계에 빛이 되길 조용히 바래 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