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의 좋은 한국 현대 문학 중, 단편 부분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내놓으라 하는 한국의 소설가들이 펼쳐놓은 아름답고 독특한 이야기들이 즐비하니까요.빠뜨리지 않고 읽었던 2003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연말이 되어 다시 한번 읽어봤는데, 곱씹어 읽어도 어느 하나 빠뜨릴 것없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글들이네요.여러편의 소설이 담겨 있지만, 두번째 읽으면서는 김인숙의 '모텔 알프스'에 남모를 애정이 기웁니다.'모텔 알프스'를 읽고는 이런 것을 느꼈습니다.어렸을 때는 정신적인 사랑만이 전부인 것처럼 알고 지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 얼마나 이상적인 생각이었을까요?사람은 몸과 정신으로 만들어진 존재인데, 사랑도 한쪽으로 기울 수는 없겠죠. 사랑 뿐이 아니겠죠.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여기에 정신만이 살아 있는 윤의 남편과, 몸만이 살아 있는 윤과 시어머니라는 존재가 있습니다.모텔 알프스는 인간의 육체가 얼마나 그 정신적인 삶을 지배하는가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라 하겠습니다.새끼를 잃어버린 영물인 고양이는 반 죽은 자식을 지키는 시어머니를 닮아 더욱 구슬픈 느낌을 주게 됩니다.자신에게 딸린 혹을 달고 윤은 어떻게 살아 나갈까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2004년 선별된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들이 기대됩니다. 얼마 안남았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