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목소리
이민희 지음 / 산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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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텀블벅에서 펀딩 소식을 봤을 때,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인터뷰 대상으로 있어서 주저 없이 구매하였다. 두 개의 목소리는 생물학적으로 XX인 8명의 음악가와 1명의 XY음악가의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다. 펀딩 페이지를 제대로 보지 않아서 인터뷰가

인터뷰어 : 질문

인터뷰이: 답

 

이런 식으로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저자 이민희의 관점으로 서술되어 있는 인터뷰집이다. 서술 방식이 인간극장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 책은 들어가는 말에서 공공연하게 밝히듯,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각자가 페미니즘을 만나기 전, 후의 변화가 수록되어 있으며 인터뷰 끝에는 음악가가 추천한 페미니즘 교과서들 목록이 있다. 

 

  (남성을 제외하고) 책을 읽다보면 여성 음악가가 사람들 눈에 얼마나 단순하고 폭력적으로 재단되고 있는지 깨닿게 된다. 아마 인터뷰를 했던 뮤지션도 다른 사람의 인터뷰를 보고 "이 경험이 나만의 경험이 아니었구나?" 하며 놀랄 것 같다. 단 한 명의 xy 창작자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 음악가가 남성 음악가에 비해 얼마나 쓸데없는 일을 얼마나 겪는지 더 명확하게 알게 된다.

  여기에 수록된 여성 음악가들은 어떤 의미로든, 겨우 살아남은, 당당한 사람들이다.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다면, 음악 쪽에 관심이 있다면, 음악계 안에서, 더 나아가 현재의 생활에서 페미니즘이 왜 필요한지 알고 싶다면, 읽기를 바란다. 

 

(나는 한 동안 인디밴드 공연 열심히 다녀서 더 잘 읽혔다.)

 

  제목 "두 개의 목소리"의 텀블벅 소개 페이지에 두 개의 목소리는 1. 음악에 필요한 육체적인 목소리 2.여성 창작가의 삶을 이야기하는 정신적이고 정치적인 목소리로 나뉜다.(https://www.tumblbug.com/2voices)

  여성의 언어는 복화술의 언어라고도 한다. 언어 자체가 남성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할 수 있는 권력도 그들에게 있기 때문에 여성의 언어는 그 아래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두 개의 목소리"에 책 소개는 음악/정치적 목소리로 목소리를 나누었지만 인터뷰 자체에 저자 그리고 뮤지선의 목소리가 함께 있기 때문에 두 개일 수도, 여성 음악가 음악 역시 말과 비슷한 상황이기에 그들의 음악이 가진 본질적인 특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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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쓰는 법 - 내가 보고 듣고 맡고 먹고 느낀 것의 가치를 전하는 비평의 기본기
가와사키 쇼헤이 지음, 박숙경 옮김 / 유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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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아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볼 때가 있는데 주로 국립국어원 사전을 찾아본다. 사전에 "비평"이라는 단어를 찾아봤을 때, 생각보다 단순하게 정의되어 있어서 놀랐다.

 

 

(http://stdweb2.korean.go.kr/search/View.jsp)

 

 옳고 그른 건 또 뭐지? 아름다움과 추함은 뭐지? 그걸 확실히 말할 수 있나? 그리고 아예 비평에 이런 부정적인 뜻이 존재하는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비평을 싫어하나? 아아 복잡하다... 게슈탈트 붕괴.. 비평이란 뭘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리뷰쓰는 법" 원제는 "初めての批評", 대충 번역하자면 처음 만나는 비평 정도 되겠다.

  저자 가와사키 쇼헤이는 비평을 "가치를 전달하는 글"이라고 정의한다. 특히 현대는 대상의 세분화, 다양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평이 필요하다. 비평의 목적은 사랑이라고 하는 저자의 관점이 마음에 들었다.

 

  "리뷰쓰는 법"은 비평을 쓰는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와 글쓰기 전, 글을 구성할 때의 사고의 흐름을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 목차만 보면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서 의문이 가지만 실제로 본문을 보면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하는지 잘 설명해준다. 그런데 이런 걸 보면 역시 글쓰기란 정답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글이 한 국가/언어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점도 있지만 비평문에 처음 접근하는 사람에게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역자 후기를 보니 문법에 대한 부분은 좀 생략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제목은 리뷰가 들어가는데 본문에는 계속 비평이라 좀 혼란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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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없이 당분간 짧아도 괜찮아 1
김금희 외 지음 / 걷는사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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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명의 작가가 쓴 22편의 짧은 소설 모음집이다. 작가들도 많고 각자의 등단 시기도 1957~2015년 사이에 분포되어 있다.(2000년대 작가들이 더 많지만) 이 중에 니가 좋아할 소설 한 편은 있겠지! 제목 "이해 없이 당분간"은 임현님의 소설 제목이다.

  읽으면서 소재들이 겹친다고 생각했는데 기획의 말을 보니 애초부터 저번 정권과 연관된 소재로 써줄 것을 부탁한 것 같다. 작가들의 사회를 해석하는 각자의 렌즈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반복이 되는 부분 때문에 따분할 수도 있다. 솜사탕은 크기는 크지만 술술 넘어간다. 꼭꼭 압축된 크래커는 작아도 목구멍으로 넘기는 게 어렵다. 짧은 소설이라고 쉽게 읽히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김금희 작가의 소설이 좋았다. 재밌는 표현도 많고 문장 하나하나를 꼭꼭 눌러담아 군더더기를 다 쳐낸 알맹이 같은 소설이었다. 간단히 요약할 수 있지만 읽고난 뒤 생각할 거리가 많았고, 주제가 짧은 소설이라는 형식과 잘 어울렸다.

  몇 편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작품 수도 많고 짧지만 묵직한 소설들이라 이럴 때는 전문가에게! 뒷표지에 수록된 신형철님의 분류법을 수록해 본다.

통렬함 - 김덕희, 백가흠, 백민석

기발함 - 송지현, 임승훈, 최정화

깊음 - 김금희, 손보미, 조해진

 

  판형과 크기는 마음에 드는데 글씨 크기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 두 번째 시리즈인 "우리는 날마다"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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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서점 - 금정연과 김중혁, 두 작가의 서점 기행
프로파간다 편집부 엮음 / 프로파간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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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정연, 김중혁 작가가 2016.5.11~6.11 사이에 서점에서 점주들과 서점 운영에 관한 공개 대담을 하였고 대담의 내용이 책으로 출판되었다. 행사는 마포 디자인, 출판 진흥지구 협의회와 계간 'GRAPHIC'이 공동 기획하였다.

  최근 몇 년간 작은 서점들이 꽤 생겨났고 SNS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생긴지 얼마 안 되는 서점 주인들과의 대담도 있지만 독립 출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어 마인드"나 "땡스 북스"부터 그 동네에서 오래 자리를 지킨 중형서점 한강문고까지, 서울의 서점을 중심으로 다루지만 최대한 다양한 서점을 소개하려는 듯 하다.

  인터뷰를 하는 두 작가 모두 (당연하지만) 책과 연관이 깊은 사람들이라 질문들이 구태의연하지 않다. 운영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돈에 대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화제에 오른다. 

  대담은 각각의 서점이 가진 개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탐방 서점"을 읽다 보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책방과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맨 뒤에 서점 용어 정리집이 있는데 서점 산업 구조를 전혀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유용했다.

  몇 년 지나지 않았지만 변동이 많이 생겨 자리를 옮긴 서점도, 없어진/질 서점들도 있는데 시리즈로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판형과 자간 글씨 크기 모두 다 내 취향이다. 가볍고 손에 쏙 들어와서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가격이다. 8천원인데 사진도 컬러 페이지도 있다.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소장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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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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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소설가이고 책읽기를 좋아한다. "읽다"에서 그는 소설을 읽는 이유는 헤매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독서는 독자가 가지고 있는 굳건한 믿음을 흔든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독서/창작 경험을 풀어놓는다.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쓴다.. 라는 것만으로도 내가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축에 든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과연.. 그럴까?) 특히 소설을 좋아해서 덕토크 듣는 기분으로 읽었다. 애정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사람에게는 반짝임이 묻어 있다. 나는 그 순간을 듣고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이 나도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 내용에 더 집중한다.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은 읽기 편한 것으로 유명하고, 일종의 강의록이라 더 술술 읽힌다.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목소리도 자동 더빙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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