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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민정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평점 :
이번 해도 흥미로운 소설들이 가득했다. 내용 요약만 조금 붙여야지.
1. 박민정, 세실, 주희
한국 국적을 가진 주희는 화장품 회사에 입사한다. 반년 후 일본 국적을 가진 세실이 회사에 들어오고 세실은 주희에게 한국어 과외를 부탁한다. 둘은 가까워진다.... 라고 요약하면 이 소설의 반도 요약을 못 한 것이다.
'세실, 주희'를 크로와상 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겹겹이 쌓여있는 소설인데 그 안에 달콤함이 아닌, 아주 차가운 바람이 분다. 여러 번 읽고 싶다.이런저런 이유로 '쇼코의 미소'가 떠올랐는데 두 개를 나란히 놓고 읽으면 재밌을 것 같다. 작품집에 실린 소설중에 가장 내 취향이었다.
2. 임성순,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미술계를 다룬 소설. 작가-평론가-브로커(?)-재벌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가는지 브로커의 일원인 주인공을 통해 보여준다. 재벌의 창고가 털린 후 브로커로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주인공이 해외로 도망치듯 가고, 그 곳에서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이라는 퍼포먼스를 보게 된다.
3. 임현, 그들의 이해관계
'나'는 연인 '해주'를 추돌 사고로 잃는다. 사고를 검색하다가 '나'는 참사를 피한 버스 기사를 알게 되고 그를 찾아간다. 세상에 행운과 불행의 총량이 있고, 누군가가 행운을 가져가면 다른 사람은 불행을 가져가는, 슬픈 세계관을 가진 소설이다.
4. 정영수, 더 인간적인 말
'나'는 부인 '해원'과 이혼할 상항에 처한다. '나'의 이모는 스위스로 안락사를 하러 가기를 결심하고 나와 해원은 이모를 따라 함께 스위스로 간다.
5. 김세희, 가만한 나날
'나'는 한 회사 홍보팀에 입사하는데 나의 주요 업무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다. 특정한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여 블로그를 여러 개 만들지만 그 중 '나'가 가장 애정을 쏟은 것은 첫 번째 블로그이다.(닉네임은 채털리 부인) '나'는 사촌 언니의 개 사진까지 동원하여 채털리 부인을 실재하는 블로거처럼 만든다. 작가 노트를 참고 하면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것을 알 수 있다.
6. 최정나, 한밤의 손님들
'나'가 불편한 사이인 엄마와 동생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내용이다. 식사 중 엄마와 동생은 '나'를 계속 다그친다. 부조리극 같은 소설.
7. 박상영,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퀴어 영화 감독인 '나'는 그럴 듯한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퀴어 영화 전문 제작사 사무실에서 저작권을 침해한 파일을 발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나'는 K 감독 회고전의 모더레이터로 참석하게 되고 친구 왕샤를 데리고 간다. '나'는 영화관에서 왕샤와 있었던 일을 추억한다. 왕샤와 '나'는 20대에 자이툰 부대에서 만났던 사이다. GV에서 '나'는 SNS 스타로 인기를 끈 오감독과 GV를 하고 뒷풀이에서 술을 진탕 마신다.
.... 웃기긴 제일 웃기다. 정말 엄청 웃으면서 읽었다. '샤넬 노래방과 비욘세 순대국 밥'이라는 에세이를 개작한 거라는데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 주제적으로는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과 비슷한 지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