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양윤옥 옮김, 권신아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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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쿠니 가오리. 그녀에 대한 내 인상은 이렇다. 작가소개에 나와있는 멋지면서 아름다운 사진 만큼이나 세련되고 담백한 문체로 특히 여성독자들의 마음을.시.. 떨리게 해주는 섬세한 작가. 하지만 몇개월 전인가 최근의 그녀 사진을 보고 사실 홀~딱 깼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놀랐는데, 작가가 얼굴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 나는 그냥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는 그녀의 옛 사진을 생각하련다.

 

 

 

 

 

* 내가 좋아하는 에쿠니 가오리님의 사진. 대표적인 사진이닷!

 



여러이유에서 그녀의 작품을 항상 기다리곤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작품마다 내 평가 극과 극을 달렸다는 것이다. 어떤 책은 너무나 만족스러운 반면 또 일부는 '뭐야..'싶은 정도의 느낌밖에 없었기에 '이번은 어떤내용, 어떤 느낌일까'하는 생각에 그녀의 작품이 나오면 기대부터하게 된다. 물론, 작품의 내용이야 나와 맞지 않을 수는 있지만 보지 않아도 눈에 그려지는 것 처럼 조용조용하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글솜씨는 매번 백점 만점에 백점을 주고 싶다.

 

여기, 그간 보아왔던 그녀의 책중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깊이 새겨지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 있다.

'나의 작은 새'.... 책을 읽고 검색해보니 이미 과거에 출판되었던 경력이 있는 책인데, 책의 뒷부분에 작가 가쿠타 미쓰요가 붙이 '해설'을 보고는 서평이고 뭐고 쓸 필요가 없다 싶을 정도로 내 마음을 고스란히 옮겨놓은게 아닌가. 물론 그는 빼어난 글솜씨로 느낌을 옮겨놓았지만 말이다...

 

가쿠타 미쓰요는 '나의 작은 새'를 '심술궂은 책'이라 명명했다. 아마, 과거의 나 또한 이 책을 그렇게 평가했을 것 같다. 여전히 '뭐야,, 이게 뭐.'하는 느낌으로 보고 이 얇은 책에 책정되어 있는 가격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인걸까? 삼십대 중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의 나는 많지 않은 분량의 이책을 내가 경험한 그녀의 책중에 최고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느 차가운 겨울 아침, 밀크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나'의 창가에 작은 새 한마리가 불숙 나타난다. 몸길이는 약 10센티 미터에 새하얀 이 작은새는 교회를 찾다 길을 잃었다며 '나'의 집에 머물길 원하고 그렇게 둘의 오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작은새는 크기만 작을 뿐 까다롭기는 국보급이라 원하는 것도 많고, 삐치기도 잘 삐친다. 하지만 이렇게 '제멋대로 건방진' 작은 새를 '나'는 온전히 받아준다.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 못하는 것도 없고 성격도 좋은 완벽에 가까운 그녀. 그와 작은 새와의 동거 또한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며 많은 것을 조언해준다. 나와 작은 새 사이엔 사랑이라 부르기엔 뭣 하지만 그 둘만의 특별한 '사랑과 우정사이'같은 감정이 있었고 오히려 그의 그녀가 책 속에서는 타인처럼 느껴진다.

 

사실, 에쿠니 가오리의 책에서 주인공이 남자일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 삽화에 나온 주인공이 남자라서 쓸데없이 깜짝놀랐다. 정말 쓸데 없이 놀란거다. 이런 이상한 편견을 내가 가지고 있다니.. 하지만 그녀가 그려낸 남자 주인공은 또 나름의 매력이 있고, 온전의 그녀의 글속에서 섬세한 모습으로 태어난다. 실제 이렇게 성격좋은 남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쩌면 작은 새가 나타나기 전까진 조금은 지루할 법 했을 일상을 보냈을 '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잘 받아줘서 조금더 외로웠을 작은 새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세 사람(?)의 오묘한 관계. 그것이 사랑이거나 우정이거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맺어야하는 서로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던 것 같다.

 

평생 남는 건 친구밖에 없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두고 보니 그 말이 맞긴한가보다. 항상 우리 엄마는 내가 사귀는 친구의 수가 적은 것을 걱정했다. 언니와 동생은 수 많은 친구들이 있는데,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친구들은 그 수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 보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실제 나는 친구가 적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실속없이 아는 사람만 많은 관계보다 하나를 나누어도 진실을 나눌 수 있고, 불편함이 없는 관계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관계야 말로 나에게 활력소가 되기도하고 재산이라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다른 사람들도 공감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결혼을 하고도 외로운 날들이 있다. 외롭다는 말이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남편과는 나눌 수 없는 이야기들과 생각들. 그런 일들은 코드가 잘 맞는 오랜지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말 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많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혼자만이 간직해야하는 감정들이 있을때가 있다. '나'와 '작은 새'의 관계를 보면서 그런 느낌들이 많이 느껴졌다. 내가 지금 가슴 한쪽에 품고 있는 외로움들. 어쩌면 작은 새는 '나'가 만들어낸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조용하고 불필요한 말도 별로 없는 나의 내면속에 있는 욕구들 말이다. 이를 테면 투정부리거나 삐치거나, 요구하고 즐기거나 그런 감정들.. 그게 또다른 나인 '작은 새'로 보여진게 아닐까.

 

 

동화 같은 짧은 이야기를 보며, 마침 내가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던 '관계'에 관한, 그리고 '외로움'에 관한 많은 것들을 생각해봤다. 새로운 관계, 오래된 관계, 관계를 맺기위해 겪어야하는 낯설음과 이해와 양보. 그리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익숙해지는 수 많은 과정들... 요즘 많이 생각해왔던 부분이라 더욱 공감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빛이나는 그녀의 문장력이란! 다시한번 내 가슴에 아지랭이 같은 불꽃을 피우고 간다. 아, 추운겨울 따뜻한 모닥불 앞에서 추위를 녹이는 커피한잔을 들고 읽고 싶은 그런 책.. 사랑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그녀의 문장에선 언제나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그녀와 나는 이제 곧 사귄 지 1년째가 된다. 그녀는 꽃으로 말하면 노란 카네이션처럼 청결하고 숫자로 말하면 2처럼 영리하다.    p15

 

 다음 날 아침, 대야의 물은 멋지게 얼어 있었다. 멋지게 하얗게, 멋지게 차갑게, 멋지게 꽁꽁.

 작은 새는 눈을 반짝였다. 스케이트를 신겨주자 머뭇머뭇 얼음판 위에 올라서서 가슴 가득 공기를 들이쉬며 말했다.

 " 아, 좋은 냄새!"       p67

 

 

 

가쿠타 미쓰요 작가는 『 처음 이야기를 읽은 나는 여자친구의 심정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작은 새'라는 존재에 경악했고, 그 존재를 태연히, 아니, 자진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장소에 받아주는 '나'의 존재에 아연했다. 얼른 말해서, 짜증이 났다. 여자친구보다 무력하고 작고 또한 제멋대로이고 건방진 작은 새에게 질투를 품었던 것이다. 여자친구인 내가 있는데! 그런 작은 새에게 자신의 방을 열어주다니! 흔하게 듣기도 하고 말하기도 하는 그런 소리를 마음속에서 부르짖은 뒤, 미묘하게 내 질투심을 자극하는..  p89 』  이유로 '나의 작은 새'를 심술궂은 책이라 말했다, 물론 세월이 지나 다시 이 책을 읽은 그녀의 생각은 180도 변했지만 말이다. 앞서 이야기 꺼냈듯이 얼마전의 나라면 그녀와 같은 이유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책이라 이야기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 짧은 이야기속에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많은 것들은 새기게 되었다.

 

짧은 시간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만, 생각의 깊이만큼은 얕지 않았던 책이다. 조금은 혼자 외로운날 내게도 이렇게 작은 새 한마리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작가가 의도한 바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을지 모르겠지만, 나의 감정상태 때문인지 정서적 교감을 나눌 대상에 대한 부분에 맞춰 책을 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인지 나에게도 작은 새 한마리가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 소소한 감정들과 조금은 쓸쓸하기도 한 서로의 일상을 채워줄 그런 작은 친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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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드 매치드 시리즈 1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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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표지가 너무 매력적이다. 문득 표지않의 소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에머랄드빛 드레스와 적갈색 긴머리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녀.. 주인공 카시아를 너무 잘 표현해냈다. 책을 다 읽은 후 표지를 다시 살펴보고는 곧 영화화 된다는 이 책이 스크린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게 된계기는 나 또한 여러 사람들처럼 '트와일라잇'시리즈에 입문하고나서이다. 이후에 비슷한 소재의 많은 작품들이 출간되었지만, 그것만큼의 감동이나 설레임은 준적이 없었기때문에 새로운 판타지 소설이라고해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읽곤 했는데, 매치드는 그것과 또 다른 매력으로 내게 다가왔던 것 같다. 

 

 

 

멀지 않은 미래인 소사이어티. 이곳에서는 '오피셜'들이 모든 사람들의 삶을 결정하고 지배한다. 심지어 죽음과 배우자까지도 말이다. 모두가 삶을 마감하는 연령은 80세 자신의 생일날이며, 17세 생일이 지나고나면 '매칭파티'에 참가해서 성년이 되어 결혼할 상대를 배정받아야했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하지만 그들은 이게 일상이기때문에 비극적이라고 당연히 생각조차 하지 못 한다. 오피셜들은 그들에게 평화를 주고 지켜주는 존재. 각자의 영양상태에 맞는 식단으로 매끼니를 제공하고, 비상시에 먹는 알약 3개를 소지하게 하며, 오래전의 모든 것들은 그 누구도 기억하거나 소지하지 못 하게 하는... 대놓고 행해지는 무력보다 더 무서운 침묵의 규칙들로 그들을 감시하고 또 지키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 카시아는 자신의 절친인 잰더와 매칭이 되는 기이한 인연을 보였지만, 매칭 상대의 기록이 있는 마이크로 카드에는 '일탈자'로 낙인이 찍힌 카이의 정보가 들어있다. 카이 또한 그녀의 주변에 있던 친구로 자연스럽게 그에게 끌렸던 카시아는 카이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규율을 깨고 금단의 사랑을 선택하게 된다. 

 

 

 

앞서 말했던 매치드의 매력이란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정말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인 것 같은..' 수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소사이어티는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로인해 자신의 수명인 80세를 맞추지 못 하고 사망하는 사람이 없는 그런 사회였다. 80이란 죽음의 나이도 그들이 정한 규율. 사람들은 자신이 죽는 날을 알면서 살아가게 된다. 그들의 사회에서는 별도의 돈도 필요없고, 입시를 위한 공부도 필요하지 않다. 몸에 나쁜 음식이란 것은 존재할 가치도 없으며, 그들은 오피셜들의 지휘아래 공동체의 운영와 일을 위해 움직인다.

 

 

 

 '당신이 매칭된 대로 선택한다면, 결혼 계약은 당신이 스물한살이 될 때 이루어집니다. 여러 연구에서 양쪽 남녀의 임신 가능성은 24세에 최고조에 이른다고 나타났습니다. '매칭 시스템'은 매칭된 사람들이 그 나이 즈음 아이들을 가질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건강한 후손을 가질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p22

 

 

 우리 이전 사회에 일어났던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모두가 기술을 갖고 있었다. 너무 많이. 그 결과는 처참했다. 이제 우리는 필요한 기본 기술을 갖추었고 -포트,판독기,필경기-우리의 정보 흐름은 훨씬 더 구체적이다. 예를 들면, 영양 전문가가 에어트레인을 어떻게 프로그램화하는지 알 필요는 없다. 반대로 프로그래머가 음식 준비하는 법을 알 필요도 없다. 그렇게 전문화가 되면 사람들은 압도당하지 않는다. 우리가 모든 것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소사이어티가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것처럼, 지식과 기술에는 차이가 있다. 지식은 우리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p37

 

 

 '매칭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우리의 소사이어티에 가장 건강한 미래의 시민을 제공하는 것과, 관심이 있는 시민들에게 성공적인 가정생활을 경험할 가장 높은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가능한 범위에서 최적의 매칭은 소사이어티에 매우 중요합니다.'  p50

 

 

 예전에 사람들은 일어나서 '오늘이 마지막일까?' 궁금해하거나, 밤의 어둠에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는 채로 누워서 잠들었다. 이제 우리는 어느 날이 빛의 마지막일지, 어느 밤이 마지막 긴밤일지를 안다. 최종 연회는 사치다. 계획의 승리, 소사이어티의 승리, 인간의 삶과 삶의 질의 승리.     p 78

 

 

  할아버지 몸 안의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작동했다. 할아버지는 좋은 삶을 사셨다. 그 삶은 딱 맞는 시간에, 끝나야 하는 대로 끝났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나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있었다.    p94

 

 

 

어릴적 미래에는 식사대신 알약하나로 끼니를 때울거라 생각했었다. 자라면서 생각하니 먹는 즐거움이 상당한데 참.. 인간이 그런 재미를 느끼지 못 하고 산다면 불행할 것 같단 생각이 점점 더 들었는데, 다행히 소사이어티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어느정도의 외식도 허용이 된다. 하지만 조리하거나 장을 보는 과정은 전혀 필요치 않다. 식사 시간이 되면 각자의 영양에 맞는 음식이 포일그릇에 따뜻하게 배달이 되어 오니까. 캬~ 이것 참 편리한 일이다. 여기에 요리는 취미로나 하는 그런걸로 등장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고로 그들은 먹고 즐기고 영화도 보면서 생활하지만 이 모든것이 오피셜들의 계획적인 통제아래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카이를 통해 소사이어티의 내면과 비극을 알아가는 카시아. 그런 카시아를 사랑하는 잰더. 그리고 그들을 감시하는 오피셜... 어느 곳에나 완벽이란 있을 수 없는 것 같다. 비록 오피셜들이 빨간약으로 사람들의 기억마저 빼앗아가는 만행을 저지른다고 해도 말이다. 그들이 사는 소사이어티 외부에는 오피셜들의 지배를 받지 않는 어떤 무리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았고, 금단의 사랑을 알게 된 오피셜들이 카이를 멀리 끌고 가자 카시아는 그를 찾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소사이어티의 규율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내면에 남아있는 감정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카시아의 부모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들의 매칭으로 이루어진 결혼이지만 가족간의 사랑은 어디에도 존재하고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단 생각이 들었다.

 

매치드의 또 다른 매력은 미래에 벌어질 법한 일이면서도 현실의 문제점을 또한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시대적인 상황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지, 요즘 사회,학교,가정 자체가 또 다른 소사이어티가 아닌가 생각든다. 아이들을 입시만 바라보고 공부를 해야하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원을 돌아가면서 다닌다는 말이 자연스럽고 당연스럽게 나올지경이니까.. 과연 아이의 선택대로, 나의 선택대로 내 인생을 설계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자신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이들은 부모들의 기대를 등에지고, 성인들은 취업이라는 관문앞에서 그리고 사회적인 제도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의 인식앞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가 있을까?

 

매치드가 3부작이라고 하니 1권은 이제 시작될 큰 전쟁과 사건의 시초일 뿐이다. 카시아가 카이를 찾게 되면서 시작될 그들의 사랑과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해야할 소사이어티와의 전쟁이 너무나 궁금하다. 그런데 2부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네!! 이런거 딱싫어.. 완결하면 출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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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포트폴리오 수학 과학으로 잡아라 - 즐깨감 포트폴리오 작성법 와이즈만 영재학습법
변문경 지음, 김예슬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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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나면 우리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뭐, 우리때만해도 '자기 밥그릇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을 곧잘하곤 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좀 피곤하기도 하고 많은 혜택을 받고 자라기도 한다. 유치원 졸업하면 당연히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는 거지만, 세월의 흐름속에 많은 것들이 변화하다보니 초등학교도 그냥 가방만 덜렁덜렁 메고 가면 끝나는게 아니란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학교폭력이나 자질 부족한 교사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주변 엄마들에게 듣는 촌지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머릿속이 심난하면서도, '나만 주관을 뚜렷하게 가지면 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세'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요즘은 유치원 시절부터 학원이나 학습지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이미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맞벌이 하는 가정 아이들은 종일 학원을 돌아야하고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도 두세군데의 학원은 다닌다고 하니, 어린 나이에 '시간이 없다'는 말을 습관처럼 한댄다. 대부분 엄마들의 이야기는 안보내고 싶어도 친구들이 다 하니까 소외당하기 일쑤고 학원에 가지 않으면 놀 친구가 없단다. 그렇다... 이런 것도 요즘 시대에 사실 무시하지 못 한다. 물론 사교육을 하는 것이 무조건 잘못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즐겁게 참여하고 있는지, 아니면 모 광고에서 처럼 '학원 관리비나 전기료'를 내주러 다니는 건지는 정확히하고 넘어가야할 것 같다.

 

수능이 점점 시들해지면서 '입학사정관제'라는 것이 생겼다던데, 조금은 이른 것 같지만 나도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관심있게 봐두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 같은 경우는 맞벌이를 하느라 너무나도 바쁘셨던 부모님 슬하게 있다보니, '숙제해라,공부해라' 잔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 흔한 독서실이나 도서관도 중학교 고학년이 되어서야 친구를 통해 알게되었고, 공부에 대한 재미도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동안은 그런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내 자식을 낳아 기르다보니 '부모님의 조언과 적절한 훈육'이 얼마나 중요했었는지, 그리고 조금의 잔소리만 있었더라면 지금의 내 모습을 어떻게 바뀌었을지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문을 열어주고 다방면에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끌어주고 보여주는 건 내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 잠재된 능력과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알아가게 하기 위해서 부모인 나 또한 끊임없이 공부하고 알아가고 해야할 것이다. 비록 지금까진 시간이 너무나도 없다는 핑계로 소홀히 했지만 말이다...

 

 

 

 

포트폴리오는 세상에 하나뿐인 내 성장 앨범입니다!

 

변문경 선생님은 현재 영재학교와 과학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직에 있는 분으로, 책 전반적인 내용은 부모보다는 아이들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이 되어있다. 그리고 현직에서 보아왔던 경험담이나 조언들을 아낌없이 풀어내고 있고, 실제로 보아왔던 사례들을 다수 실어놓아 아이들이 '입학사정관제'나 '포트폴리오 작성법'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호기심을 갖도록 했다. 더불어 전혀 지식이 없던 부모인 나도 쉽게 이해해서 실제로 내 아이에게 어떤 방향을 제시해주고 조언을 해줄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

 

 

 

 

서두에서는 포트폴리오가 무엇인지, 입학사정관제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고 <꿈을 담는 포트폴리오, 과학 포트폴리오, 수학 포트폴리오, 체험 학습을 통한 포트폴리오 만들기> 순으로 구성되어있다. 엄훠,,, 이렇게 목차만 보고 있어도 아마 수학, 과학등을 포트폴리오로 만들고 과학고나 영재학교를 목표로 삼는 자녀가 없다면 살짝 호기심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상세한 사례와 방법, 좋은 포트폴리오와 그렇지 않은 포트폴리오, 그리고 어떤 내용, 어떤 구성을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선생님의 조언과 실제로 수상하거나 우수작으로 뽑히는 친구들의 포트폴리오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혹여 수학, 과학 포트폴리오기 아니더라고해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으면 좋은 내용들이 상당수 있었다... 결론은 잘 두었다가 우리 딸래미 물려줘야할 그런 책이라는 말씀...

 

그런데 내용을 보고 있자니 다시한번 한숨이 나온다. 아!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치밀하고 똑똑하다니, 물론 이정도 되니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고 이런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수 있지!! 정녕 이런 시대에 태어난 우리 아이들은 행운인가 불행인가... 우리땐 그냥 건강하게 학교만 다녀도 되었는데,,, 수능이라는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벗어나겠지만, 포트폴리오란 것이 하루이틀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초등학교부터 차근차근 꾸준히 열심히 해야한다면... 준비하지 못한 아이들과 부모들은 코앞에가서 완전 심적인 부담이 하늘을 찌를 것 같다... 열심히 놀다가 고등학교때가서 정신차리고 공부해서 수능잘봐 대학에 갈 수 있는 시대가 정녕아니란 말인가,, 어찌보면 준비된 자에겐 더 없는 공평함이 겠지만말이다.. 수능이건 입학사정관제건 호락호락하지 않은 이 세상...  두 아이가 앞으로 보낼 시간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초등전 자녀나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부모 또한 한번쯤은 이런 책을 읽어서 이런저런 정보를 숙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쨌거나 우리 아이를 위한 일이니까. 물론 지금도 강제적으로 아이가 해야한다면 그건 반대다. 다만, 아이가 여러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이끌어 주는 일정부분 부모의 몫이니까. 중요한 부분은 빨간 색으로 밑줄이 쳐져 있어서 따로 체크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쉬우면서도 호기심이 자극 되는 내용이 좋았는데, 특히 선생님이 현직에서 경험하면서 보았단 장단점과 실제 있는 좋은 예시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더불어 그 안내가 자세하니 꿈을 명확하게 정하지 못 한 친구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더불어 참고할 만한 싸이트나 기관등에 대한 안내까지 있으니 현직 선생님 답게 포트폴리오에 대한 내공이 강한 것 같아서 비법을 전수받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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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반찬 잘 차리는 책 - 대한민국 대표 밥반찬 201가지
이미옥 지음 / 성안당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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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가 된지 8년차에 접어 들었다. 그 사이 두 아이도 생겼는데 내 요리 실력은 그렇게 좋아지지 않은 것 같다. 뭐,, 직장 생활을 하느라고 사실 결혼후 5년이 넘도록 제대로 요리를 해볼 시간도 없었다. 몸만 집에 와서 자고 나가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신혼초 6개월 동안은 온갖 레시피를 찾아서 이것저것 해먹다가, 그 이후로는 임신했다는 이유로 할머니 밥상을 먹고, 이후론 퇴근이 늦어져 친정에서 덕을 보면서 살았더랬다. 그리고 전업주부가 된지 만 2년이 된 지금... 두둥.... 그래도 전보단 많이 좋아졌다. 매번 하는 반찬이 있으니 맨날 먹는 것은 눈감고도 휘리릭~ 해낼 수 있으니까.

 

그래도 엄마의 손맛은 당연히 따라가질 못 하겠고, 지금까지도 대부분 친정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보니까 자주 해먹지 않는 음식은 아직도 인터넷을 뒤적거리거나 요리책을 찾아보곤 한다.. 그래 요리책.. .나에겐 요리책이 한 5권쯤있다. 이천원으로 시작하는 요리책부터 국,탕,찌개 전문 요리서적까지.. 그리고 요리책의 범주에는 집어 넣지 않은 이유식 책까지도 있다. 요리가 거기서 거기일 것 같지만, 사실 내입에 맞는 레시피를 찾기는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요리를 잘하기로 소문난 블로거들의 레시피도 따라하다보면 내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어서, 나는 요리책이나 레시피를 보면 재료는 참고하지만 계량은 내맘대로 한다. 그냥 간을 봐가면서, 아니면 얼렁뚱땅 8년차 주부의 내공으로 대략짐작.

 

그렇다고 해서 내가 요리를 못 하는건 아니다. 그래도 대충 먹을만하게 만든다고 자부한다는 ㅋㅋ 사실 재작년에는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으로 문화센터 요리강좌를 들어보기도 했는데, 이건 뭐 재료비를 너무나도 터무니없이 비싸게 받는데다가 책이나 인터넷 보면 나오는 레시피를 그 돈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내가 설겆이까지 해가면서 배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갖기만했다. 강좌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는 엄마들이었는데, 그녀들의 칼잡는 솜씨를 보니 집에서 밥은 어찌 해먹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내가 채써는걸 보고는 '와~~'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요리책은 초보주부나 요리에 자신이 없는 주부, 아니지.. 주부 뿐만이 아니라 남자,독신자들에게 모두 필요한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앞에서 말했으니 얼마나 내입맛에 잘 맞는 책을 찾느냐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사실 '밥반찬 잘 차리는 책'을 진작에 보고는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해보고 검증까지 할 요량으로 지금까지 서평쓰기를 미뤘는데, 2월이 지나갈때까진 친정에서 저녁을 해결할 요량이라 좀처럼 레시피를 참고할 일이 없어진다. 요걸 실행해보려면 엄마의 부엌에서 내가 쪼물쪼물 해야하는데, 얻어먹는 꿈같은 상황에 일부터 일을 만들 필요가 없어서 ㅋㅋㅋ

 

하지만 정말 반찬걱정 하지 않게 소박하면서도 친근한 메뉴부터 아이들 간식거리에 김치담그기까지~! 정말 폭넓게 요목조목 정리되어 있는 요리책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특히 각종 김치 담그기까지 나와있어서 깜짝!! 사실 올해 나는 아기들이 먹을 김치를 내 손으로 담가보려고 목표를 세워두고 있었으니 말이다~~~ 거기다 일부 요리책에는 구하기도 힘든 재료를 쓰거나, 아니면 가정에서는 흔지 쓰지 않는 재료나 소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 책은 기본적인 양념과 냉장고속에 항상 있는 재료들을 대부분 활용하는 요리라서 그만큼 소박하면서도 가정식에 잘 맞는 책이라고나 할까?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소박하고 손수운 가정식이지만 요리책의 특성상 사진이 좀 맛스럽고 색감있게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눈여겨 본 레시피가 몇가지 있는데, 특별하게 손이 많이 가거나 복잡한 요리는 아니다. 하지만 각자 나름의 이유로 내가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으나 꼭!! 내손으로 해보고 싶은 요리들이라 몇가지 이야기해본다~

 

 

 

 

1. 뚝배기 달걀찜

 

→ 달걀찜은 항상 전자렌지를 이용해서 하고 있는데,

(전자렌지에 달걀찜을 한다면 놀라는 사람들도 있더라~ ㅋㅋ)

이것의 풍미는 뚝배기에 하는 달걀찜을 절대로 따라올 수가 없다.

냄비 태우는게 무서워서 시도해보지 못 했던 뚝배기 달걀찜!

식당에서 먹는 것 처럼 맛있는 버전으로 도전해봐야지.

레시피를 보니 너무나도 쉽다는!!

 



 

 

 

 

2. 김말이 튀김.

 

→ 이런것도 집에서 할 수 있단 말이더냐?!?!?

튀김 음식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집에서 손수 만든 김말이 튀김은 각종 재료가 들어가서
아이의 건강 간식으로 딱 좋을 것 같다.

이것또한 어렵지 않아요~~~♪

 


 

 

 

3. 백김치

 

→ 내가 무진장 좋아하는 낙지볶음 집이 있는데,

그집 산낙지볶음이 정말 맛있기도 하지만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가 완전 매력덩어리다.

사실 난 그 백김치를 먹으러 그 식당에 가곤 하는데,

울 친정엄마는 살면서 백김치를 한번도 안담궈 주신다!

그래서 난 백김치 담그기에 도전!!

난이도 별 3개짜리라뉘~?~? 정녕~?

 

 

 

4. 감자,고구마 샐러드

 

→ 뷔페나 샐러드바에 가면 내가 꼭 담아오는 감자샐러드,고구마샐러드.

뭐 이거 어려운거라고 꼭 특별한 날 특별한 곳에 갔을때만 먹냐는거다. ㅠㅠ

분명 해놓고 나면 우리 딸래미도 좋아하겠구만~

게으름뱅이 엄마를 용서해다오~~

감자와 고구마는 항상 집에 있는 재료이므로 맛나는 간식 맹글어 줄께~

 

 

 

5. 김양념무침

 

→ 너무나 웃긴 이갸기지만 난 이걸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단 상상을 해본적도 없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인데, 요거 하나있으면 밥 한공기를 다 먹는데도 말이다~

난 김양념무침은 항상 반찬가게에서 사먹었돠!!!!

아,, 이게 집에 있는 마른 김으로 해먹을 수 있는 거구나.

난 왜 그동안 그걸 몰랐을까?

이건 내일당장 마른김으로 한번 해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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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 - 흔들림 없는 인생을 위한 틱낫한의 365일 마음 수업
틱낫한 지음, 배인섭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딱히 바쁜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 같지만 매일매일 살아간다는게 전쟁터와 같다는 생각을 종종해보곤 한다. 12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내가 가장 즐겼던 사치와 휴식은 '커피한잔'을 마시는 그 순간. 몇분 걸리지 않는 그 순간이 하룻동안 쌓인 피로를 풀기에 충분할만큼 내게는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화장실 안에서의 시간... 24시간중 14시간 이상은 항상  직장에서 보낼만큼  고된 시간이었는데, 어느날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사무실 유리창 너머로 하늘을 올려봤던게 떠오른다.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란 영화의 제목이 문득 떠오르면서,  '내가 살아오며 하늘을 쳐다봤던게 몇번이나 되었을까?' 생각하니 갑자기 내 생활이 조금은 후회되고 덧없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전업부주가 된지 2년이 넘어가는 지금도 여유있게 하늘을 쳐다본 날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청소를 하며, 저녁을 준비하며 지는 해를 보면서 '노을이 참 예쁘다.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하는 짧은 생각들만 머릿속을 맴돌았을 뿐.

 

물론 문화생활도 꾸준히 하고 여행도 자주 했었지만, 가끔은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후에 더욱 깨달았던 것 같다. 생각을 정리하기도하고 계획을 세워보기도 하고 뒤를 돌아보기도 하고,, 그리고 때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그냥 나인채로 그렇게 보내는 시간들 말이다. 그냥 나 인체로 모두 내려놓는 그런 시간....

 

책을 읽게 되니 종종 명상집이나 명언집들을 보게 되는데, 수년전 틱 낫한 스님의 책을 접했었다. 유치원에 들어가기전부터 교회를 먼저 다녔고 비록 지금은 아니지만 오랜시간 기독교인이었던 나는 어느 특정한 종교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은 없는 사람이기에, 종교를 넘어 좋은 말씀을 전해주고 여러 생각들을 정리해보게끔 해주는 그분의 글이 너무나도 좋았다.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 또한 틱낫한 스님이 전하는 명상집으로, 색색깔의 선명함이 눈에 확 들어오는 멋진 사진들이 한가득 함께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의 짧지만 깊은 글을 읽으면서 생각에 잠기고, 사진을 보며 또 다른 생각과 감상에 잠기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표지 디자인부터 무언가 강렬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졌는데, 어둠속에 피어있는 붉은 꽃 한송이는 내 마음속에 잠재되어있는 욕구, 능력, 미래, 행복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말을 타고 질주하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바람처럼 달려가는 그를 보고 누군가 소리칩니다.

"어디로 달려가시오?"

말을 타고 질주하는 사람이 뒤를 돌아보며 목청껏 대답합니다.

"난 모릅니다. 말에게 물어보세요."

 

어딜 향해 그리 바삐 달려가는지 왜 그리 모질게 재촉하는지 우리는 정말 알지 못합니다.

질주하는 말은 앞으로 내달리며 우리 대신 우리의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질주하는 말의 이름은 '습관의 힘'입니다. 습관의 힘을 느끼고 깨달아야 합니다. 더 이상 그 힘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할 일입니다.

 

스스로를 보살피려면 우선 멈춰 서서 자기 안을 바라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p36-37

 

                    

 

 

마음속 흐르는 감정의 강으로 괴롭지도 기쁘지도 않은 감정이 수없이 스쳐갑니다.

깨어 있음을 수련하면 무미건조한 감정들을 감미롭고 유쾌한 행복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치통을 앓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틀림없이 불쾌하고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 고통을 겪는 사이 우리는 위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통으로 깨달음을 얻습니다.

알고 보니 치통을 앓지 않음은 놀라운 기쁨이 아니던가요?

치통을 앓기 전까지 치통 없음은 너무 시거워 맛볼 수 없는 감정에 불과했습니다.

치통을 앓고 보니 치통 없음은 본래 대단히 감미롭고 유쾌한 감정임을 깨닫습니다.

의미 없이 스쳐가는 감정들은 알고 보면 행복입니다.

 

행복의 감정을 깨닫고 누리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 파묻혀 속절없이 지나는 순간들이 기쁨의 순간으로 바뀌어 갑니다.  p66

 

 

 

 

행복해지고 싶나요?

종종 한 가지 생각을 툭 놓아 버리면 행복이 찾아옵니다.

우리는 자주 생각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연인을 찾기까지는, 집을 갖기까지는, 학위를 따기까지는, 휴가를 떠나기까지는,

행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를 이루기까지는.

그 한가지 생각을 놓아 버리면 아주 자주 아주 빠르게 행복이 그대 곁으로 찾아옵니다.

관념을 놓아 버리면 문이 열립니다. 그 문으로 여러 곳에서 행복이 찾아옵니다.

 

때로 행복에 대한 관념이 행복과 만나는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p102-103

 

 

 

 

숨을 들이쉬며 내가 숨을 쉬고 있음을 압니다. 단순하게 들리지만 단순하지 않은 일입니다.

의식하며 호흡하는 순간 우리는 자유로워집니다. 과거에서 자유롭고, 미래에서 자유롭습니다.

후회와 슬픔을 벗고 분노와 근심을 놓아 버립니다.

숨을 들이쉬는 몇 초는 길지 않으나 그 짧은 시간 호흡에 머무르면,

숨을 들이쉬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호흡에 전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시간 자유를 얻습니다.

수련을 거듭하는 사이 그 시간이 길어집니다.

그만큼 더 길어진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자유는 단 한 번의 호흡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p137

 

 

 

언젠가 친구들과 우르르 모여 요가를 배울때 호흡을 한달가량 배웠던 기억이 있다. 요가 또한 명상의 일부이기에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고, 처음엔 매트에 누워 한시간동안 호흡만 하려니 쏟아지기 일쑤였던 졸음도 어느순간 명상으로 바뀌었던 기억이 있다. 틱낫한 스님의 책에서는 호흡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덕분에 마음을 다해 호흡하는 그 찰나의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자유로운 시간인지를 알게 된다. 이런 깨달음 뒤에도 뒤돌면 잊어버리는 병이 있지만..

 

누구든 인생을 살아가는 내내 행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여기'의 내 모습이.. 소소한 일상과 건강의 무탈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가 불투명하다 투덜거리거나 미리 걱정할 것 없이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하고 지금의 행복을 찾아 누리는 현명한 사람이 되고자 다시한번 다짐한다. 소설도 좋고 자기계발서도 좋고 여행서도 좋지만, 명상집과 명언집은 현대인들에겐 필독서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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