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평가단 10기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신간평가단. 알라딘과 함께하는 신간평가단은 상상한 것보다는 핑크빛이 아니었어요. 미리미리 해두질 못해 마감날짜를 항상 확인해야했고, 또 몇 번은 죄송하단 말씀을 붙여 마감날짜를 미루기도 했습니다. 많이 봐주셔서 다행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만, 죄송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런 마음 때문에 다음 활동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걸거에요. 예, 그렇고말고요. 이번 신간평가단. 저는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책과 내맘대로 베스트퐈이브를 선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먼저 11권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추천하고 싶은 책은요 바로 (두둥!) 이 책이에요.

예술, 상처를 말하다 
심상용 지음 / 시공아트(시공사) / 2011년 12월


이 책을 읽고 쓴 제 글을 

예술가의 상처가 나의 위로가 되는, 아뜩한 순간. 

이걸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책 읽는 내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어요. 저자에게 따지고 싶을 때도 있었죠. 예술가의 감성을 상처로만 이해하는 건 너무 무리수 아닌가요? 하면서요. 네, 책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기보다는 뭔가 따지고 싶은 그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또 궁금한 것도 많았어요. 스캇 펙, 자끄 엘룰... 앗 두 명밖에 생각이 안 나는 이 슬픈 기억력! 어쩌거나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인용할 생각을 하신거에요? 다시 보니 참 이상한 질문이네요. 여쭤보지 않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명 한 명 상처받은 영혼을 만날 때마다, 정말 이 사람들한테 예술이란 게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때가 많았어요. 그리고 저를 돌아보게 되었죠. 나 지금 이렇게 살고 있어도 되는 걸까, 쬐금만 더 예민해지면 나도 내 상처를 못 견디게 될 지도 몰라, 그런다해도 내가 내 상처를 터트릴만한 예술적 감성을 갖고 있기는 한 걸까? 
내, 이번에도 잘 써보려고 했는데, 안 되네요. 제가 정리해서 여러분께 이 책이 어떠어떠하다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책이 좀 어렵고, 인용할 머리는 안 되니, 그저 읽어보시라 책을 내밀 수밖에. 아, 다시 이 책을 떠올리니, 가슴이 갑자기 꽉 막히는 기분입니다. 꼭 다시 읽을 거에요, 저는. 강제로라도 읽으려고 전 이미 함께 책 읽는 분들께 말씀드려놓았습니다. 이 책 읽겠습니다, 하고요. 빨리 읽고 발제문도 써야하는데, 마음은 굴뚝인데 책표지 넘기기는 또 쉽지가 않네요. 내용이 정말 무겁단 말이지요.

휴, 여기서 맺고, 이제는 내맘대로 베스트퐈이브.
대중문화/예술 신간평가단의 선택이라면 선택인 11권의 책(한 권 더 있는데, 안 읽었으니 패스-제가 읽기 싫어서 안 읽은 건 아니니 봐주세요) 중에 읽고나니 더 추천하고 싶은 책 다섯권을 추려봅니다.

























이렇게 다섯 권입니다. 

<나를 세우는 옛 그림>은 제가 추천페이퍼에 넣지 않은 책이었는데, 다른 분들의 추천으로 만나게 된 거에요. 이 책, 몰라봐서 죄송했달까요? 옛 그림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얼마나 찐득하던지! 저도 함께 끈끈이처럼 붙어서 옛 그림 보러 다니시는 길에 동행하게 된 기분이었어요. 또한 그림뿐만 아니라 글과 사람까지 ‘알아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무하: 세기말의 보헤미안> 호오, 일러스트 프로그램이 없는 시대에 어쩌면 이렇게도 정교하고 풍성하게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지! 인간의 힘은 놀랍다? 아뇨, 무하라서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무하의 삶에 대한 진지함, 애국심마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예술한다고 제 멋에 취해 사는 사람도 꽤 있잖아요 왜. 무하의 그림을 다시 전시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같아서 프라하에 당장 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못 가요. 엉엉.

<사람 사는 이야기>, 이 책 벌써 2권이 나왔죠. 만화시장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학습만화와 웹툰만 커졌다고 봐야겠죠. 그렇다고 저 둘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본격 만화 연재물을 만나는 건 오랜만인 것도 같고, 특히나 다큐만화(?라고 불러도 되겠죠?)가 주된 장르여서 더욱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함께 읽고 고민하자구요. 

<공간공감>, 제가 일하는 잡지에 <공간공감>이라는 코너가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엇, 뭔가 뺏긴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 잡지의 공간공감은 도시 일러스트를 싣는 거라서 충분히 단행본을 낼 수 있는데, 중복제목을 피하고 싶으면 <공간공감>을 <공간공감>이라 부를 수 없게될 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 그런 걱정이 없어진 건 아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제목이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건축가는 건축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공간도 본다고 하죠. 그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공감으로 전해지는, 좀 오그라드는 표현이지만, 기분이었습니다.

<그림 그리고 싶은 날> 이 책을 다 읽고 저만의 스케치노트를 샀지만, 아직도 빈공책이에요. 쉽게 그릴 수 없었어요. 하지만 마음만은 풍성해요. 일러스트 munge가 했으니, 그정도의 퀄리티는 못 나와도 나도 할 수 있다, 왜냐, 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으니까! 이런 기분입니다. 


이제 정말 끝낼 시간이 왔네요. 다른 분들보다 보름이나 늦었지만, 이게 다 미련때문이라는 변명도 해볼게요.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기뻤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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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2-05-21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련미련미련.... ㅎㅎ
이제 사라진 예술/대중문화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함께해주신 미쓰지님께 감사드리옵니다.
11기에서도 멋지게 함께 해 BoA요. (아니 이제 언제적 유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