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하느라 두 개를 쌓아올린 상 위에 앉아서..

그러잖아도 작은 눈을 웃음에 묻는 것도 모자라서 손가락으로 일부 가리기까지!

그러지말고 그냥 찍어보자고 해도 스스로 가장 멋진 포즈라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아무리 말려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누군가 브이를 그리며 사진찍는 모습을 따라하는 것일까?

 제일 좋아하는 <토끼네 집으로 놀러오세요>를 열심히 보던 중인데 미련없이 돌아앉아 사진 찍히는 것을 더 즐거워한다.

 새로 장만한 블럭보관함을 타고..

 날마다 두어 번 씩 옷을 직접 골라 갈아입는다.

 다락 계단에서 요염? 다소곳?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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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2007-07-19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조숙녀 따로 없네...다리 오므리고 앉아있는 포즈 좀 봐.ㅎㅎ
 

 아침에 세면실 청소를 마치고 나오는데 발매트에 에어캡으로 가드라인이 둘러쳐져 있다. 곤충이 있는데 엄마가 밟지 말라고 그랬단다. 밖에 내보내려해도 발끝마디에 잔뜩 달린 가시로 황토염색 천 발매트를 꼭 붙들고 있어서 그냥 두었는데, 사슴벌레는 야행성이라더니 정말 하루종일 그 자리에서 몇 센티미터 움직이지 않는다. 집게 턱이 있는 듯 마는 듯 작은 것을 보니 암컷이었다.

 며칠 전 밤에 화단 턱에 좀 작지만 집게 턱이 근사한 사슴벌레 한 마리가 있었는데 아빠가 장난하느라고 팔뚝에 올려놓았더니 너무 간지러워서 싫다고 주장하며 울음을 터뜨렸더랬다. 그러고도 밖에 있는 곤충을 집으로 데리고 오면 안되지만 우리 집에 들어온 곤충은 길러도 되는 것 아니냐고 슬리슬쩍 묻는다.

 어제 너덜이 집 앞터에 풀이 무성해서 장끼 한 마리가 오래 먹이를 찾다 산으로 어슬렁거리며 걸어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급기야 우리도 집에서 꿩을 키우자고 하길래 자연에 사는 동물을 집에 가둬두고 기르면 안된다고 간곡하게 타일렀던 것이 기억났던 모양이다.

 오늘은 유치원에 안 가는 날이어서 가짜 친구들과 가짜 선생님과 가짜 학교에 가서 곤충관찰을 하기로 했다길래 마침 맞춤한 대상인 것 같아 지나가는 말로 관찰해서 그림 한 번 그려보라고 했다. 틀려도 되는 것이냐며 다짐을 두더니 한 쪽에 다리가 3개 씩이어서 다리가 모두 8개라는 둥(ㅋㅋ) 중얼거리며 첫 솜씨치고는 제법 그럴 듯 하게 금방 그려왔다. 

 

아빠가 찢어진 장판을 땜질하려고 한 장 남은 한지장판지를 꺼내다 놓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려서 오려낸 원숭이를 화단에 놓고 찍어보았다.

장난기 어린 표정이 꼭 미니같다.

아빠도 왜 하필 여기다 그림을 그렸냐며 혼자서 투덜투덜하다가 원숭이를 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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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2007-07-19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진 원숭이넹...저거 저렇게 찍은 엄마가 더 멋지다....ㅎㅎ
 

얼마 전부터 아빠가 동네에 일이 있어 나갈 때는 꼭 따라가겠다고 해서 같이 다녀오더니

요즘은 엄마가 없어도 금강산이든 유럽이든 아빠랑 씩씩하게 잘 다녀올 수 있다고 장담을 하고 있다.

오늘도 아빠가 산청에 일이 있어서 다녀오신다는 말을 듣자마자

혼자서 가실거냐고 따지듯 물은 끝에 왕복 3시간 거리를 단 둘이 다녀왔다.

 

동생이 아빠랑 사진찍는 것을 두고보지 못해 냉큼 안겼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라!^^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 그 다음엔 윗도리 마지막으로 바지, 여러번 다락을 오르내린 끝에

엄마의 의견은 묵살하고 직접 코디한 외출복.

- 여기엔 샌들이 어울리겠지? 그런데 엄마, 옷 갈아입느라 다락이 엉망이야.

라는 말을 남기고 들뜬 발걸음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 출발!

 마음은 바쁘지만 사진찍는다고 다소곳하게 기다린다

갈 때는 잠이 들었고, 올 때는 커다란 옥수수를 마치 전리품처럼 들고 의기양양하게 들어왔다.

- 엄마랑 생활한복 사러 갔던 곳 있지? 거기서 이 쪽으로 돌면 바로 장터가 있거든.

   아빠가 산청에 씩씩하게 잘 다녀왔다고 화개장터에서 사주신거야.

설명은 친절하게 했지만 동생과 엄마는 몇 알갱이만 주고 혼자서 그 큰 것을 다 먹었다.

아빠가 점심은  안 사주셨냐고 했더니

- 내가 오금이 아픈데도 튀김을 먹었다! 고기튀김! 아파도 꼭 참고 먹었어.

- 밥은 안 먹고?

- (비난하는 어투로) 밥은 없었어. 아빠가 좋아하는 것을 시키셔서 매운 것만 있었어.

지난 번엔 물에 씻어서 잘 먹길래 어탕국수를 먹었는데 오늘은 안 먹겠다고 해놓고서 그런다고

아빠는 좀 억울해했다.

태민이 낳던 해 겨울, 할머니랑 사촌언니 목욕가는데 딸려보냈다가

집 앞 골목어귀부터 엄마한테 가고 싶다고 하더니 도대체 울음을 그치지 않아

목욕도 대충, 시장도 제대로 못보고 허위허위 집으로 와야했다며 할머니가 혀를 내두르셨다.

그 후로 1년 반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이제 미니는 엄마 품을 슬슬 떠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아이들 크는 것을 보면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걸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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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h2886 2007-07-10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럽도 올 수 있다면 놀러와^^

miony 2007-07-1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고싶어라~!

이모 2007-07-10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수민이 태민이 봄이 알도 다 데리고 한 번 건너와라..시즌 끝나고 저가항공 검색하면 한 80만원이면 온다더라. 이런 티켓 한 번 갈아 타니까 더 나을거야. 12시간 계속 앉아 있는 것보다. 그리고 애들 타면 맨 앞좌석 주니까 공간도 괜찮고..그러면 아빠들 없이도 올 수 있지 않겠어? 불가능인가?

2007-07-19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엊그제 <하>자를 알길래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 칭찬을 했더니 <전하은>할 때 들어있는 글자란다.

미니까지 8명 유치원 친구들 중에 동갑은 하은이 한 명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하은이에게는 약간의 라이벌 의식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하은이는 읽고 쓰기도 하는데 엄마는 왜 아직 나에게 글씨도 안 가르쳤느냐는 뉘앙스를 풍기며

- 엄마, 나한테도 글씨 좀 가르쳐 줘!

라고 외치던 것을 시작으로

어느 날은 우리 집에도 치마가 스무 개도 넘지? 하길래 무슨 말인가 했더니

하은이는 날마다 날마다 치마만 입고 오는데 치마가 스무 개도 넘는다고 하더라나?

자기도 날마다 치마만 입고 가고 싶다고 하더니 요즘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또 친구들이 자기 샌들(분홍색 스포츠 샌들이라 좀 투박하긴 하다.) 밉다고 했다고

분홍색 운동화도 사고 싶고, 장화랑 예쁜 샌들도 사고 싶다고 노래를 해서 사주었더니

햇볕 쨍쨍한 날 꼭 신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친구들이 놀릴 거라고 비오는 날 신으라고 했더니

하은이도 비 안 오는 날 장화신고 왔는데 선생님께서 예쁘다고 <자랑>해주셨다면서 꿋꿋하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며 유치원에 신고 갔다.

아빠가 넌 하은이 따라쟁이냐며 핀잔을 줘도 하은이 따라하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시골미용실에서 좀 이상하게 잘린 머리를 보고 친구들이 남자같다고 놀렸다는데

이쯤 들으니 결석도 자주하고 그래서 왕따 당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살짝 고개를 든다.

 

그리고 하나 더 미니가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엄마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말

- 엄마, 유캔 딱지 줄께. 이것 좀 해줘! 그러면 유캔 딱지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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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h2886 2007-06-1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미니는 집에 책도 많고 귀여운 동생도 있다고 해~^^
 

세 돌 전까지는 피부가 깨끗했는데

요즘 오금에 진물이 나고 벌겋게 헐어서 여간 고생이 아니다.

탕약을 먹고 있지만 쉽사리 완치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쓴 약이지만 약 먹고 나서 간식 먹을 생각에 꿀꺽 잘 마시는데

바르는 약은 아마 많이 쓰라린지 안 바르겠다고 도망치고 끝까지 고집을 피운다.

그래도 그냥 둘 수가 없어서 붙잡아다가 약을 발라주고

양치질 하러 냉큼 욕실에 들어가버렸더니

욕실 문 앞에 와서 또박또박 차분차분 은근한 말투로 하는 말

- 엄마, 엄마가 약 바르기 싫은데 억지로 바르면 좋겠어? 싫겠지?

   나도 그래! 다음에는 억지로 약 바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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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07-06-2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고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