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아는 지식으로는 모든 사람이 부자로 사는 것을 불가능합니다. 누군가 부자가 되면 다른 사람은 가난합니다. 일부는 윈윈win-win전략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예를 들면 리카도Ricardo의 비교 우위설에 의한 교역의 경우가 해당할지 모르지만 이는 빈익빈 부익부를 가져옵니다. 그러면 우리는 철저한 도덕성을 갖고 이웃을 배려하면서 가난을 추구해야 할까?


* 어떤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는 위와 같은 사회 원리가 잘 작동하지만 혼란의 시기 즉 불안정한 때에는 힘의 논리가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IMF 때를 돌이켜 보면 대부분 사람 모두가 중산층으로 알고 지냈습니다. 조금 잘 살아도 중산층, 못 살아도 중산층. 그러나 IMF라는 상황에서 양극화를 가져왔죠.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도 그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지만 하류층 사람들이 피해가 더 두드러집니다. 부자 사람은 잠시 피신을 할 수 있고, 집과 같은 부동산의 손해가 있을지 모르지만 금융 재산도 있고 또 재건에 필요한 산업이 활성화 된다면 그 피해는 금방 만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하류사람들은 이주할 수단도 없고 이주해도 생계 수단이 없습니다. 또 다른 예로 일본 영화 <아무도 모른다.>를 보면 버림받은 4남매 중 가장 먼저 위해를 받는 사람은 막내 유키입니다. 사망하게 되죠.

 이미 모두 아는 이야기이지만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군인이 아니고 어린이와 여성입니다.


* 카트리나 태풍의 피해가 있었던 한 지방의 가정을 상상해 봅니다. 이 집은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이 행복하게 삽니다. 가정의 대소사를 민주적으로 토의와 상의로 해결합니다. 토의할 때는 부모가 자녀들이 아직 어리지만 의견을 존중합니다.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주말에 무엇을 할지 등.

 그런데 태풍 카트리나가 지나가고 나니 상점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밖에는 약탈자들이 이집 저집에서 절도, 강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약탈자들도 태풍으로 인해 놀라고 겁먹고 더욱이 일자리도 없고 상점도 없어 배고프며 집도 무너져 추위와 어두움에 떨고 있던 사람일 것입니다. 이들은 총, 칼, 몽둥이 등으로 무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때의 아버지는 평소의 아버지가 아닙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을 하고 음식도 통제하고 집밖에서 무슨 소리가 나니 아버지는 방으로 들어가라고 소리치며 아버지 혼자 총을 들고 거실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토의도, 아이들에 대한 존중도, 온화함도 없습니다.


* 저는 조금 걱정됩니다. 거대한 위험(전쟁, 기근, 기후 변화, 질병 등)이 닥쳤을 때, 혹시 양극화의 아래 속하지 않을까. 내가, 우리 가족이, 우리 나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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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12-28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곧잘 이런 류의 글을 쓰시지요. 읽을 때마다 아, 그렇구나 하는 걸 느끼곤 합니다.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코마개 2005-12-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사람이 다 부자일 수는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부를 쌓은 사람이 그 축적 과정이 도덕적이고 정당했는가 입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는가의 문제도 있습니다. 일단 부를 축적하면 그 후대부터는 출발점이 다르게 되죠. 그래서 분배의 정의가 강조되는 것이고, 사회부조가 필요하죠.
저는 위난에 처했을때 제가 양극화의 아랫부분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기적 차원에서 라도 항상 공정분배와 나눔을 강조합니다. 가진자는 가진자의 기준에 맞게 없는자는 그 기준에 맞게 사회적 분배에 참여시켜야 하고, 이웃의 가난을 나의 수치로 새겨야 합니다.

무흔 2005-12-28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아버지가 없다면 어머니가 대신하게 되겠죠. 어려운 상황일수록 좋은 지도자
가 필요한 거겠죠? 양극화와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어렵군요. 보통 양극화라는
말을 이런 경우에 쓰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