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우의 기준의 통합

- 보수와 진보

 

<싸가지 없는 진보>를 읽다가 오랫동안 결정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결정하였다. 이 이야기의 서론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서론만 길어지고, 나의 다른 페이퍼에서 이미 언급했다.

 

친숙한 비유(또는 상징)로는 ‘백범 김구, 단재 신채호, 우암 이승만’이겠지만, 내가 선호하는 비유는 남명 조식, 퇴계 이황, 율곡 이이다. 남명은 의義, 퇴계는 인仁. 퇴계는 이상, 율곡은 현실이다. 이 세 사람을 동일 선상에서 비유할 잣대가 마땅하지 않았다. (이 비유는 김규항, 진중권, 강준만으로 사상된다.)

 

좌우를 구분하는 기준 자체가 여러 가지다. 정치적 좌우, 경제적 좌우, 문화적 좌우 등 여러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우의 성향은 (<빈서판>에 의하면) 상당히 연관 linkage를 갖는다. 정치적 우파는 (‘대개’) 경제적 우파 성향을 갖는다. 그 정신기제에 조지 레이코프는 (<도덕의 정치>에서) 아버지 원리와 어머니 원리를 제시했다. 김어준은 ‘경쟁- 욕망’과 ‘연대-염치’로 구분했다. 조너선 하이트는 (<바른 마음>에서) 여섯 가지 정신 기제의 가중치, 낯설음에 대한 태도에서 그 차이를 설명했다. 강준만은 <싸가지 없는 진보>에서 ‘보수는 이익지향적인 반면, 진보는 가치지향적이다’라고 말한다.

 

나의 의문은 이것이었다. 어째서 ‘의(또는 정의), 아버지의 원리’가 ‘이익지향’과 연관을 가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실례로 종교를 생각해보자. 종교의 일반적 성향은 오른쪽인가, 왼쪽인가?

 

나의 판단은 이렇다. 보수주의의 의義는 이익지향을 바탕으로 세워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익지향이 악이라는 전제 하에) 나의 성악설의 방증(또는 바넘 arnum 효과)을 하나를 얻었다. 종교의 변태 metamorphosis도 이해가 된다. 종교의 창시자는 공감-배려-염치-연대-희생이라는 좌파 코드로 가진다. 종교의 후계자는 이상-신성함-근본-공동체 소속감이라는 우파 코드로 변신한다. 그리고 종교 추종자들은 이익지향이라는 코드로 참여를 한다.

 

수학을 좌우기준으로 판단해 보면, 인보다는 의이며, 현실보다는 이상이고, 맥락보다는 객체에 집중하는 우파 성향에, 이익지향이기보다 가치지향의 좌파 성향을 볼 수 있다. ; 내 안에 있는 좌파 성향을 발견함과 동시에 왜 통상적인 우파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되겠다.

 

* 전망

이익지향적인 (즉 어떤 기준에 따르면 보수로 분류되는)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에 관심이 있고, 모든 실제 행동은 이익을 위해서만 행해지지만,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특히 자신보다 강자를 대할 때는 말로써 또는 제한적 행동으로 가치지향적인 것을 표현한다. 이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그런 표리부동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표리부동은 ‘이중개념주의자’와 다르다. 항상 있는 현상이지만 가치와 평가는 괴리되어 있다. 따라서 평가의 결과는 과도하게 진보적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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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5-02-06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법론적인 기준으로 ; 기존 체제를 기준으로 빠른 변화를 원한다면 진보이고, 옛것의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천천히 변하겠다고 하면 보수

페크pek0501 2015-02-06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진보 쪽인지 보수 쪽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떤 면에서 진보, 어떤 면에선 보수인 것 같아서 말이죠.
뭐든 둘로 나눠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명확히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나이 들수록 그걸 느낍니다.

마립간 2015-02-07 08:09   좋아요 1 | URL
저도 동의합니다만, 모든 사람은 이중개념주의자죠. 바라보는 관점도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정치만 놓고 보더라도 양쪽 극단의 순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죠.

그리고 보통의 경우 남자는 남성 호르몬이 약화되면서 왼쪽으로, 여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이 약화되면서 오른쪽으로 기운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예전의 나이 먹은 남자(아버지)와 젊은 여자(딸)의 상징은 많이 와해된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4-28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마립간님의 기준에 따르면 ‘창업‘과 ‘수성‘에 요구되는 덕목은 다른 것 같습니다. 창업에는 ‘진보( 또는 좌파)‘가, 수성에는 ‘보수(또는 우파)‘ 가 요구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나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DNA 구조가 이중나선으로 서로 얽혀있는 것처럼 이러한 덕목(또는 요소)간 조화가 사회나 개체의 유지에는 필요하다는 짧은 생각을 해봅니다.

마립간 2017-04-28 14:40   좋아요 1 | URL
다른 글의 댓글에 남겼지만, 예전에 저는 진보가 보수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진보적? 변화가 개악이거나 수평적 변화의 결과가 많았고 도덕-윤리적 우위의 변화 예는 극히 드뭅니다. (즉 진보 의견대로 변화가 도덕-윤리에 있어 새것의 장점은 가져오지 못하고 단점만 가져오면서 옛것의 장점을 잃어버린 경우 말입니다.)

저의 독서와 경험이 조심스럽고, 소심한 저의 성격을 더 강화시켰죠.

겨울호랑이 2017-04-28 17:10   좋아요 1 | URL
마립간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대부분의 진보주의자들이 이상을 추구하지만, 현실을 도외시 하는 경우가 많아 현실의 벽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를 많이 봐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절망이 이른바 ‘변절‘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또, 진보나 보수의 성향과 관계없이 ‘권력에의 탐욕‘은 인간 공통의 것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