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컨대, 당신에게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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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 뉴 루비코믹스 1570
요네다 코우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4년 8월
평점 :
인 디즈 워즈와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비슷한 시기에 읽었다. 둘 다 유명했지만, 인 디즈 워즈 쪽이 워낙 강렬해서 더 인기가 많아 보였다. 그래도 섬세함과 감성의 부딪힘을 손든다면 압도적으로 요네다 코우다. 이 책은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의 스핀 오프에 해당한다. 사실 이 책을 먼저 읽는 게 순서상으로 맞다. 작가의 설명이 이렇다.
atrer9와 다정한 거짓말은 소용 없다는 모두 이 책에 함께 실려 있다. 시간 순서는 이렇지만 각각 읽는다 해도 큰 상관은 없어 보인다. '간절함' 쪽으로는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이 더 기울지만 사랑이 시작될 때의 그 어찌할 줄 몰라 더 애타하는 심리 묘사는 이번 책이 더 커 보인다.
(앗, 그러고 보니 전작 리뷰를 '구판'에다가 썼네. 개정판을 사놓고는...;;;;;)
그저 아는 사람에 불과할 때는 별명으로 불러도 충분했다. 굳이 그 이름을 새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에 담기는 순간 이름은 중요해진다. 소중해진다.
고백에는 언제나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핑계가 생긴다. 어떡해서든 건수를 만들게 된다.
'농담'을 가장해서 진심을 건네본다. 상대는 당연히 알아차리지 못하고 흘려보낸다.
이 순간을 놓치면 다시는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무리수를 둔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 내뱉았지만, 금세 다시 후회하고 만다. 친구로라도 남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하지만 평생 친구로 남을 자신도 없다. 가까이 있되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걸 지켜보는 것마저도 감수해야 한다.
그 모든 걸 감당하기엔 심장이 너무 아프다.
섬광 같은 깨달음이 스쳐지나갔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상대방의 진심이 뒤늦게 보인다.
평범했던 문자 안부 한마디가 사실은 마음을 담았음을,
방금 왔다고 거짓말 했지만 오래오래 기다려 왔음을,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모든 순간순간에 이 사람의 마음이 있었다.
당혹스러움과 미안함, 그리고 일말의 벅찬 감정이 다 함께 몰려든다.
책 속 표지도 참 아므에 든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컷이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인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내가 얼마나 불편한지, 얼마만큼 서운했는지 알 길이 없다.
모두가 자기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말하고, 전달하고, 이해시키고, 또 인정할 때 관계는 더 깊어진다.
이유 있는 거짓말을 해야 했던 것도, 거짓말할 걸 알면서 물었던 모든 것도 다 납득하게 된다.
왼쪽이 원래 표지, 오른쪽이 확정 표지다.
음, 개인적으로는 왼쪽이 더 마음에 든다. 좀 더 속도감이 느껴지고 '쌍방'의 감정으로 읽혀진다.
제목은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이 더 좋았지만, 아무튼 이 책도 참 좋다.
이걸 읽고 나니 '부디...'를 한번 더 읽고 싶어졌는데 어디 있는지 안 보인다..... 음, 누구 빌려줬던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