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6년의 개봉일이 11월 29일로 잡혔다. 대선 직전에 이 영화를 올려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각오는 각별했다. 우리가 어떤 선거를 치러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도 될 수 있지만, 정권교체에 실패라도 한다면 이 영화를 올릴 수 없다는 두려움 속에서 개봉일이 정해졌다. 이 영화를 응원하며, 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오늘 시청 광장에 모인다. 비록 날이 흐리고 어쩌면 비가 올지도 모르지만, 뜨거운 가슴으로 참여하련다. 이승환이 출연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일부러 강조해둔다. 다행히도 시험 기간이어서 끝나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겐 행운이다.
노래 첫 소절을 듣자마자 벌써 울컥 치미는 게 있다. 탁월한 선곡이다. 울지 말라고 해도 울 수밖에 없다.
포스터도 와락 눈물이 나게 한다. 처음 캐스팅이 누구였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구였든, 한혜진의 26년이 기대된다. 남자 주인공은 류승범에서 진구로 바뀌었다. 류승범의 얼굴이라면 확실한 각인이 되겠지만, 진구도 못지 않을 거라고 기대해 본다.
이 영화의 1호 투자자가 되어 마중물 역할을 한 이승환은 뮤직비디오 제작에도 참여했다. 사용된 곡은 2003년에 발표한 '꽃'이다. 약간의 편곡을 거쳐서 출연 배우들과 이승환 음악 동료들이 함께 모여서 떼창을 했다.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니 또 가슴이 울컥, 여러모로 울렁울렁 왈랑왈랑거린다.
26년 뮤직비디오 '꽃'
곡명 : 꽃 / 작사, 작곡 : 이규호 (윤상) 내 오랜 낡은 수첩 빛 바래진 종이 위에 (이석훈) 분홍 글씨 그대 이름 내게 남아선 안 되는 (정지찬) 그 뒷모습 따라가 보는 엄마 잃은 아이처럼 (김형중) 그대 손을 놓쳐 버린 그 거리를 나 기억 못하네 (요조) 많은 시간이 흘러서 우리 살아가는 작은 세상 몇 바퀴를 돌아 (이규호) 그대가 내 삶의 시작이었다는 뒤늦은 고백도 갈 곳이 없네 (임슬옹) 어쩌면 어김없이 지나는 가을 그 긴 옷자락 (윤도현) 가려지는 슬픈 얼굴 서로 서로 비밀이 되가네 (호란) 혹시 시간이 지쳐서 우리 살아가는 동안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김종서) 그대가 내 삶의 끝이 돼 주기를 바라는 내 사랑 보여주겠네 (이승환) 먼 옛날 눈물로 지새던 밤 그대 기억도 못할 약속 가슴에 남아 (합창) 혹시 시간이 흘러도 우리 살아있는 동안 다신 볼 수 없다 해도 그대의 태양이 다 지고 없을 때 말없이 찾아가 꽃이 되겠네 (이승환) 내 사랑 영원히 잠드는 잔디 위에 꽃이 되겠네
원곡 뮤비는 이렇다. '반전'을 소재로 한 뮤비인데 박신혜가 주인공이다. 저 노래 처음 나왔을 때 벅찼던 감동이 되살아난다.
내일 시청에서 또 다른 의미의 뜨거운 감동을 다시 맛보고 오리라. 현재 네이버 영화에서 평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니 버럭이다. 이런 데에 동원되는 알바들의 초라한 영혼에 한숨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