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오늘 한여름처럼 무더웠지만, 그래도 나에겐 아직 봄이다.

연두색 잎파리들이 바람에 살랑대며 빛나면 봄앓이로 마음이 들쑥날쑥 찌릿하다. 그래서 아직 봄인 것이 좋으면서도 어서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싶다. 올해는 좀 더 심한 것 같다. 젊음과 청춘과 반짝거림에 대한 미련따윈 없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던건가. 많이 아프고 많이 뒤돌아 보고 있다. 요즘......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그냥 어디론가 훌쩍 가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다가도 갑자기 찾아오는 쓸쓸함에 또 누군가를 찾게 된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요동치니 일이 손에 잡힐리 없다.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TV를 봐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눠도 마음이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한다. '연두색'이라고만 표현하기엔 너무 미안한 봄빛 아래서 하루 종일을 보내고 싶은 강렬한 소망과, 너무나 모범생처럼만 살고 있는 생활에서의 일탈 욕구!

 

그런 나의 마음을 누군가 살짝 엿보았는지 뜬금없이 <건축학 개론>을 보러 가자 문자를 했다.

 

 

 

 

 

 

 

 

 

 

 

 

 

 

 

 

 

 

 

 

 

 

 

 

 

이 영화는 보고 싶으면서도 보고 싶지 않았던. 그래서 그냥 지나가기만 바랬던 영화 중 하나.

첫사랑이 생각날 것 같아서....때문이 아니라 추억할 첫사랑이 없어서. 아니면 추억하고 싶지 않은 첫사랑 때문에...이게 웃긴 이유다. 그게 날 더 쓸쓸하게 할 것 같아서 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 잔잔한 영화에도 극장 여기저기서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모두들 첫사랑을 추억하나보다. 난 보면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건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여기저기서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억의 습작>이 배경음악으로 쓰이고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그러니까, 영화든 드라마든 스포를 알면 안되는거야. 이렇게 감동적인데.

 

김동률이야 워낙 좋아했었는데 큰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기억의 습작>을 듣고 있노라니, 첫사랑이 생각날까 두려워 했던 내 자신이 우스웠다. 더 큰게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20대를 통틀은 내 젊음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그리고 또 한편으론 90년대가 벌써 그리워하고 추억해야 할 과거가 되었나 싶은 짙은 아쉬움. 내 20대는 온전히 90년대와 함께 했었고 그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인 것 같은데 말이다. 내 나이는 생각하지 않고 세월이 그렇게 가버렸다는게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앞만 보고 살아온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청춘이란 고작 내 감정의 틀 안에서만 살아있는 부유물이었던 것처럼, 조각조각 파편처럼 나를 찌를 뿐, 내가 살았던 그 시절을 나에게 가져다 주진 못했다. 그래서 기억하고 싶어도 내 감정 이외의 것들은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기억나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던 걸까.

 

그래서 마음이 아련했다. 대학생 서연과 승민이 그려내는 첫사랑의 모습은 -의도하지 않은 순수한 끌림과 엇갈림- 일부러 더 가까이도 더 멀리도 가지 않는 그 모습에서 내 20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알면서도 더 다가가지 않고 잘 모르면서 먼저 나아갔던, 그렇게 삐걱대고 어긋나니 '첫' 사랑이라 부르겠지만, 그래서 돌아보면 아름답기보다는 마음 아픈......

 

 

누구는 이 영화가 남자들을 위한 영화라 한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순진하고 어쩔 줄 몰라 쩔쩔매던 승민이는 어느새 담배 꼬나물고 거침없이 세상에 적응해 가는 평범한 일상의 남자가 되었다. 이 땅의 3~40대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현재의 자신의 모습과 추억하는 첫사랑 자신의 모습이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싶다. 정글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버리고 숨겨야만 했던 순수하고 여렸던 자신의 모습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발견하게 될지도...여자인 난 승민이의 그 순수한 모습을 다시 보길 바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서연 앞에서 쩔쩔매던 승민은 온데간데 없을지 몰라도 승민의 그 마음은 30대의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첫사랑이었던 여자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은 그 마음, 그때는 아무것도 없어서 해 줄 수 없었던 것을 지금은 해 줄 수 있기에 끝까지 해보려 하는 마음.

 

첫사랑이었던 서연은 첫사랑이었던 승민이 지어준 집에서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가게 될까? 난 그게 두고두고 궁금하다. 결국 그들은 다시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 이루어지면 그건 첫사랑이 아니라 현실이 될테니 그들의 결말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그 집을 매개로 끊임없이 교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햇빛을 온전히 받고 바다를 품에 안고 있는 그 아름다운 집에서, 그저 몸이 불편하신 노부를 모시고 동네 아이들 피아노를 가르치며 살아갈 서연이는, 과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로 주고 받은 첫사랑의 기억으로 인해 그들은 오히려 그 기억에서 벗어날 것 같고, 그들의 일상은 참으로 순리대로 평온하게 흘러가니 난 앞으로 그들이 맞이할 그들의 삶이 궁금하다. 왜냐하면, 나도 현재 나의 삶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기억과 추억 속에서 이젠 빠져나와 나도 내 삶을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자꾸 누군가를 찾는 것도,

현실이 아니라 허구에서 내 모습을 찾으려는 것도,

사랑하고 싶어하지 않으면서 사랑받고 싶어하는 것도,

이젠 다 추억 속에 묻어두고 나도 내 삶을 살아야지.

조금 지나면 괜찮을거야.

이 봄빛이 지나고 나면 분명 괜찮을거야...

 

 



 
 
2012-05-07 00:58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7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이진 2012-05-07 00:59   댓글달기 | URL
현맘님, 안녕하세요~
아이님 서재에서 많이 뵜는데 서재 찾아오기는 처음인거 같아요 ㅎㅎㅎ
<건축학개론>의 포스터가 참으로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게 좋아요.
이제훈이 참말로 잘생겼네요.
크, 부러워라 ㅎㅎㅎㅎㅎㅎㅎㅎ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5-07 14:48   URL
아..이런!!! 소이진님과 드디어 인사를 하게 되었군요!
전 소이진님 서재에 가끔 놀러가 글도 읽었어요. 공부하는 학생이시라는 것 정도 알아요.
아...남쪽 지방에 사신다는 것도. 거기는 어딜까요?
재작년에 남해지방에 여행 간 적이 있어요. 정말 아름답던데요. 여행객의 시선과 거주자의 시선은 다르겠지만요. 그래도 전 바닷가에선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습한 공기는 어쩐지..^^''

글을 참 잘 쓰시는 것 같아요. 남다른 감성을 지니고 계신 것 같고.
제 학창시절에 이런 서재가 있었다면 아마 열심이었을 것 같은데, 그땐 그저 책 한 권 사보는게 문학소녀의 유일한 취미였죠.ㅎㅎ
자주 뵈요. 어리지만 멋진 서재 친구이실 것 같은데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프레이야 2012-05-07 17:07   댓글달기 | URL
사랑은 내 기억에 내 마음에 집을 한 채 짓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집은 허물고 지을 수 있지만 기억은 허물어지지 않을까요? 아주 많은 세월이 흘러도요?
현맘님 글 반가워요.^^

2012-05-07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10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2-05-08 00:24   댓글달기 | URL
현맘님, 저는 오빠의 마지노선이 현빈이잖아요? 이제 김무열도 있는데. 근데 요즘은 이제훈이 좋은데.. 저는 기본적으로 연하는 싫어요. 궁금증1. 이 영화는 네 명이 동등한 분량으로 반반씩 나오나요? 정말 감성을 건드리는 영화 같아요. 극장에 갇히는 게 너무 싫어서 요즘은 극장에 가기 싫어요ㅠㅠ 글도 좋고, 마음도 이쁘고, 캬~ 현맘님 성격 고스란히 드러나는 참한 리뷰예요^^

궁금증2. 때마침 딱 데이트 신청하신 저 분은 누구일까요. 고마워라. 현맘님 페이퍼도 볼 수 있게 해주시고^^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5-08 00:34   URL
오빠의 마지노선이 현빈..ㅋㅋㅋㅋ 저는 동생의 마지노선인데..
이제훈은 더 어려요? 흐억~그렇구나....저도 기본적으로 연하는 별루. 물론 TV에 나오는 반짝반짝하는 남자 배우들은 캐릭터 때문에 좋아하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그들은 정말 코 흘리는 아가들 같아서리.

궁금증에 대한 답변 1 : 글쎄요. 거의 반반씩 나오는 것 같아요. 과거 수지랑 이제훈이랑 회상씬이 엄태웅이랑 한가인 나오는 중간중간에 거의 반 이상 나오니까요. 오히려 과거가 더 나오는 느낌? 아마도..
저도 극장에 갇히는게 싫은데, 그 스피커 안 좋은 우리 동네 영화관에서도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답변2 : 그 분은 안지 얼마 안되는 동료이자 친구예요. 알고보니 나이도 같고 고향도 같고 아이들 나이까지 같은...짧은 시간에 속깊은 얘기까지 하게 된 특이한 친구예요. 아직 말도 놓지 않은 따끈따끈한 친구랍니다..ㅎㅎㅎ 말 놓을까요? 했다가, 다시 존댓말 하고 있어요. 근데 전 그게 더 좋더라구요~ㅎ

마녀고양이 2012-05-08 00:33   댓글달기 | URL
제가요, 상담을 받다가
20대 때의 나 자신이 불쌍하다고 펑펑 울었잖아요..... 아하하.

아무래도, 저는 제 자신과도 부모님과도 내면의 화해를 한거 같아요.
요즘 마음 편한거 보니, 거기다 20대의 내가 불쌍하다고 인정도 하고 말이죠.
영화.......... 보.고.싶.다. 흑흑.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5-08 00:37   URL
마고님~~~~~~~우리 오랜만이예요^^ 흠..제가 오랜만인가요?ㅎㅎ
잘 지내셨어요?
화해라니....정말 멋진걸요!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우리 모두 힘들어 하는게 아닐까 싶은데.
마음 편하시다니 다행이예요. 근데 많이 바쁘세요?

날이 따뜻해지니 작년에 마고님하고 다이어트 내기한게 자꾸 생각나요..ㅋㅋㅋ
전 다시 원상복귀했거든요.ㅋㅋㅋ 다시 살을 빼볼까 하고 있는데 작년에 힘들었던거 생각나서 망설이고 있어요. 에이. 살 좀 찌면 어때요 그죠?ㅎㅎ

감은빛 2012-05-08 13:59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찾았습니다. 현맘님! ^^
저도 이 영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누군가 제게도 이 영화 꼭 보라고 권한 사람이 있었는데,
애들 키우느라 영화관에 못 가본지 얼마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아마 나중에 티비나 컴퓨터로 보게 될지도 모르지요.

저는 추억해야 할 옛사랑이 너무 많아서,
어쩌면 혼란스러울지도 모르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5-08 23:24   URL
아~감은빛님! 반가워요^^ 잊지 않고 들러주셔서 감사해요.
애들이 어렸을 땐 진짜 영화관이 문제가 아니라 TV도 잘 못보죠 뭐. 서서 밥 먹기 일쑤고, 잠도 잘 못자고...그 시절을 그렇게 보내고 나면 이렇게 나이가 들어 버려 아쉽긴 하지만. 다 어떻게 그렇게 겪어냈나 몰라요.
가정적이시니까 감은빛님은 아마 더 바쁘실 것 같네요.

그런데 추억해야 할 옛사랑이 많다니..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첫'사랑은 있으실테니 다른건 제쳐두시고 첫사랑에 집중해 보세요..ㅎㅎ
 

나는 책을 고를 때 절대 '한 눈에 반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음...아니었다. 물론 책 제목을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맞지만, 항상 목차를 보거나 그 내용이 뭔지 파악한 후에야 손에 드는 편이다......음...편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난 '한 눈에 반하는' 책 몇 권을 만났다. 평소의 나 답지 않게 목차도 보지 않았고, 내용도 전혀 몰랐고,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작가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순전히 '책의 제목'만 보고 말이다. 그것도 제목을 보고 반하여 '읽고 싶다' 라는 욕구가 생긴 것이 아니라 '갖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긴 건, 나란 사람에겐 참 생소한 경험이다.

 

그러니까...나이가 들어가서 변하고 있는건지, 봄이 다가와서 변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느낌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20대 때에도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한 눈에 보아도 매력적인 누군가를 만났을 때도, 난 운명적인 느낌이란 없는거다. 라고 단정짓고는 그저 인상이 좋았던 누군가로 기억할 뿐이었다. 뭐든 첫 눈엔 알 수 없는 법이다. 오래 겪어봐야 진짜다. 오히려 어렸을 때엔 그렇게 진중하게 고르고 가리고 외면했었는데 말이다. 바뀌고 있는건진 알 수 없지만, 조금씩 낯설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있는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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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아마 이 책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가끔 연애하는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대상에게 흔히 하던 말들 중 하나가 바로 '아프지 마라'였던게 생각났다. '사랑한다'는 말 보다 더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말. 잘 생긴 남자 주인공이 예쁜 여자 주인공에게 무심한 듯 툭 던지던 그 한마디에 아마 나도 설레였지 않았나 싶다. 그건 그랬던 것 같다. 오랜 친구가 건네는 '보고 싶었어'란 말보다 '아프진 않니?'란 말이 더 좋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난 참 건강한 체질이라는거다. 벌써 몇 년째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잘 지내고 있다. 힘 쓰는 일도 잘 하고 잘 아프지도 않는 건강 체질. 심지어는 많이 아파도 얼굴에 티가 잘 안나는 손해 보는 스타일이라 가끔 야속할 때도 있을만큼. 아...그래서 섭섭할 때가 있었다. 난 정말 많이 아픈데, 열도 나고 목도 아프고 몸도 쑤시고 일어날 수 없을 만큼 아픈데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는 때, 괜히 스스로 아프다 아프다 말 하기 싫었던 그 날. 누구에게도 아프니? 괜찮은거니? 라는 말을 듣지 못했던 기억들이 난다. 엄살 피우기도 싫고 아쉬운 소리도 하기 싫은 성격이면서도 참 못되게 누군가는 알아서 챙겨주길, 알아서 알아주길 바라는 못된 마음. 그게 시작이었나...여하튼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한 마디에 마음이 저릿해졌다. 당신이 물어 주는 '어디 아픈데 없니?'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내가 느꼈던 바로 그 느낌이었을거야......

 

이 책이 여행 에세이란건 이 책을 얻고 나서도 한참 기다리다 펼쳐 보고야 알았다. 이런 책은 목차 부분을 일부러 넘겨 버리고 무작정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것이 훨씬 더 제목의 느낌을 잘 전달하는 것 같아서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물어보는 당신 같은 에세이. 아프지만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기운을 전해 주는 신비로운 도시의 감성. 읽어내려 가며 내가 느낀 그 느낌을 그대로 얻기는 힘들었지만 시인의 감성으로 엮인 문장들이 위로를 주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나에게 가장 큰 위로를 주는 건 역시 제목. 책꽂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약간 덜 집어 넣은 상태로, 스쳐 지나가다가도 가장 눈에 잘 띄일 수 있게 꽂아 놓았다. 아픈 날, 혹은 아프지 않지만 쓸쓸한 날, 분명 나에게 위로가 되어줄 것이므로...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그리고 두 번째로 꽂혔던 제목.

이건 내가 자주 하던 말이었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 '아무도 필요치 않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참으로 내 마음이 그랬으니까 정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제목이 나에게 콕 박히고 나서는 조금은 혼란스럽다.

 

소설인 줄 알았는데 거짓말처럼 쓸쓸한 사진이 잔뜩 있는 여행 에세이였다. 이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작가를 만나 그의 여행에 잠시 동참하는 기분. 그는 이 여행을 <누군가를 그리워 하기 위해 떠난 여행>이라고 했다. 철저하게 고독하고 자유롭게 혼자 떠난 여행에서 그는 무수히 많은 이들을 그리워한다. 스스로 떠난 사람이 남겨진 사람들을 그리워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서성이며 떠도는 그의 흔적들을 보고 있노라니 정체모를 그리움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리움이란 감정 앞에선 낯선 이다.

 

그만큼 지나간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살았다. 과거에 대한 기억은 치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하지 못했다. 끊어내려고 의도한건 아닌데 그렇게 잊고 살았다. 중학교 동창을 만났을 때, 그녀가 나와 친했던 사이인지 아닌지조차 기억해 내지 못할 정도다. 가끔 병적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그리워하지 않고 살았다. 바빴다고, 여유가 없었다고 말하기에 난 너무 차갑다.

 

거짓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덮으며. 그토록 그리워했다 믿었던 선생님과의 영원한 이별 앞에서 한동안 참으로 괴로워하며 나에게 그리움이란 허상이며 거짓일 뿐이었다고 자책했던 그 시간이 자꾸 아프게 기억된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얼마나 공허하게 헛도는 말인가. 그리워할 뿐 사랑하지도 보듬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한다면 그건 거짓말이 아닌가. 내 그리움은 어느 시간에도 전달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감정의 찌끄러기일 뿐 아닌가. 차라리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기나긴 하루>

 

쓸쓸했던 날 한 눈에 들어 왔던 제목은 또 있었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하루 중 날 가장 감성적이게 하는 때는 해 질 무렵. 굳이 석양이 비치지 않더라도 막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할 무렵.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가로등 불이 일제히 탁! 하고 들어오는 바로 그 시간.

도서관에 꽂혀 있던 이 책의 제목에 눈이 가 메모를 해 놓고도, 한참을 되뇌이기만 하고 손에 넣지 못하고 지나쳤었는데 참으로 신기한 곳에서 이 제목을 다시 만났다.

 

 

 

<기나긴 하루>도 역시나 제목 때문에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아침부터 아이들 픽업에 아침밥 준비에 수업 준비와 강의, 또 시작되는 픽업에 하루가 정신없었던 어느 날이었는데 그렇게 하루가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어, 하루가 이렇게 가버리네' 했을 만한 날이었음에도. 참으로 길고 길게만 느껴졌던 그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에 만난 제목.

게다가 박완서님의 책이라니 하며 당장 손에 들었는데 글쎄 이 책 속 에서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를 만나고 말았다. 그 때의 내 느낌이란...이것이 박완서님의 단편이란 걸 알게 된 것이 놀라웠다기 보다는 참으로 마음에 콕 박혀 되뇌였던 제목이 낯선 곳에서 발견된 그 놀라움이 더 컸다.

 

 

<기나긴 하루>를 보내고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처럼 이 두 이야기는 인생을 참으로 고단하게 산 주인공들의 회한의 독백같은 이야기들이다. 어찌보면 이제 막 40년을 산 내가 감히 입에 담을 만한 문장은 아닐지도 모른다.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의 그 느낌보다 훨씬 더 묵중한 인생의 이야기들이니까. <기나긴 하루>앞에는 <갱년기>가 붙어 있다. 인생이 황혼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그녀의 길고 긴 하루가, 참으로 고단한 하루가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다.

 

나의 기나긴 하루는 어떻게 마감하게 될까. 내 인생의 석양 빛을 등지고 서서 나는 과연 어떤 그림자를 보게 될까. 기나긴 하루들이 모여 만든 그림자는 어떤 모양일까. 어떤 모양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까. 살짝 두렵다. 이렇게 긴 한숨으로 겨우 살아내는 하루가 모여 모래처럼 바스라지지는 않을까 싶어서다. 기나긴 하루들을 꾹꾹 눌러 담아 단단한 그림자로 서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할까봐. 하루하루 내 깊은 한숨에 하루를 날려 보내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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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약간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한 눈에 반한다'는 것이 내가 생각해 온 만큼 의미 없지는 않다는 걸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험이 이성에게 꽂히면 안되겠지만~무언가에 반한다는 것이 주는 새롭고 낯선 느낌이 나쁘지는 않다. 뭐든 논리적으로 따지고 경험해 보지 않은 것엔 손도 대지 않던 내가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해 가고 있다. 아직 꽃은 필 생각도 하지 않지만 '한 눈에 반하고'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나에게 봄과 같다. 긴 하루를 사는 내가 과연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아이리시스 2012-04-08 03:07   댓글달기 | URL
현맘님현맘님. 이제 자려고 해요. 자기 전 언뜻 들어왔다가 이거 보고 댓글 써요.
와..좋다.. 이 페이퍼.. 사실은 에세이 많이 읽고픈데 다 사긴 좀 그렇고 저는 도서관을 들락거릴만큼 부지런하지도 않아서 접하기 어려운 책들이에요. 다.. 정말 한눈에 반할 만한 책들 같아요. 제목도 이쁘고 표지도 이쁘고..

주말 잘 보내고 계시죠? 간만에 노트북을 새로 사서(아부지꺼) 새로운 윈도에 적응하려니 어렵네요. 이것저것 아빠 필요하신 거 깔고 지지고 볶고 하다가 이제 자러가요.. 굿나잇, 현맘님 ^______________^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4-09 09:21   URL
제목이 좀 좋다 싶으면 거의가 에세이더라구요..ㅎㅎㅎ 게다가 여행 에세이.
요새 여행 에세이들이 좋아졌어요. 저 책들 때문에요. 낯선 곳을 여행하는 이의 시선으로 동참한다는것도 꽤 괜찮은 일이더라구요.

주말 잘 보냈어요?
새 노트북에서 서재 들어오면 기분 좋겠다! 그죠?ㅎㅎㅎ 요샌 워낙 속도도 빠르고 디자인도 이뻐서요.
전 기계 욕심이 있는데 컴퓨터도 그 중 하나예요. 집에 남편꺼랑 내 꺼랑 옛날 부터 쓰던 노트북까지 다 합하면 한 대 여섯대 되요. 물론 오래되었지만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지만요. 하는 일 때문에도 그런 것 같은데 컴퓨터나 노트북을 좋아해요.^^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예요. 여전히 바쁘지만 여기도 이제 막 싹이 돋아나고 있어서 좀 기분이 나아졌어요~즐거운 한 주 보내요^^

프레이야 2012-04-08 21:37   댓글달기 | URL
현맘님, 이 페이퍼 너무 좋아요.
긴 하루를 사는 우리, 그 하루 중 봄시간대, 요즘 여긴 벚꽃이 한창 피어 마음에 등불을 졸망졸망 달아주네요.
곧 가더라도 지금 한껏 느껴보려구요.^^
감기 안 걸리셨다니 다행이에요. 전 목감기 단단히 걸렸네요.ㅠ
김선우의 저 에세이가 여행에세이인 줄 몰랐어요. 제목부터 위안이 되네요.
현맘님도 설레는 봄 즐기시기에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4-09 09:22   URL
벚꽃이 피었다구요? 와...진짜 부럽네요.
이 동네는 벚꽃은 커녕 이제 겨우 싹들이 보일랑 말랑 하네요^^
나이가 들었는지 어서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감기 걸리셨구나. 요새 감기가 영 낫질 않다고 하던데요. 잘 쉬시는 수 밖에....얼른 나으시길 바래요!
어디 아픈데 없냐고 물어봤을 때 아픈데 없다고...괜찮다고 대답하는게 더 좋잖아요!ㅎㅎ

마녀고양이 2012-04-10 12:20   댓글달기 | URL
'한눈에 반하다'.. 너무 설레는 문구 아녜요? ^^

한눈에 반할 수 있는 능력은 두가지 중의 하나일거 같아요, 물론 두가지 모두일 수도 있구요, 완전 다른 것도 있을 수 있지만 말이죠... 제 가설은 이거예요. 첫째,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점점 알게 되어 가는 것 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게 된 것, 두째, 내게 현재 비어있는 부분 채워야할 부분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몹시 필요함을 본능이나 감정이 이성보다 먼저 알아챈 것.... 어때요, 제 가설? 히힛.

저 아무래도 심리학자할까봐요.... (근데 이 문장은 어디서 띄어쓰기를 해야하는게 맞죠?)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4-23 09:22   URL
이런...댓글이 너무 늦었어요. 분명히 달았다고 생각했는데 몇 일 서재 둘러보는걸 잊고 있다가 와 보니 이렇게 썰렁할 수가....
잘 지내시죠? 전 바빠요. 그냥 일도 많고 왔다갔다 길에서 버리는 시간도 많고..
마고님도 그러신가요? 요새 알라딘이 시끄러운 것 같은데 뭐가 뭔지 둘러 볼 여유도 없네요.
벚꽃은 져 가고 봄도 오락가락하고...좀 그래요 요새 그죠?
 
모르는 여인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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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들이라면 나 같은 사람도 - 여기서 '나'같은 사람이란 '소설'을 잘 못 읽는 사람이란 뜻이다- 읽을 만 하겠다 싶었다. 차 안에서 읽어도, 집 거실에 앉아 읽어도, 침대에 누워 자기 전에 읽어도 어디에서나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난 내 삶이 소설인데 남의 이야기 따위 읽고 싶지 않다고 은연중에 '다른 이의 이야기들'을 거부했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사회 현실을 고발한다거나 우리의 내면을 돌아본다거나 하는 명목 하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까발려지고 드러내지고 심지어는 과장되어지고 부풀려지는 지금 같은 시대엔 더더욱. 영화를 잘 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난 내 삶의 이야기가 풀어내는 이면의 의미 따위에 집중하느라 '다른 이야기'에 귀 기울일 여력이 없었던 것 같다.

 

조금 여유있어졌나 싶었졌던 때가 있었다. 그 때 난 소설을 읽을 때가 되었구나 싶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꼭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난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궁지에 몰린 사람이라는 의식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 그건 객관적으론 맞지 않는 말이다. 가족 모두 건강하며 평안하고 딱히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없는 현 상태에서도 난 항상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과거 어느 시점에 머물러 있는건 아닐까, 과도한 집착으로 인한 피해망상인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오지도 않을 미래에 대한 불안증 같은 것인가 싶기도 하고......확실한 건 여전히 난 여유가 없다는 거다. 내면적으로 외면적으로 모두 다.

 

신경숙의 <모르는 여인들>은 그렇게 돌아볼 여력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겐 딱 좋은 이야기들이다. 딱 좋은 이야기일 뿐 아니라 덩달아 위로 받을 수 있을 만한 이야기들이다. 물론 이 곳에도 어김없이 상처입고 소외되고 세상의 끝에 몰려 나뒹굴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것도 모양과 색도 다른 일곱 가지의 이야기들을 안고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봤을 때, 내가 읽어야 할 책은 아닐 것이라 밀어냈었다.

 

 

<극단적인 고립>, <우울하고 고독한 시대>, <지독한 세속적 일상>....

 

한 번 흝는 리뷰들 속에 등장하는 이 낱말들은 여타 다른 단편 소설들과 다를 바 없을 거라는 선입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 단어들은 내 삶에도 등장하는 것들이다. 하나 새로울 것들이 없다. 오래 사귄 연인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은 후 말을 잃은 여자나, 동경하던 이가 정신지체가 되어 버린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바쁜 누군가나, 희대의 살인마에게 가족 모두를 처참하게 잃고 나락을 빠진 어떤 이나, 교통사고로 고립되어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한 남자나, 명확하지 않은 이별의 순간을 오랜동안 마음에 품은 어떤 이들이나, 가장 가까운 아내의 암 소식으로 인해 괴로워 하는 그 남자나....그들은 내 모습이기도 하고 주변의 흔한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이 내게 뻔한 자극과 충격을 주는 대신 은근한 울림과 위로를 준건, 작가가 이런 비극이나 삶의 과정에 집중하고 있지 않아서인 것 같다. 너무나 일상적인 것처럼 덤덤하고 간결하게 묘사하는 그 흐름이 내 거부감을 없애 주었다. 그래서 삶의 모습과 겪은 일상은 다르지만 결국 그 안에서 그네들이 느끼고 있는 모순과 답답함과 절망은 내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했다. 무겁지만 무겁기를 거부하고, 절망적이지만 겉으론 평온하기를 애쓰는......신경숙 작가가 구사하는 언어들은 구차하고 지리하게 나열하고 묘사하는 대신, 짧은 언어로 그들의 말과 마음과 분위기를 대신하고 있는 듯 하다. 7편의 단편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침묵함으로 자신의 고통을 대신한다. 뱉어내고 질러 버리고 고함치는 대신 그들은 조용히 감내하며 돌아보며 자연스럽게 털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상처 입은 사람은 또 다른 상처 입은 사람을 위로해 줄 수 있다고 하던가...이곳에서 주인공들은 또 다른 '나', 또 다른 소외된 존재들에게 위로를 얻고 치유받는다. '치유'와 '회복'과 '구원'의 과정이 녹아져 있다는게 참 좋았다. 사실은 참으로 얼토당토 않을지 모르는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장치들이지만, 주인공들은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도 아닌, 그러니까 어쩌면 일어날 지도 모를 그런 기적과 같은 일들 때문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착한 소설>이라는 느낌은 아닌데, 그들은 착한 과정 속에 녹아져 있다.

 

오래된 연인의 일방적인 통보로 말을 잃어버린 그녀가 오래 전 죽은 한 여인이 손수 차린 식탁을 마주 하며 입맛과 삶을 찾게 되는 이야기. 언뜻 이 이야기는 말도 안되는 환상이 아닐까 싶지만, 이 소설의 맥락에서 이건 환상이 아니라 현실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그렇게 위로받고 회복되어져야 할 사람들이었던 것처럼, 그들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고 일으켜준다. 그리고 그게 참으로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느껴지게 하는 힘, 그것이 신경숙 작가의 단어들이 아닐까 싶다.

 

 

<절대화하지 않는 고통> <서로 함께 존재함> <신화적인 체험>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

 

삶이든, 인간관계든 어떤 기점이 되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건 논리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사실 내 삶도 그런 일들 투성이다. 오늘같이 아침부터 흐린 날씨로 인해 오전 내내 우울하다가도, 방금 반짝 베란다 가득 넘치는 햇살로 인해 갑자기 오후 약속에 대한 기대가 한껏 생겨버렸다던지, 우연히 펼쳐 든 책 속에서 발견한 오래된 메모 같은 것들 - 그런데 그게 지금 내 상황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던지 하는-도 그렇다. 이건 흔히 겪게 되는 일들이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잠깐 생각했는데 그 사람에게 점심을 같이 하자는 전화를 받는 것도,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동시에 집어드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도....우연이고 상상일 수 있지만 현실이고 현재가 되는 순간들.

 

그 순간들은 이 단편 소설 속 절망적 주인공들에게도 한결같이 일어나 그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쉽게 거부하고 쉽게 단정짓는 세상에서 쉽게 긍정하고 받아들여주는 '네'라는 한 마디에도 그들은 얼마나 쉽게 회복이 되는가......그런 순간은 이야기들을 읽는 나에게도 전달되어 마차 함께 그 순간을 겪는 것인양, 내게도 위로와 기쁨을 준다. 그래서 어떤 이에게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이야기들이 나에게는 하나의 작은 신화적 순간이 되어 참으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어떤 한 구절 속 <무거운 고독>이란 단어가 책 전체에 스며들어 책이 마치 비오는 날 구름처럼 축축하고 묵직하게도 느껴졌지만, 다 읽고 덮은 순간은 반짝 햇살에 바짝 마른 낙엽처럼 조용하지만 가벼웠다. 내 마음도 절망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은 사람답지 않게 따뜻하고 충만한 감성으로 가득찼다.  그것만으로도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이야기다.

 



 
 
메리포핀스 2012-03-28 17:01   댓글달기 | URL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키우며 사는 40대 부모가 책을, 그것도 소설을 읽는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이렇게 훌륭한 리뷰까지 쓰시다니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28 23:25   URL
아....이게 대단한 일이었군요..ㅎㅎㅎ
훌륭한 리뷰라뇨. 맨날 쓰지 못하고 맴맴 돌다 뱉어내는게 부끄러워요.
활기찬 포핀스님 보고 운동해야 겠다 마음 먹는 요즘이예요~ㅎㅎ

아이리시스 2012-03-28 17:32   댓글달기 | URL
봄햇살과 가을낙엽 그리고 사람의 체온까지 모두 다 들어있는 리뷰예요!

현맘님, 뭐가됐든, 여기에 더해 제 위로도 더해드릴게요. 화이팅!!!^^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28 23:26   URL
아프지마요~건강해야 해요!
아이리시스님의 위로에 간절함을 더 보태 다시 돌려드릴께요. 얼른 털고 일어나세요.

그리구요.....일 치신거.....그거 뭐예요? 궁금...궁금...ㅋㅋㅋㅋ

만치 2012-03-28 21:55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글 올리신걸 보니 좋아요. 소설 리뷰인 것도 좋구요.
저는 그래서 소설이 좋더라구요. 소설은 위로에요. ^^

오늘은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 날이었어요. 게다가 내일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그래서 위로를 위해 장바구니에 책을 넣다 뺐다 하는 중이에요. ㅎㅎ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28 23:27   URL
소설이 위로군요....그러니까요. 소설 많이 읽고 좋아하시는 분들 보면, 참 좋아보여요. 전 그렇질 못해요. 아직 퍽퍽하게 남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런가봐요.

스트레스 받으면 안 좋은데...그럴때 알라딘은 참 좋은 스트레스 해소처긴 해요. 저도 지름신이 오시면 알라딘 쇼핑이 1순위이니까요...그래도 뭐...빽 같은거 사는것 보단 낫지...않을까요?ㅎㅎㅎ

프레이야 2012-03-28 23:32   댓글달기 | URL
이 책 패스하고 있었는데 현맘님의 리뷰가 확 지름신을 불러요.
담아갈게요.
무거운 고독이 읽고나면 가벼워진다니 끌리고, 그래도 신경숙이니 끌리고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31 10:28   URL
이 책 구입하셨어요? 몇몇 단편은 몇 번 읽어도 좋을 것 같던데...
전 신경숙씨 책은 깊은 슬픔 이후엔 단 한편도 없었어요. 워낙 소설 잘 안 읽기도 했구요.
그냥 요새는 머리 많이 써야 하는 인문학책보다는 마음으로 읽는 소설에 자꾸 눈이 가네요..ㅎㅎ

신지 2012-03-29 18:40   댓글달기 | URL
엄마를 부탁해를 사놓고 아직 못 읽었는데 너무 많이 알려졌고
단편 모음인 이 책을 살 걸 그랬네요. (리뷰가 좋아서..)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31 10:29   URL
엄마를 부탁해는 저도 있어요. 선물 받았는데 안 읽어봤다죠.
가족에 대한 소설은 더 읽기 힘들어요.ㅎㅎㅎ
전 단편 소설이 부담없고 좋더라구요.
잘 지내셨죠?^^

마녀고양이 2012-04-03 11:16   댓글달기 | URL
역시나... 현맘님은 제 맘에 들어갔나 나오는 분 아닐까?
어쩜 이렇게 쏙쏙 다가오고, 똑같은 느낌을 가지게 되는지...

저도 가족 소설 읽기 힘들어요. 감정에 끌려다니는 소설은 더욱 힘들구요....
힘든 일이 가득한 세상에서, 푹 들어앉아, 더욱 울부짖는 책은, 정말 힘들어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군요.... 한발 떨어져 나를 객관화시키고 타자를 객관화시키며, 사소한 행복을 즐기지 않는다면
어찌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싶어요... 사실, 행복한 일들도 참 많은데 그걸 자꾸 까먹게 되니까 말이죠.

잘 지내시죠?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4-04 09:25   URL
마고님이나 저나 가족 안에서 받았던 느낌이나 상처의 골이 비슷한 무게인 것 같아요, 우리 내면의 어린 아이도 그렇고 현재의 내 모습도 그렇고...아무래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단 생각 들어요.

우리 같은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사소한 행복을 잊는다는거죠..ㅎㅎㅎㅎ 저도 그래요. 문득 참 행복한 환경이구나 하기도 하지만, 그건 금방 잊혀져요. 온갖 불안과 두려움과 조급함이 금새 사로잡는데 참...어렵죠?

잘 지내요. 큰 아이가 중학교 가서 아침밥 해 먹이고 데려다 주고 나면 하루의 진이 다 빠지는 것 같아 요샌 그냥 조용히 지내요. 그래도 하루하루 큰 기복 없이 잘 지내고 있답니다~
 

발을 들여놓자 마자 코를 찌르는 물감의 냄새, 석고 냄새, 캔버스와 나무 판의 냄새, 휘발유 냄새, 각종 공구와 쇠붙이에서 나는 냄새들이 뒤섞여 독특한 '실기실만의 냄새'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이건 지적인 기억이 아니라 감성적인 기억이고 감각적인 기억이다. 가끔 미술 전시회에 갔을 때, 하얀 전시실 벽에 참으로 얌전히 걸려 있는 작품들을 볼 때, 이런 감각적인 기억이 되살아난다. 전시실 내부는 한없이 깨끗하고 단정하고 어느 곳하나 쾌쾌한 냄새가 나지 않아도, 그림이 걸려있는 그 공간은 그림들이 머금고 있는 '작업실 냄새'를 은연중에 풍기는 것 같다. 난 그 냄새가 항상 그립다.

 

나의 작업 도구가 컴퓨터로 바뀌고서는 그런 냄새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작업'이라는 특수한 행위가 내뿜는 냄새는 작업실을 가득 채운다. 실제로 나는 나만의 작업실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항상 작은 내 방에 책상을 펴고 앉아 온 방을 어지르며 작업을 하다가도 채 마무리 짓지도 못했지만 다시 치워야만 했다. 내 방엔 침대와, 책상과 책장과 옷장, 기타 서랍장과 알 수 없는 용도의 짐들로 가득차 있는 그냥 방이었지 작업을 위한 작업실이 아니었으니까.

 

독립한 이후엔 어떤 작은 집에 살아도 작은 공간 하나는 큰 테이블에 할애를 했다. 그곳은 치우지 않아도 되는 각종 작업 용구들을 늘어놓아도 된다. 그 용구가 컴퓨터가 되었든, 큰 제도판이 되었든, 캔버스와 유화 물감이 되었든 그곳은 미니 작업실이다. 그곳에 항상 있어야 하는 도구들은 50cm자와 초록색 고무판, 색연필이 가득 꽂힌 연필꽂이와 언제든 쓸 수 있는 종이들. 그리고 음악과 열정. 하지만 그것도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 일이다. 지금 나의 작업 테이블은 식탁 공용이다. 거실은 거실일 뿐이고 아이들 방은 아이들 방일 뿐, 안방은 안방일 뿐이다.

 

일년에 한 번쯤은 남편과 우리 작업실이 있으면 좋겠다 이야기 하곤 한다. 지금 내가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럴 여유도 없지만 환경을 만들어 놓으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곤 한다. 물론 내 머릿속일 뿐이지만 요즘 작업실에 대한 책을 뒤적이며 자꾸 커가는 꿈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인 계획이라면 올해도 안되고 내년도 안되고, 그 후년도 안되지...혹시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나면 가능할까? 하지만 꿈꿀 수 있으니 언젠가는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만의 작업실에는 책이 차지하는 공간도 꽤 많을 것이다. 그 책들도 작업실만의 냄새를 종이 구석구석 품을 수 있도록, 그래서 그 공간만의 책이 되도록, 어디에서건 그 책을 폈을 때 작업실의 냄새가 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이 책 때문에 다시 병이 도진 것 같다. 나는 예술가는 아니지만, 예술 근처에 얼씬거리고 있는 사람이니까...미술가, 화가, 그들의 작업실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여기저기 널려 있는 작업 도구들과 수많은 밤을 보냈을 쾌쾌한 공간들은 결코 아름답지많은 않다. 일상적인 도구들과 일상적 공간에서 창조되는 많은 형상들은 신기하기만 하다. 특별한 원료가 아니어도 예술가의 손과 마음을 거쳐 그들은 예술이 된다.

 

 

 

 

 

 

 

 

 

 

이 책은 희망도서로 신청해 받은 <작업실>. 그녀들만의 작업실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밝다. 희망을 품고 있듯이 다양한 것들이 그녀들의 작업실에서 탄생한다. 빼곡히 찬 도구들 사이로 그녀들의 인생이 보이는 것 같다.

 

 

 

 

 

 

 

 

 

 

 

이것도 지금 빌려 놓고 있는 책. 미술가, 디자이너, 가구 공예가, 사진가 들의 작업실 풍경.  저자는 그곳에서 창조와 같은 특별한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그곳은 치열한 생존의 터라고 한다. 고민하고 애쓰고 싸우는... 하지만 난 그래서 그곳이 좋다. 언젠가는 나만의 작업실을 가질 것이다. 그것은 꿈이 되어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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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베란다에 나가 있는 저 이젤도

나만의 작업실로 들일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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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3-14 11:38   댓글달기 | URL
저도 작업실이 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잠시 있어본적이 있긴 해여.
하지만 작업실이 있다고 작업 더 하진 않더라고요.
아마 그땐 진정한 프로가 아니어서 그렇겠지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14 16:34   URL
ㅎㅎㅎ 작업실이 있다고 작업을 더 하진 않는거...그거 정답이네요.
오히려 그게 짐이 될 수도 있겠죠. 그냥 '나만의 공간-내가 하고 싶은 것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볍게 생각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리시스 2012-03-14 12:34   댓글달기 | URL
우와.. 작업실.. 정말 꿈의 세상처럼 만들고 말겠다고 언젠가 결심한 적 있었어요!!
거기서 도시락 까먹고 알라딘에 댓글 달고 책 한껏 가져다놓고 하루종일 읽고 사발면도 먹고요.
현맘님댁 거실 정말 분위기 있어요^^

작업실 만들어버려요! 치우고 펼치고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닐텐데, 얼른 작업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꿈이 꼭 이뤄지기를^^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14 16:36   URL
작업실이라는 공간만 주어진다면야....진짜 꿈을 이루는게 아닐까요!
거기서 뭘 하던지, 뭘 내놓는지 그런거와는 상관없이...ㅎㅎ

도시락 까먹고(!!!) 서재글 쓰고 댓글 달고(꺄악~) 책 하루 종일 읽고(!!) 사발면 먹고(예~!)
진짜 꿈같은 작업실이네요..ㅋㅋㅋㅋ 저도 놀러갈께요.
우리 작업실 생기면 하루씩 방문하기로 해요. 생각만 해도 기분 좋네요~

cyrus 2012-03-14 15:52   댓글달기 | URL
'작업실'만의 냄새,, 어떤 냄새일지 궁금하네요, 지금까지 캠퍼스 생활하면서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
있는데 그 한 곳이 조형대거든요 ^^;; 책만 많이 있고 책으로 공부해야될게 많은 인문대, 사회과학대,
법행대, 공대 이런 곳과는 분위기가 다를거 같아요.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14 16:45   URL
조형대가 있군요. 일단 한 번 가보세요~ㅎㅎㅎ
어두침침하고 쾌쾌한 냄새가 반길거예요..ㅎㅎㅎ 가보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형대 재학중인 여학생을 사귀시는건데..^^

프레이야 2012-03-15 17:05   댓글달기 | URL
현맘님 3월도 벌써 반이나 성큼 가버렸어요.
오늘낮엔 좀 날이 풀렸네요. 포근포근한 봄이 오긴 오겠지요.^^
작업실에 대한 책이 저렇게나 많군요. 표지도 한결같이 이뻐요.
님께 작업실이 어서 생기길 바랍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15 23:48   URL
날이 풀려서 좋더라구요. 그런데 주말에 계속 비가 온다네요. 봄을 즐기기엔 아직 이른가봐요~
저에게 작업실이 생긴다면 알라딘 친구들 모두 초대해서 사발면 파티를 할까봐요.ㅎㅎ

메리포핀스 2012-03-15 17:08   댓글달기 | URL
너무 너무 오랜만이신거~죠! ^^
그러고보니 봄이라 그랬나봐요. 책상도 다른데 놔보고 싶고 벽지도 바꿔보고 싶고.. 현맘님 작업실 계획 들으니 저도 꿈틀 꿈틀~~ 봄엔 새로운 공간 욕구도 커지는 모양입니다요. 그나저나 작업실 사발면!!! 아, 사발면 땡겨요. 역시 사발면은 작업실에서 먹어야 제맛인데 말이죠. ㅋㅋㅋ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15 23:49   URL
아!!! 진짜 오랜만이죠? 아이 중학교 입학에 이것저것해서 많이 바빴어요.
포핀스님도 공간욕구가 있으실 것 같은데..ㅎㅎㅎ
작업실에서 먹는 사발면!!! 캬...
근데 사실 작업실에선 뭘 먹어도 맛있더라구요. 그것도 밤에 말예요~ㅋ

만치 2012-03-15 22:52   댓글달기 | URL
어쿠스틱 라이프라는 웹툰 보세요? 얼마전에 현맘님 얘기와 비슷한 내용을 읽고 찡했던 적이 있어요. 어떤 로망은 은근슬쩍 현실이 되기도 한다는 내용의..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5425
현맘님도 어느 날엔가, 은근슬쩍(?) 작업실이 생길 거에요. ^^

따님은 학교 잘 다니지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15 23:50   URL
ㅎㅎㅎㅎㅎ 은근슬쩍! 진짜 생기면 좋겠네요.

아이는 엄마의 걱정과 우려를 완전히 비웃기라도 한듯, 등교 둘째날 부터 친구를 사귀어서
버스 타고 온다며,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
항상 불안하고 걱정하는건 어른들일 뿐. 우리 아이들은 참 적응도 잘 해요.ㅎㅎㅎ
이제 좀 한숨 돌리겠어요.
바쁘신건 좀 지났죠?

마녀고양이 2012-03-16 15:39   댓글달기 | URL
아, 현맘님은 전시회에서 그렇게 진짜 좋은, 진짜 현실적인 향을 맡을 수 있는거군요.
저는 매번 뺀지르르한 유리 케이스만 보는데, 어쩐지 부러워집니다.

그리구여, 작업실, 그거 꼭 만드시기 바래여. 아마 멋진 작품이 나올거라고 믿는답니다.
그런데... 우리 너무 오랜만이지요? 반가와요, 와락~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3-18 20:58   URL
그러게요~~잘 지내신거예요?
제가 가서 글도 잘 못 보고, 댓글 달 생각도 못하고..그러고 지냈어요.
게다가 컴퓨터가 계속 맛이 가서 서재 들어와 볼 생각도 잘 못했답니다~
새 봄이니 뭔가 새로운 기운이 막 나는데, 과연 전 새롭게 살 수 있을까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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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사용해 보니, 밝기가 적절하고 시계와 온도, 날짜, 알람기능까지 있어 실용적이고 휴대하기 간편하니 GOOD, 받침대가 더 튼튼했다면 좀 더 안정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완소 아이템!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2-03 21:03   댓글달기 | URL
난 이걸 주로 침대 위에서 사용하게 되는데 이게 이불 위에 올려 놓으니 자꾸 쓰러진다. 그래서 이불을 그 주위로 모아서 고정시켜서 켜고 사용하는 것. 남편은 방 불 키고 보면 될 것을 왜 어두컴컴한데서 그러냐며 타박이지만, 오로지 내가 읽는 텍스트에만 조명이 들어오는 기분을 정녕 그는 모르는 것일까!ㅎㅎㅎ 내가 하도 집중해서 읽으니, 잠옷 찾으러 들어왔다가 불도 못 켜고 어두운데서 더듬더듬하다 나가는 그. 쪼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난 당분간 이 행복을 즐길 것이다~

아이리시스 2012-02-03 21:43   URL
그러니까요. 알람기능이 있다면서요? 저는 좀 저렴한 줄 알았는데 뒤늦게 들어갔다가 비싸서 놀랐어요. 맞아요. 집중해서 읽는 맛이 있는데, 눈 나빠질지도 모르니 불 켜요, 현맘님^^

저도 맨날 타박 듣긴 해요. 저는 침대에 노란불 있어요. 불 켜고 누우면 끄러가기 귀찮아서 그거 켜거든요. 근데 북스탠드가 그것보다 훨씬 밝을 것 같긴 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2-04 00:06   URL
이게 제 가격 주곤 못 사요~ 꽤 비싸죠...
하루 특가할 때 거의 공짜로 얻은 셈이예요. 어느샌가 내꺼 살건 좀 아깝고 주로 가족들의 필요를 채우다 보니 가끔 뭔가 나를 위해 사는게 스페셜 선물같아요 ㅎㅎㅎ

얘는요 노란불이 아니고 LED라 거의 백색이고 꽤 밝아요. 전 개인적으론 노란 불을 좋아하는데요... 잠이 잘 오는 단점이 있죠 ㅎㅎ

cyrus 2012-02-03 22:18   댓글달기 | URL
ㅎㅎ 드디어 오늘 집에 도착했어요, 써보니깐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더군요.
현맘님 평대로 받침대가 튼튼하면 정말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해요.
일반 스탠드보다 조명 범위도 넓지 않아서 괜찮고요, 이거 때문에 잠 늦게 잘까봐 걱정되네요.
요즘 방학이니깐 책 읽느라 새벽 늦게 자는 편이거든요 ^^;; 그래도 저도 방학동안 이 행복을
즐기고 싶네요ㅎㅎ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2-04 00:08   URL
ㅎㅎㅎ 지르셨군요~~ 책을 새벽까지 보시는 cyrus 님이니 아마 꽤 유용한 친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방학동안의 행복 충분히 즐기세요~ 또 새 학기를 달려 가시려면 충전을 하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