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세계사 1 - 개정신판
김경묵, 우종익 엮음 / 청아출판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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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역사를 배운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이 역사는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한다. 저 멀리 선사시대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 오랜 기간에 이르는 광대한 시간을 불과 얇은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놓았으니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다. 학교에서의 역사 교육 문제점을 일일이 나열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식의 교육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대해 지루한 과목이라는 편견을 갖게 할 것이다. 그래서 좀더 흥미롭게 역사에 접근하고 싶은 사람들은 교과서 이외에 다른 책을 보아야 하는데, 이야기 세계사는 처음 역사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2권이라는 분량도 초보자에게는 그리 적지도 많지도 않은 분량인데다가 내용도 비교적 평이한 편이다. 평이하다고 해서 그저 흥미거리 위주의 저급한 책들과는 다르다. 세계사의 중요한 문제들에 관해 충실히 다루면서도 어렵지 않게 다가갔다는 말이다.

다만 단점이라면 서양 역사에 지나치게 많이 치우쳤다는 점이다. 19세기 이후 서양의 제국주의 세력이 아시아에 침략해 들어오면서 서양이 아시아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졌었는데, 그것이 역사 분야에도 영향을 미쳐서 세계사하면 보통 서양 역사인 것처럼 보이게 된 것 뿐이다. 아시아의 역사도 세계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중요한 사건이 많았다는 것(가령 종이,인쇄술,화약,나침반,향신료 등등)을 역사책에 반영해야 될텐데 그 점이 아쉽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이야기 세계사는 초보자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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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정원 : 작은 에덴동산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3
가브리엘 반 쥘랑 지음 / 시공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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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정원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나라여서 평소에 다른 나라의 정원은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이 책을 보니 고대의 정원에서부터 현대의 정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원들이 나와 있더군요. 예전에는 정원하면 막연히 꽃과 나무가 있는 어디서나 비슷비슷한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까 정원 또한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갖고 있더군요. 절대 왕정 시절의 프랑스의 정원처럼 인위적이고 규칙적인 정원도 있고, 영국의 정원처럼 자연스럽고 풍경화를 보는 듯한 정원도 있었습니다. 무어인들이 통치하던 시절의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의 정원처럼 고요하고 아기자기한 정원은 마치 비밀의 정원같아 사진으로 보기만 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편 르네상스 시대의 정원은 아름다운 대저택과 함께 풍요로운 삶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게다가 곳곳에 몰래 숨어 있는 분수는 사람들이 지나갈 때 뿜어져 나왔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재밌습니다. 세계에 이렇게 다양한 정원이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각기 다른 문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이 책 속에 빠져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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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리처드 오버리 지음, 류한수 옮김 / 지식의풍경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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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미지가 주로 영국과 미국 대 독일의 전쟁으로 각인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독일과 소련의 전쟁은 경시되는 경향이 있다. 즉, 2차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를 거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전투로 단연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또 독소전쟁에서 그토록 막강한 독일군이 패배한 원인을 과거 나폴레옹이 겪었던 것처럼 매서운 러시아의 추위로 돌리는 식의 차라리 신화에 가까운 잘못된 통념이 엄연한 역사적 사실인 양 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오버리는 이 두가지 통념을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밝히고자 하는 점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연합국의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두번째는 전쟁 이후 소련은 어떤 모습을 갖게 되었는 가를 살펴보고 있다. 한동안 2차 세계대전에서 독소전의 평가가 왜곡된 것은 전후 냉전시대에 접어들면서 서구와 소련 사이의 철의 장막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측 역사가들은 소련의 전쟁수행 노력을 경시했고, 소련은 독소전의 진상을 담고 있는 자료들을 은폐했다. 그리하여 이 전쟁은 전후 냉전이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잊혀지고 뒤틀려졌다. 하지만 글라스노스트 이후 감춰졌던 많은 자료들이 공개되면서 독소전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는 잘못되었음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 책도 각종 통계자료를 비롯한 새로이 밝혀진 여러 자료들을 통해 전쟁의 진실에 좀더 다가가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드러나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소전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는 이 책에 수록된 자료만 보아도 분명해진다. 만 4년의 독소전 기간동안 소련의 사망자 수는 어림잡아도 2700만 명으로 연합국 전체 사망자의 60%를 차지한다. 특히 스탈린그라드와 쿠르스크 전투 두 달동안 죽은 소련군 수가 대전 전 기간에 사망한 미영 연합군 수의 합과 맞먹는다. 독일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뤘다. 대전 중 독일군 사상자의 80%가 독소전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이 보여주는 통계자료이기도 하지만 독소전이야말로 2차 세계대전의 승패를 좌우한 중요한 전쟁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흔히 전쟁의 전환점으로 알려진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동부전선의 전세가 이미 소련측으로 기울어진 후의 일이었다.

저자는 소련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인을 전쟁을 치르는 동안 소련 지도부가 경직된 체제를 좀 더 유연하게 바꾸었고, 또 소련 국민들이 비록 전쟁은 고통스럽지만 그것을 통해 체제의 성격이 바뀔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유연성이 종전과 함께 끝난 것은 소련은 물론 이후 소련의 영향 하에 들어간 동유럽 여러 국가들에게는 비극이었다. 사회는 다시 경직되었으며 스탈린 체제는 전쟁 전보다 오히려 더 강화되었다. 전쟁기간 동안 큰 공을 세운 장군들과 지도자들이 스탈린의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이유때문에 내쳐지거나 죽음을 당했고, 소련인과 국내의 여러 소수민족은 억압에 시달려야 했다. 전후 소련인들의 희망은 여지없이 좌절된 것이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소련의 전쟁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레닌그라드, 모스크바 그리고 멀리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전쟁으로 인한 사람들의 삶과 고통, 의지가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의 중요성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전후 소련의 비극에까지 관심의 폭을 넓힘으로써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인 시각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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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EIC 답이 보인다 (교재 + CD 4장 + 테이프 4개) - The Gold Edition
김대균 지음 / 김영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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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성격이 어떻다고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석과 반대되는 책!' 즉, 기본부터 착실히 다지는 책이 아니라 실전에서 최대한으로 많이 맞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 것이다.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격의 책이라면 문제 풀이 비법도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방송의 안내문이 나오는 동안에 어서 뒤로 가서 문제 몇개라도 풀라고 하고, 이런 문제에서는 거의 이런 게 답이라는 식의 해설이 많은데, 그 분석 수준에는 정말 감탄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런 책의 내용을 보고 사람들 중에는 역겨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실력을 기르기 보다는 잘 찍고 요령피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그렇다. 하지만 책에서 저자는 이 책은 토익을 공부할 때 가급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다. 이왕 공부할 거라면 보다 쉽게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기본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즉, 기본을 다지며 성실히 공부하는 가운데 거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팁을 제시한 것이 이 책이 갖는 의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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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하 혜원세계문학 63
보카치오 / 혜원출판사 / 199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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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와 같은 이상향은 현실이 고통스럽고 비참할 때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 이상향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온갖 환락과 행복한 삶이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 책의 배경인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피렌체는 흑사병이 돌아 도시 전체가 마치 인간과 시체들이 공존하고 있는 죽음의 도시로 변한다. 실제로 유럽 전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에 몰아 넣었던 흑사병을 피하기 위해 피렌체의 젊은 남녀 10명이 산속에 들어가 피신하게 되는데, 바로 거기가 이상향이었다.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 오는 숲 속에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아 10명의 젊은이들이 매일 주제에 따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눈다. 즉 액자식 구성을 갖고 있는 이 데카메론에는 무려 100가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재치있는 사람들이나 사랑을 찾아 위험도 마다 않고 모험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곳곳에 나오는 에로틱한 이야기들도 좀처럼 책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한다.

읽다 보면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같은 책으로 느껴지겠지만 바로 여기에 이 책의 중요성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인간 본성의 자유로움! 즉, 인간 중심적인 사상이 그 시대에 꽃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간 본성에 억압적이었던 종교 중심의 중세시대는 사회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던 때라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하지만 본래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계속 억누르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보카치오가 살았던 시대 즉, 르네상스 시대에 사람들은 인간에 대한 중요성에 다시 눈뜨기 시작했던 것이다. 우리가 아는 휴머니즘은 바로 이 시대를 지탱했던 사상이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그 휴머니즘이 녹아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데카메론은 그저 다양한 이야기들을 묶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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