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세체니는 빼앗기기 전에 내주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정말 욕심 없는 삶을 살았다. 어떻게 보면 미친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사심이 없었다. 세체니는 경제학자와 정치가로서 근검절약을 장려하였다. <네가 3백 마리의 양을 가지고 있더라도, 서른 마리만 가지고 있는 듯 절약하라.> 이것은 세체니의 좌우명 가운데 하나였다.-39쪽

멋지게 차려입고 오페라 초연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듯 우스꽝스럽게 보이는데도, 의식적으로 그것에 저항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문화와 대중 매체를 주로 자신의 사회적인 위치를 강조하거나 대화에 한몫 끼일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할 게 확실하다. 문화소비에 지출하는 돈은 대부분에게 주로 체면 유지 비용이다. 나는 대중 매체와 문화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시작한 이후에 나한테 정말로 중요한 일들에 돈을 아낄 필요 없이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다고 확정 지었다. 예를 들어, 나는 시류에 밝으려면 어느 정도라도 읽을 수 있는 외국의 모든 신문과 잡지를 정기 구독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오랫동안 시달리며 살았다. 그런 고질병이 절정에 이르렀을 즈음에는 아침마다 다섯 부나 되는 신문이 우리 집 우편함을 꽉 틀어막고 있었다. (…) 나는 하루에 네 번 정도 텔레비전 뉴스를 들었으며, 미국과 프랑스와 영국에서 현재 <화제>로 오르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 인터넷에 매달렸다. 나는 전형적인 정보 중독 증상을 보였다.-134쪽

어쩔 수 없이 형편에 쫓겨 대중 매체와 문화와 이벤트 비용을 다이어트할 수 밖에 없게 된 이후에야 비로소, 나는 그동안 <시류에 따라가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전부 내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쓸데없는 것으로 채우고 나 자신의 생각을 가로막은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는 [애틀랜틱 먼슬리]를 굳이 정기 구독할 필요가 없으며, 심지어는 [메르쿠어]와 [태틀러]까지도 전혀 아쉬움 없이 포기할 수 있다. 또한 2,048킬로바이트 스트리밍 다운로드가 가능한 DSL이 없어도 전혀 불편이 없으며, 언젠가 다시 휴대폰을 소유할 생각이라면 결단코 통화 가능한 것으로 만족하리라. 나는 밤비, 골든 카에라, 황금칠면조상의 수상자가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다. 누가 올해의 망언 인사로 뽑혔는지도 알아야 할 필요 없으며, 언론의 어떤 주요 인물이 <이달의 화제>로 선정하든 선정하지 않든 상관없이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유전자 연구나 두뇌 연구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또한 텔레비전 방송에서 기필코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이유 하나로, 2주일에 한 번씩 주말마다 유럽의 <예술 중심지>를 찾아다니며 전람회를 관람할 필요도 없다. (이어서~)-135쪽

(~이어서) 이번 주에 언론에서 요란하게 과대 선전하지 않는 그림들이 걸려 있는 가까운 미술관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다. 또한 무슨 굉장한 일인 양 추앙받는 연극을 쫓아다닐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수시로 뉴스 듣는 일까지도 포기했다. 대부분 중요하다고 하는 뉴스들이 내 삶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따금 한 귀로 뉴스를 듣고 싶으면 라디오를 켠다. 시끌벅적한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하는 것과 저녁에 한 시간 라디오 방송을 듣는 것의 관계는 슈퍼마켓의 인스턴트 식품과 자연식품 가게의 싱싱한 야채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다.-135쪽

텔레비전만큼 머리를 아둔하게 만들고 군중 심리에 휩슬리게 하는 기기도 없다. 또 그렇게 많은 둔감함과 잔인함, 진부함, 시간 낭비를 야기한 대중 매체도 없다. 얼마 전까지도 정신적인 상류층에 속하려면 최소한 라틴어를 읽을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텔레비전을 포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른바 지적인 정보 방송이라고 하는 것조차 대개는 학문적으로 중요한 것을 전달하기보다는 그저 지식을 전달하는 척할 뿐이다.-137쪽

문화 쓰레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하나는 전문 지식으로 도피하는 것이다. 빠듯한 자금 사정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할 수 있지만, 동시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즉, 삶에 무리한 부담을 주는 모든 잡동사니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그러면 진실로 애착을 느끼는 일들만이 남는다. 글렌 굴드의 인생과 업적이든 중세의 교회 미술이든 펑크 록이든 특별한 분야에 조예가 깊은 사람은 우리 대부분의 문화 소비를 좌지우지하는 군중 심리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런 열정이 물론 우스꽝스러운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현대의 예술 소비 풍조에서 가장 쉽게 벗어날 수 있고, 이 테마에서 저 테마로 허겁지겁 쫓겨 다니지 않으며, 오늘은 광우병 때문에 내일은 유전자 조작된 사과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전문가는 풍성한 지식을 즐기고 독자적인 삶을 영위한다. 전문가는 아무것도 모르고서 그저 이리저리 발버둥치는 사람과 대조를 이룬다.-139쪽

저명한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원숭이의 도움 없이도 이 사실을 인식했다. 두뇌 연구자들의 실험이 있기 오래전에 나온 <성취의 우울증>에 대한 블로흐의 이론에 따르면 소원과 동경은 언제나 성취에 이르는 문턱에서 사그라진다. 이러한 인식을 마음속 깊이 새기는 것만으로도 아주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아이팟이나 최신식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막상 갖게 되어도 기분이 더 나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도 당장 포기할 수 있을 것이다.-152쪽

중산층 안에서 밑으로 처지는 사람들도 아주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기능공은 혼자서 평생 1백만 유로가 훨씬 넘는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그에게 남아 있는 재산은 벌어들인 것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시시한 잡동사니나 부질없이 시간 때우는 데 많은 돈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세이셸 여행, 병을 보관하기 위한 부실한 목재 장식장, 퐁뒤 기기, 와플 굽는 기기, 클럽 회원권, 제빙기와 요구르트 기기, 가벼운 젤라틴 신발, 레저 활동을 위한 배낭, 콤비 재킷, 여행용 양파 절단기, 신체의 지방질만을 측정하는 저울, <브러싱 처리된 고급 크롬> 고기 저미는 기계, 보푸라기 제거하는 기계, 전신 마사지 기기, 과자 봉지를 봉인하는 열기계, 유산소 운동기, 유명 디자이너의 프라이팬, 주서기 두 대, 자석 목받침 등.-154쪽

주변의 강압에 밀려 물건을 사는 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은 술수를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의 소비 반대주의자들은 <하루라도 물건을 사지 말자>는 운동을 생각해 냈다. 그러면 겸사겸사 운동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은 정말로 천재적인 발상이다. 일주일에 하루, 예를 들어 금요일을 선택하여 현금이든 카드든 절대로 1센트도 지출하지 않기로 작정한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것을 시험해 보면 우리가 날마다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많은 구매 결정을 내리는지 깨달을 것이다. 여기에 참여하려면, 커피나 담배처럼 현금 집약적인 기호품에 집착하지 않을수록 이상적이다.-159쪽

<신용카드 콘돔>을 대중화시키려는 운동도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의 요지는, <너는 정말로 이것이 필요한가?> 아니면 <너는 내면의 공허함을 메우려고 이것을 사려는 게 아닌가?>라는 물음이 쓰인 작은 봉투 안에 신용 카드를 넣어 두자는 것이다. 그러면 물건을 살 때마다 신용 카드 콘돔에서 신용 카드를 꺼내야 한다. (…) 그러나 그 배후의 생각은 옳다. 사람들이 사는 대부분의 것은 별로 쓸모가 없는 것이며, 절약하면서 사는 물건들이야말로 올바른 것들이다. (…) 잔돈에 <인색하게 구는 일>, 값싼 물건을 쫓아다니는 것만큼 돈을 낭비하는 경우도 별로 없다.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했을 때, 13유로 50센트짜리 알디 샴페인을 낚아채고 독일 철도청 유실물 센터의 경매에서 40유로에 산악용 자전거를 입수하면서 경제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고 충고하는 수백 권의 책이 서점에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사실은 이런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 엉터리 샴페인이 정말로 꼭 필요한가? 또 사방천지를 둘러보아도 반경 3백 킬로미터 이내에 산 비슷한 언덕 하나 없는 함부르크에 살면서 과연 산악용 자전거가 필요한가?-160쪽

나는 오랫동안 본의 아니게 부유한, 그야말로 무척 부유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흥미 있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취향이 고상한 부자들은 예로부터 간소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평범한> 삶을 흉내 내는 것을 사치스러운 일로 여긴다. 현재 살고 있는 시골의 성이 클수록,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만 가능한 한 작은 도심의 공동 주택을 더 동경한다. 그러면 부엌 어딘가에서 요리사가 조리한 음식을 근사하게 차려진 식탁에 앉아 먹는 게 아니라, 시장(슈퍼마켓이면 더욱 좋다)에서 비닐봉지 가득 장을 보아서 직접 요리하고 나중에 직접 두 손으로 설거지하는 것이 호사스러운 일에 속한다.-170쪽

부자들이 비교적 부담 없는 삶을 영위할 가능성은 오직 하나밖에 없는 듯하다. 사도 바울은 이런 특효약을 2천여 년 전에 간단하게 요약했다. <너희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듯 소유하라!> 분수에 맞는 검소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 이점을 즐길 수 있다. 첫째로 고상한 취향을 유지할 수 있다. 로저문드 필처가 이러한 좋은 사례이다. 로저문드 필처는 영국의 유복한 가정 출신이며, 남편과 함께 스코틀랜드의 널찍한 별장에서 살았다. 그녀는 자신의 책들이 성공을 거두었을 때, 이미 중년의 나이에 새삼 호사스럽게 살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보았다. 그러다 책의 판매 부수가 1백만 부를 넘어섰을 때, 우리 대부분이 했을 것과는 정반대로 행동했다. 남편과 함께 시골의 별장에서 작은 오두막으로 이사를 한 것이다. 사도 바울의 격언은 두 번째로 실용적인 면에서도 유익하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듯 소유하는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재산을 잃어버려도 생활방식을 바꿀 필요가 없다. 습관이 호사스럽고 소원이 변덕스러울수록, 무(無)로의 추락은 더 고통스럽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카를 마르크스는 런던에서 망명 생활하던 시절에, 부인 예니 폰 베스트팔렌만큼 의연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마르크스는 많은 하인에 익숙해 있었으며, 부인이 직접 요리해야 하는 상황을 한탄했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보다 훨씬 더 겸허한 성격이었으며, 남편처럼 원통해하는 대신 요리에 대한 열정을 길렀다. 예니 폰 베스트팔렌은 남편에게 없는 것을 갖추고 있었다.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태도, 감상에 빠지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여 미화시키는 능력.-178쪽

<로빈슨 크루소의 원칙>을 매혹적이게 하는 것은 진부한 <긍정적인 사고>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삶의 우여곡절을 받아들이고, 희생자의 역할에 파묻히는 대신 끝까지 행위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는 능력이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설파하는 서적들의 잘못된 점은, 행복의 진부한 상투어를 독자들 눈앞에 들이밀면서 이루지 못할 기대를 일깨워 불행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원래 어떤 삶이든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행복해지려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인지하고 이루지 못할 꿈을 뒤쫓지 말아야 한다. 삶의 기복, 존재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사람은 영원한 건강, 갈등 없는 배우자 관계, 물질적인 소원의 성취를 뒤쫓는 사람보다 어쨌든 행복한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더 많다. 게다가 경이롭게도 행복은 외적인 상황과 무관하다. 부유하고 건강하고 가족에 둘러싸여 있는데도 극도로 불행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찢어지게 가난하고 병들고 외로운데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분명한 사실은, 영원한 행복의 이상향을 추구하는 사람은 확실하게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생 물질적인 부만을 쫓아다니는 사람은 결단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193쪽

로빈슨 크루소와 카쇼기와 호호슈테르비츠 사령관의 뛰어난 특징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탄하지 않고 끝까지 행위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로빈슨 크루소의 전략을 우리의 경제적인 상황에 적용하면, 우리가 주변으로부터 강요받는 많은 외면적인 욕구를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를 인식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 형편에 맞지 않는 것인데도 떨쳐 버릴 수 없는 욕망이 있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시기에 비로소 그개 얼마나 호사인지 알 수 있다. 독일의 한 가정이 불가리아의 중간 크기 마을 전체보다 더 많은 전기 기구를 사용하는 시대는 곧 지나갈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것들이 앞으로는 사치로 의식될 것이다. 아주 사소한 일들, 전신 목욕, 식기 세척기, 여행. 생활이 빠듯해진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다시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다.-195쪽

실제로 깊은 만족을 느끼게 하는 사물들은 돈으로 얻을 수 없다. 진정한 사치품을 잃는 경우에 이 세상의 어떤 보험 회사도 보상해 줄 수 없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 독특한 장서표, 여느 꽃가게에서 구입한 게 아니라 이따금 꽃을 꺾도록 허락하는 어느 노부인의 정원에서 선물받은 꽃다발, 화장품 가게에서 돈 주고 산 것이 아니라 손수 섞어 만든 향수, 수공업자가 직접 고안하고 제작한 물건, 눈 내리는 공원에서의 산책, 무더운 여름날 호수에서의 수영, 아버지가 쉰 번째 생신에 고이 보관하신 포도주 한 병 등. 내 친구 카를 라슬로가 1960년 [사치를 위한 호소]에서 말한 것처럼, 사치는 <가지고 싶은 것은 가지고 가져야 하는 모든 것은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정의에 따르면, 시리즈 상품, 호텔 특실에서의 하룻밤, 값비싼 자동차, 돈 주고 사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것은 사치품이라 불릴 자격이 없다.-199쪽

따라서 지나치게 넘치는 삶은 피곤하고 권태로울 뿐 아니라 완전히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사실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가난한 부자들이 특히 동정을 받아 마땅하다. 그와 반대로 가난해지는 사람들은 선구자에 속한다. 결국 머지않아 우리 모두, 정말로 모두가 예전보다 한결 더 가난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우아하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법을 빨리 터득할수록 더욱 근심 걱정 없는 삶을 누리게 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욕구를 품은 사람들만이 부자로 살 수 있다. 비록 은행 잔고가 줄어들지라도, 다행히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일들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199쪽

삶을 보람 있게 해주는 것들은 수중의 돈이 감소한다고 해서 줄어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의 내적인 자주성은 지금까지 결코 수입의 문제가 아니었다. 박식함이나 예의범절도 마찬가지다. (…) 정중함, 친절함, 다정함, 도와주려는 마음, 삶을 쾌적하게 해주는 이런 모든 것은 참으로 무한할 수 있으며, 물질적인 여건과는 완전히 무관하다. 게다가 다행히도 인간의 모든 미덕도 이와 마찬가지다. 도덕률의 경우에는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지 마라>는 명령이 토대를 이루고 있으며, 이것을 단념하고 저것을 회피하는 것으로써 그 명령을 완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도덕률은 언제나 일시적인 것에 그치는 데 비해, 미덕은 무한하다는 불굴의 장점을 가진다. 사랑하거나 신뢰하거나 희망하는 데는 원래 한이 없는 법이다. 또한 누군가가 도를 넘어서 현명하거나 용감하거나 정의롭거나 신중했다는 말은 결코 들어 보지 못했다. 그러므로 결핍의 시대에 우리는 미덕만큼은 자책하지 않고 마음껏 활용해야 할 것이다.-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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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지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열심히 사는데 왜 빚은 늘어만 가는가?
백정선.김의수 지음 / 미디어윌 / 2012년 10월
절판


<빚지지 않는 보험 관리>-126~157쪽

앞으로 어떤 투자 패러다임이 등장하든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재정관리의 기본은, 지출을 줄이고 자신과 가족들의 내적 가치는 높이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복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안정된 재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수익률을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준으로, 그리고 물가상승률을 보상하고 약간의 추가 수익을 거둔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162쪽

저성장 시대의 재테크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본인의 능력을 개발하면서 몸값을 올리고, 성실하게 자신의 가치를 발전시키면서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관리하는 것, 그리고 기회비용이 잠겨버리는 투자를 삼가는 것이다. 지금은 투자에 실패하지 않는 것이 대박을 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시대다.-171쪽

앞의 두 실패 사례를 보면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상품이 좋고 나쁘냐를 따져 투자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금의 용도를 결정하고 그 용도에 따른 기간을 결정한 뒤 그에 따라 자금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자금(1~4년)은 적금이나 예금 등 원금 보장이 되는 상품, 중기자금(5~10년)은 일반 펀드, 장기자금(주로 노후자금, 15~30년 후)은 변액보험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다.-176쪽

결국 빚지지 않는 삶을 위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잉여자금 관리는 먼저 재무목표를 세운 뒤 목표에 맞게끔 자금을 배분하고 그 목표에 따라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누어 그 기간에 따라 적합한 금융상품을 선택하면 된다.-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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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정리정돈을 돕는가 - 정리되지 않는 인생을 위한 철학의 조언
이나 슈미트 지음, 장혜경 옮김 / 어크로스 / 2012년 8월
절판


한때는 의미있는 연관관계에 바탕을 두었지만 그 관계가 변하여 질서가 아니게 되어버린 질서들이 있다. '창조적 파괴'는 바로 이럴 때 필요하다. (…) '새로운 것', '다른 것'에 대한 열망이 아무리 강해도 우리 인간은 낡은 것,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 우리가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또 그것이 안전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다음 걸음을 내디디면서 삶이란 오고 감의, 창조와 파괴의 역동적 교체임을 잊을 경우 우리는 어떤 변화도 원치 않게 된다. 이른바 안전을 유지하느라 생명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창조적 파괴'는 괴테가 모든 질서의 마비라고 표현하였던 바로 그것에 대한 반응이다.-31쪽

물리학자 한스-페터 뒤르는 우리 인간의 신체 균형 감각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 강연에서 왜 우리의 다리가 세 개가 아니라 두개인지 물었다. 세 개였으면 균형을 잡기가 훨씬 더 수월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다리가 두 개이기 때문에 비로소 다리 하나를 땅에서 떼었을 때 발생하는 불균형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할 필요가 생긴다. 다시 말해 우리가 타인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가기 시작하며, 이를 통해 이동이라는 엄청난 이득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불완전함을 다른 불완전한 체계로 보완함으로써 결국 단점으로 보였던 것과 상당히 안정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60쪽

세계가 질서정연하기에 아무 것도 변화시키고 싶지 않고, 나아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기분에는 코스모스적 질서 관념을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65쪽

사물과의 '조화'에 계획할 수 있는 것이란 없다. 그날 오후 내가 배웠던 것은, 그리고 헤르만 헤세가 그 특별한 아침에 깨달았던 것은, 우리의 개입이 전혀 없이 사물들이 서로 만나는 질서, 우리가 사물들을 따를 준비만 되어 있다면 우리에게도 참여가 허락되는 질서다. 우리는 그런 질서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런 질서는 저절로 탄생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거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67쪽

<비틀거리면서도 깨달음이 교차하는 순간>-77~83쪽

그는 절친한 친구 모모에게 느릿느릿 지혜가 가득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하는 거야." 그는 말을 멈추고 한참 동안 생각을 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한 번 오랫동안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94쪽

결국 우리는 카오스와 질서의 왕래 속에, 마르틴 하이데거가 그 안으로 들어가려 애썼다는 그 순환 속에 머물러 있다. 그러므로 혼란스러운 삶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마음은 의미 없는 일이 아니다. 이런 정리정돈을 어떤 기대와 결부시키는가가 중요한 문제다. 쓰레기 더미에서 정리정돈이 잘된 전체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면, 구석구석까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고 어떤 의문부호도 없는 상태를 기대한다면 결국 질서가 아니다. 우리의 관념, 바로 그 질서에 대한 기대로 인해 절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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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을 새우(냉동실에서 굴러다니던)로 대체한 것 빼고는 책 보고 (p.42~43) 그대로 따라해서 만들어봤다.



분량의 재료를 (나름) 정성을 들여 썰고



두부에 된장맛이 듬뿍 밸 정도로 끓여서 완성!



시키는 대로 만드니 딱 두 사람이 먹을 양만큼 나왔다.

약간 밍밍한 감이 없지 않아 조미김을 곁들였다.


그래도 첫 시도 치고는 괜찮은 걸? *^^*

담엔 된장을 조금 더 풀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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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 때문에 바쁘다 보니 (특히 인테리어 공사) 정작 서로에게 소홀한 면이 없진 않았는데…

그래도 다음주 내 생일에 뭐 갖고 싶냐고 물어봐주네? ^^;;
우리 그런 거 안 하기로 했잖아요 하는데도 괜찮아, 말해봐~ 하기에 엉겁결에 '만년필로 쓰기 좋은 일기장'이라고 대답했다

근데 어라, 알라딘에 들어와보니 장바구니에 만추 DVD, CD, 시나리오북이 들어있네?
이걸 깜빡했구나~ 다시 말할까 싶기도 하지만
아냐 아냐, 이건 내 돈으로 사야지
같이 살다가 (필연적으로) 투닥투닥거리거나 속상한 일이 생기면
혼자♡ 이 영화보고 마음 추스리고는 다시 다정다감한 와이프로 돌아와야지

아~ 탕웨이 목소리 너무 너무 좋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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