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3일의 문장
세상에 작거나 하찮은 문제는 없단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그것으로 족하다.
- 리처드 파인만이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 中 -
ㅁ 그는 말없이 편지를 읽었다. 벤치 주변엔 서늘한 바람만이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살짝 건조한 편지종이에, 꾹꾹 눌러 쓴 잉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그는 눈을 떼지 못했다.
문득 지난날의 시큰둥했던 자신을 생각했다.
거대하고 중대하다고 스스로 판단한 문제만 바라보다가, 주변의 열정을 하찮은 것이라 치부했던
과거의 나에게, 도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느냐고 중얼거렸다.
편지를 고이 접어 서류가방에 꽂아넣었다. 그리고 벤치에서 일어나
마치 모든 걸 삼킬 것만 같은 어두운 숲 속으로 걸었다.
ㅁ 하찮거나 중대하거나, 크거나 작거나, 이런 비교는 인간의 본능인 걸까.
세상은 이렇게 한 줄로 나열할 수 없는 곳인데 우린 왜 그렇게 비교하는 것일까.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