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과학의 기본 개념은 아주 간단하고 한결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삼는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열을 가둔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가 대기중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보태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머지는 그저 잔가지들이다.

 

 

 

 

 

 

 

 

 

지나치게 세세하고 복잡한과학적 논쟁의 실타래 속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분리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요즘은 지구가 둥글고 태양 주위를 맴돈다는 사실을 누구나 이해한다. 실로 간단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구의 실제 모양(편구형)과 궤도(편심형 타원)를 설명하는 것은 훨씬 복잡한 일이다. 행성의 궤도나 일식이 발생하는 시점, 우주 비행의 궤적을 계산하는 것도 복잡하고 어렵다. 하지만 기본 개념도, 계산의 결과도, 여러분 스스로 머리를 싸매고 계산기를 직접 두드려서 이해할 필요는 없다.

기후 문제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관련 업계의 경우, 전문적인 내용이나 자질구레한 세부사항을 시시콜콜 따지고 들면서 기후과학의 기본 개념을 모호하게 만드는 전략을 채택해왔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CO2가 많을수록 지구 표면이 뜨거워진다는 기본적인 사실이 바뀐 적은 없고 바뀔 수도 없을 것이다.

간단함과 단순함은 서로 다르다. 단순함이란, 엄동설한에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이 날씨에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나와?"하고 소리치거나, 한겨울 추위로 고생하다가 어느 하루 날씨가 따뜻하다고 해서 "이런 것이 지구온난화라면, 인정하겠어!" 하고 조롱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지구온난화의 명백한 반증이라며 의회 의사당 바닥에 눈뭉치를 가져다놓거나, 지구가 계속 뜨거워짐을 낱낱이 보여주는 측정 결과에 수긍하는 척하면서 "기후란 늘 변하는 법!"이라고 비꼬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맞다. 실제로 기후는 줄곧 변해왔고, 지금도 계속 변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우리 인간들이고, 그 변화가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 쪽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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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6-2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것인지 ... chika 님의 위 글이, 제가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한 글로 보입니다.^^

chika 2017-06-27 18:01   좋아요 1 | URL
음... 명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왠지 조금 억울했었다...라는 느낌?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