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나팔꽃"보다 역시 "あさがお"가 어울린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꽃
우리나라의 國花는 무궁화이고, 동요 역시 무궁화가 우리나라꽃이라 하건만,
제 정서 속의 우리나라꽃은 좀 많이 달라요.
일단 봄의 우리나라꽃은 진달래!
집 근처에 개나리가 만발해도 산등성이에 분홍빛이 듬성듬성 들어와야 진짜 봄인 듯.
실제로 만들어 먹어본 건 어려서 두세 번 뿐이지만
나들이 나가 참꽃으로 화전을 부쳐 먹어야 봄맛이다 싶기도 하고.
일본에선 나팔꽃이 여름의 꽃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선 역시 배롱나무가 아닐까 싶어요.
배롱나무로 둘러싸인 정자에서 부채질이라도 하면 그게 신선놀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사람에 따라 능소화를 꼽는 분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가을의 우리나라꽃은 일본이나 우리나 국화일 듯.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구절초.
화분에 가꿔진 소담스런 국화보다 길가에 흐드러진 야생 구절초에서 더 가을 정취가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