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모드는 이제 완전 해소된 것 같습니다. 이제 콧물은 누렇게 변색을 했지만(아침부터 드러~~) 기분은 상당히 UP되었습니다. 우울해요~~하는 글에 남겨준 님들의 코멘트가 큰 힘이 되었다는 사실, 아시나요? 그 코멘트들을 보면서 서재지인들이 어느새 내 마음과 내 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파리님, 거 뭐라고 했죠? 호모 자펜스? 이리저리 관심영역을 돌리고 사는 산만한 문화종족...쯤으로 받아들였는데, 대충 맞죠? 서재의 많은 분들이 문득 문득 이런 뉘앙스를 비치더이다. "지금은 신이 나서 들락이지만...과연 얼마나 갈지..." "내년에도 알라딘에 머물고 있을지는 알 수 없으므로..."

인터넷이 생활화되고, 많은 것들이 급속도로 유행의 격류에 휘말렸다 스러졌지요. 채팅, 게임, 카페, 블로그....사실, 웹 상의 만남은 마치 불륜같이, 뜨겁지만 짧은 것이 보통입니다. 저 역시도 내년이 되면, 제가 이런 글을 썼다는 사실, 이런 글을 쓰면서 이렇게 절절한 심정이었다는 사실을 기억이나 할까....의심이 돼요.

 과연, 웹 10년지기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저는 여러분이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말했듯이, 우리는 자신의 일부 모습만을 이 공간에 투영시키고 있지요. 그래서 전 여러분의 전부를 모르고, 여러분도 저의 전부를 알진 못합니다.(그래도...한 50%는 아실겁니다^^;) 하지만 그 사실이, <친구>가 되는데 걸림돌이 되는걸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치 않습니다. 도리어 자신의 일부, 진실된 마음 한 조각만을 걸쳐놓았기에 더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와 직업과 사상을 초월한 <친구>요. 가을산님과 명란님. 가을산님은, 거의 명란님 또래의 자녀들을 두고 계십니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두 분은, 제가 볼 때는 <친구>입니다. 제가 만약 감기에 걸려서 가을산님의 진료실에 앉았다면...과연 가을산님과 친구가 될거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난 여러분이 참 좋습니다. 아침부터 낯간지러운 고백을 하자니 얼굴이 붉어지지만, 사실입니다.

우리, 10년지기 합시다. 지금까지 웹 10년지기가 없었던 것은, 인터넷 생활화의 역사가 10년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버리지요. 그리고 우리, 10년지기....꼭,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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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6-09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냐!!!동상!!! 10년지기가 아니라 늙어 벼륵빡에 똥칠할때까지 친구하자!!!!
나도 이렇게 만난 사람들이 마치 오래전 친구처럼 여겨지네....정말 친구 좋은말이네그려... 이제는 모닝커피 한잔하고 노가다하러 가야겠다.^^^ 오늘도 기분 업!!! 업!!!!

호랑녀 2004-06-0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기분이 업! 되셨다니 저두 좋군요.
10년이라... 알라딘 서버만 도와준다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오늘도 홧팅입니다!

두심이 2004-06-09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다 나아가시는군요.. 다행입니다. 오늘 기분이 저도 좋습니다. 꾸리꾸리한 날도 이제는 활짝 개고 진우맘님의 고백도 들었으니까요..ㅋㅋ.. 나이를 한살씩 더 먹을때마다 만나는 사람이 늘어나니깐, 친구도 한명씩 늘어나야하는게 당연한데도 여태 그러질 못했습니다.
10년지기란 말이 참 가슴에 와닿네요..저도 그 10년지기에 꼭 끼워주세요..
'진우맘님! 저도 님이 참 좋습니다.'

비로그인 2004-06-0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지기 합시다. 알라딘이 안된다면 다른데로 보따리싸서 서버가 빵빵한대로 이사해 10년지기 합시다. ^^

chaire 2004-06-09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년지기 친구... 말만 들어도 참 좋네요... 웹에서의 십년... 가능하기만 하다면, 아마 오프라인에서의 백년은 맞먹을 만큼 값진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가을산 2004-06-09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다가 이렇게 궁시렁거릴 수 있는 친구는 더 묵은 친구 같을 것 같은데요... ^^

저는 11주년 MT를 예약해 둔 동호회가 있답니다.
하이텔의 모 동호회였는데요, 지난 1998년 10월 31일 MT를 갔었거든요. 이게 또 '10월의 마지막 밤'이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계산을 했어요. 다음 10월 31일이 언제 토요일이 되는지. 2009년이더라구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MT까지 예약해 두었는데....
그때 대학생이던 사람들은 지금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중고생이던 사람들은 대학생,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아직도 같이 활동도 하구요....
그런데, 미안하게도 저는 좀 소원해져 버렸어요. 거리상으로도 활동을 같이 하기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잘 안되었거든요. 마치 점점 비밀 결사대처럼 되어가는 것이....

그분들을 아직도 좋아합니다. 2009년의 MT도 갈 생각입니다.

이파리 2004-06-09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 좋은 이유는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책울님은 항상 주장하십니다. "책을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 중에는 나쁜 사람 없다."라고...^^

▶◀소굼 2004-06-0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림님하고 전 올해로 5년째 친구;입니다; 5년만 더 있으면 되겠네요^^;;뭐 아직 만난적도 없지만요.

마태우스 2004-06-0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어려운 얘기군요. 제 대답은 9년쯤 있다가 할래요.

2004-06-09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06-0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________^ 제게 속삭이신 두 분까지 포함해서, 모두모두 ♥

soul kitchen 2004-06-0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여기 있수~가는 데까지 함 가봅시다!! ^^v

明卵 2004-06-09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곳 분들이 참 좋아요^^ (몰래 들어왔으므로 짧게;;)

진/우맘 2004-06-09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명란, 시험은 어쩌구?

panda78 2004-06-1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저두..^ㅡ^

연우주 2004-06-11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진지한 고백. 저도 동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