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디너인 마태우스님이 경향닷컴에 게재한 글입니다.
네이버를 여행하다가 마태우스님의 사진이 눈앞에 턱 나타나길래 조회했더니 내공 가득한 재치, 빛을 발하는 해학과 풍자가 묻어나는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마태님의 반어법을 활용한 내공 충만된 짱똘이 문단마다 빼곡히 숨어있네요. 당사자인 시형이 간담이 서늘하겠는 걸요.푸하하. 설마, 이글을 칭찬으로 이해하진 않겠죠?

참고로 마태우스님의 사진은 요기엔 옮기진 않았으나 아래주소를 링크하면 바로 접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밝은 미소로 여러분을 맞이해 주실겝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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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과학과 사회]‘능력’있는 시형씨 ==> 퍼온 글
 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

이시형씨를 처음 알게 된 건 2002년 히딩크와 같이 찍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이 사진은 곧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히딩크에게 명예서울시민증을 수여하는 자리였으니, 아들을 불러 사진을 찍게 한 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소치라는 것. 이씨가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나타난 것도 도마에 올랐다. 게다가 그가 입은 티셔츠도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것이 아닌, 지금 박지성이 소속된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것이었단다.

그때 난 시형씨에게 동정적이었다. 공식 초청된 것도 아닌데 가벼운 옷차림이 특별히 예의에 어긋날 것까진 없고, 맨유 유니폼은 각하가 좋아하는 글로벌 정신의 표상으로 볼 수도 있으니까. 게다가 아직 어린 청년이 그런 비난에 상처를 입고 비뚤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이게 기우라는 걸 알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씨는 2006년부터 외국계 투자회사에서 일하는 동시에 아버지 소유 대명기업에서 근무하며 월 250만원을 받는다. 보통 사람들은 회사 하나에 충실하기도 힘들지만, 능력이 있는데 회사 3개인들 대수랴.

2008년엔 아버지의 사돈기업인 한국타이어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지원 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논란이 됐지만, 능력 앞에 지원 자격은 휴지조각일 뿐이다. 이씨가 불과 석 달 만에 정식직원이 된 건 그의 출중한 능력을 입증해 주는데, 이씨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바라는 정식직원에 미련이 없었다.

1년 만에 퇴사한 그는 큰아버지가 대주주로 있는 ‘다스’에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한다.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대졸 신입사원이 10년 이상 걸려야 과장이 된다”며 특혜라고 주장했고, ‘다스’가 현대와 기아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인데 이씨의 경력으로 다스 입사가 말이나 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하지만 출중한 능력은 연공서열을 뛰어넘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관련이 있기 마련이니 전문성을 가지고 시비하는 건 요즘 같은 글로벌시대엔 구차스러운 일이다. 이씨가 다스 입사 후 차장을 거쳐 기획팀장으로 승진한 걸 보면 이 모든 게 다 기우였음이 입증된다.

그 이씨가 최근 땅 투자와 관련해 화제가 됐다. 대통령실과 함께 내곡동 땅을 50여억원에 사들인 것. 이씨의 능력은 이 과정에서도 돋보였다. 대통령실은 평당 2000만원에 산 반면, 이씨는 평당 800만원에 샀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 땅이 지금 용도변경이 진행 중이라 앞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수 있다니, 시형씨랑 진작 친해 둘 걸 그랬다. 하지만 사람들은 신기에 가까운 이 기술을 칭찬하는 대신 자금 출처를 추궁하기에 바빴다. 5억원은 은행대출, 나머지는 친척에게 빌렸다는 해명에도 그들은 비난을 멈추지 않았는데, 능력 앞에선 은행의 문턱이 낮다는 걸, 그리고 돈 많은 친척을 둔 것도 능력이라는 걸 왜 몰라주는 걸까?

정치에 개입하고, 기업에서 돈을 받고, 미국 유학을 가고. 지금까지 대통령의 아들들은 대부분 대통령에게 누를 끼쳤다. 하지만 독립생계를 이유로 재산고지를 거부할 만큼 자립심이 있는 데다 여러 분야에 출중한 능력까지 갖춘 이시형씨는 드물게 성공한 아들이 됨으로써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을 빛내줄 것 같다.

네이버에서 이시형을 검색하면 <배짱으로 삽시다>의 저자인 정신과 의사가 메인에 뜬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시형씨가 지금처럼 쭉 성장한다면 모든 포털의 메인 화면은 우리가 아는 시형씨로 채워지리라는 것을. 그의 성장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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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10-20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반장이 이야기하는 이시형씨가 그 이시형씨였군요...

전호인 2011-10-20 11:14   좋아요 0 | URL
처음에 나꼼수에서 홍반장은 이시형씨를 전혀 모르는 사람인 양 말하더라구염. 가카와 10년지기도 넘게 형님아우하는 사이면서 대단한 홍반장의 꼼수였어요.ㅋㅋ

2011-10-20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0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