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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괜찮아, 괜찮아!
조상미 지음 / 베어캣 / 2022년 7월
평점 :
아이에게 '괜찮아'라는 말보다 '안 돼', '하지 마'라는 말을 훨씬 많이 한 것 같아서 '괜찮아'가 두 번이나 반복되는 제목에 눈길이 갔습니다. 색연필로 칠한 듯한 표지 그림의 따뜻한 느낌도 좋았고요. 책이 도착하자마자 아이에게 읽어주었더니 마음에 드는지 혼자서 한 번 더 봅니다.
집에 가야 하는데 할머니집에서 계속 놀고 싶은 솔이. 집까지 걸어가기 싫어서 할머니에게 달라붙지만, 할머니는 허리도 다리도 아픕니다. 솔이가 안기고 싶어하니 할머니는 아프다고 소리칩니다. 그때 솔이가 "할머니, 괜찮아, 괜찮아!"하며 아프지 않은 거 알고 있으니 안아달라고 떼를 쓰지요.
할머니는 솔이에게 "괜찮아, 괜찮아."하며 집까지 걸어갈 수 있다고 다독입니다. 할머니 품이 좋아서 안기고 싶은 솔이는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모래놀이도 하다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쉬어가요. 결국에는 할머니가 솔이를 업고, 솔이는 "할머니, 괜찮아. 괜찮아. 힘내!"라고 말합니다.
난감해 하고 아파하는 할머니의 표정을 보며 현실적인 그림 표현에 웃음이 났고, 그 옆에서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는 솔이가 얄밉습니다. 피곤하고 몸이 안 좋을 때, 딸아이가 안아달라고 해서 힘들었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할머니가 하셨던 '괜찮아, 괜찮아, 힘내'라는 말을 솔이가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하는 말이나 말투를 똑같이 하던 딸아이가 생각나 웃었습니다. 몸은 힘들어도 결국 손주를 업어주는 할머니의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엄마도 아이도 할머니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할머니, 괜찮아, 괜찮아!>는 마음 따뜻해지는 동화책입니다.
앞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그림지도는 뒤표지를 덮기 전에도 나옵니다. 아이와 그림지도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할머니집에서 놀이터와 아이스크림 가게를 거쳐 솔이네 집까지 가는 과정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해 보았어요.
<할머니, 괜찮아, 괜찮아!>에는 따르릉, 부릉부릉, 쏙, 폭, 토닥토닥, 마구마구, 피식, 폭신폭신, 보들보들, 쌩쌩, 끄덕끄덕 등 소리나 모양을 나타내는 말, 꾸며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그림마다 말풍선도 달려 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