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만이 우리네 인생이라네 _ 라고 누가 말했더라? 참 초연스럽고 좋은 말이야.하나씩 하나씩 사라져 간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장기에서도 인생에서도. 그래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좋아하는 녀석도 얄미운 녀석도 산더미같지만 틀림없이, 지금의 나는 그 모든 것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를 낳고도 인생이 망가지거나 나빠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 만약 그게 있다면, 선뜻 아이 낳을 결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아이가 주는 행복이 커도, 자신의 인생 자체가 망가지거나 너무 많이 나빠져 버린다면 감히 시도할 수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하룻밤 꿈 같은 풍경이, 그래서 무시하고 짓밟았던 짧은 밤이, 누군가에게는 영원한 고통 속의 극히 일부라는 걸요.
죄책감은 모든 종류의 욕망을 억제했다. 그렇게 사는 것이 나름의 죗값을 치르는 방법이었다.
사랑하는 것과 호감을 갖는 건 다른 거고 적어도 난 네가 건강했으면 싶고,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