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 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
제프 하우.조이 이토 지음, 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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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나인
#미래는이미와있다우리가느끼지못할뿐

요즘 모든 것이 전자화 되어 가는 추세에서 기계치인 나로서는 가끔 두려움이 앞선다.

친구의 집에 갔다가 설거지를 도와준다며 개수대 앞에서 물이 나오질 않아 한 참을 서있던 적도 있고, 암호에 가까운 아파트 입구 비밀번호와 집 앞의 도어까지 걸어갈 동안 자동으로 켜지는 전자 등은 나를 미래의 황량함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매일 매일 변화되고 있는, 기술이 인간의 이해를 앞서는 시대를 우리는 얼마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현대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영화를 처음 발명한 뤼미에르 형제는 ‘영화는 미래가 없는 발명품’이라는 말을 하며 관심을 사진으로 돌렸다. 그러나, 뤼미에르 형제를 통해 움직이는 사진에 대한 영감을 받은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찍는 시도를 하게 되면서 발전하게 된 것이었다.

발명은 했지만 발전은 다른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스토리는 최초의 상업적 통신 체계를 발표한 새뮤얼 모스나 축음기를 발견한 에디슨에게도 보여지는 현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술의 미래를 잘못 해석했고, 보편적 사고방식에 따라 시야가 좁아져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이런 신념과 편견과 기준과 관습의 매트릭스가 일련의 규칙을 구성하고, 그 규칙들이 우리의 사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의사 결정을 이끈다고 믿었다. 푸코는 이것을 ‘에피스테메’라고 불렀는데, 이런 사고 체계를 통해 역사적 시기들을 구분할 수 있다고 믿었다. 마치 고고학자들이 시대별로 어떤 도자기가 사용되었는지로 역사의 단계를 구분하는 것처럼 말이다. 미국의과학 철학자 토머스 쿤은 고전이 된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그처럼 모든 것을 포괄하는 신념 체계를 ‘패러다임’이라 했다. -p19



우리에게 현재 기술 변화의 물결은 이제까지의 강한 자가 반드시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리스크라고 해서 모두 다 완화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희소한 자원에 맞는 최적의 조직형태가 회사라 할 수도 없으며, 예전의 방법만이 최선의 길도 아니며 과거처럼 미래를 진단할 수도 없는 이른바 유동적인 디지털 시대이다. 이제까지의 기존 틀만으로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점점 빨라지고 있는 미래의 패러다임을 읽을 수 있도록 제안해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MIT 미디어랩 소장 조이 이토와, 미디어랩의 연구원이자 IT 분야의 베테랑 저널리스트 제프 하우는 미래의 패러다임을 읽을 수 있는 아홉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그들의 미디어랩 화이트보드에 늘 적혀 있으며, 수많은 실험과 경험 속에 DNA처럼 박혀 있는 아홉 가지 원칙이다.


조이 이토와 제프 하우는 우리 시대를 세 가지로 정의한다.

1.비대칭성

2.복잡성

3.불확실성

이 세가지가 지배하고 있는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우리는 너무도 무방비한 상태이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예측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따른 처방전으로 저자들은 9가지 원칙을내놓았는데 바로 목차에 나와 있듯이

1. 권위보다 창발 2. 푸시보다 풀 전략

3. 지도보다 나침반 4. 안전보다 리스크

5. 순종보다 불복종 6. 이론보다 실제

7. 능력보다 다양성 8. 견고함보다 회복력

9. 대상보다 시스템이다.

 

세상은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의 한 가운데에 와 있다. 그것은 맞는 말 같다. 세상은 한편으로는 미쳐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사건과 사고는 인간으로서의 이해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들이 많아졌고, 이 저변에는 인터넷 발달이 한 몫 하고 있음을 무시할 수도 없다. 우리는 이미 너무도 많이 이 인터넷 바다에 깊숙이 몸을 담그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잠시라도 없으면 우리는 금방 불안해지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금새 외로움에 어쩔 줄을 모른다. 알파고와 인간의 대결을 TV로 시청할 수 있으며 무인자동차의 세계가 우린 기다리고 있으며 상대가 없어도 섹스를 할 수 있는 섹스로봇의 판매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세상은 인공지능으로 다시 한 번 바뀔 시도를 할 채비를 마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미래를 피할 수 없으며 인터넷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저절로 탑승하게 되었다. 그런 미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류에게 타고난 적응력은 그 어떤 미래가 오더라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홉가지 원칙은 적어도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미래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에 충분하다. 누군가 말했듯이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지만 느끼지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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