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 남도답사 일번지,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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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와서 그런지  인터넷서점에서는 올해의 책 투표를 하고 있다. 읽어보지도 않고 그저 열심히 문화유산답사기를 누르고 있다. 그만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며 은연중에 머릿속에 무척 좋은 책이라는 인지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안봐도 이 책은 좋은 책이다라는 것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술사에 대한 안목이 없어도 저자의 미술사를 듣게 되면 아마도 이런 마음이 아닐까 한다. 1권 책표지의 주인공은 감은사탑인데 저자는 탑앞에서의 감동을

 

 "아! 감은사, 감은사탑이여. 아! 감은사, 감은사탑이여. 아! 감은사...."

 

본래 명작에서는 해설이 따로 필요없는 법이기에 나 역시 읽는 동안

 " 아! 문화유산답사기여, 나의 문화유사답사기, 문화유산이여....!!" ...

 

답사를 다니는 일은 길을 떠나 내력 있는 곳을 찾아가는 일이다. 내력있는 곳을 찾아가 삶의 흔적을 더듬으며 그 옛날의 영광과 상처를 되새기면서 이웃을 생각하고 , 그 땅에 대한 사랑과 미움을 확인하는 일이다. 그 땅에 대한 사랑과 미움을 확인하는 일이 바로 답사이다. 그런 답사를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땅의 성격을 알아야하고 그 땅의 역사를 알아야 하고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알아야 한다.

 1993년 5월부터 시작된 1권부터 5권의 답사기는 씨즌 2를 제작하게 되면서  다시 개정판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무려 10년이라는 공백이 생겨 다시 답사를 하여 나오게 된 개정판인데 10년이란 세월은 요즘 같은 때에는 강산을 수십번도 변하게 하니 저자는 과거 답사했을 때와 현재를 비교하여 실었는데 처음 시작에서 너무 변해버린 세월앞에 씁쓸함이 느껴진다.

 

과거 강진에는 뜻있게 살다간 사람들의 살을 베어내는 듯한 아픔과 그 아픔의 땅에 서린 역사의 체취가 살아있으며, 이름 없는 도공 , 이름없는 농투성이들이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는 꿋꿋함과 애잔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흙내음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조국강산의 아름다움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산과 바다와 들판이 있기에 주저없이 '일번지'라는 제목을 내걸었지만 그렇게 애착많은 강진 또한 많은 것이 변해있었음에 쓸쓸해 하면서도

 

 구강포의 푸른 바다, 아랫마을 밭이랑의 검붉은 황토,보리밭 초록 물결 사이로 선명히 드러나는 노오란 장다리꽃,유채꽃밭, 소나무 그늘에서 화사한 분홍을 말하는 진달래꽃, 돌틈에 소담하게 자라 다소곳이 고개 숙인 야생 춘란의 고운 얼굴, 그리하여 백련사 입구에 다다르면 울창한 대밭의 연둣빛 새순과 윤기나는 진초록 독백잎 사이로 점점이 붉게 빛나는 탐스런 동백꽃, 거기에 산새는 잊지 않고 타관 땅 답사객을 맞아주었다.

 

나의 문화답사기를 읽으며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는 너무도 익숙하게 문화를 문화로 보지 못하고 지식이라는 만들어진 문화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누구나 지적하지만 늘 답보상태에 머물듯이 문화 또한 문화의 시각으로 보지 못하고 그저 배운그대로 지식으로서만 문화를 보려하는 것이다. 첨성대가 천년 신라역사 속에서 아주 독특하고 뚜렷한 자취를 남기고 있음에도 그저 동양최고의 천문대라고만 배운 지식으로 첨성대를 보면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듯이 문화재를 그저 오롯이 문화로만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그 문화재를 안내하는 안내문 또한 시대 문화의 허구를 나타내는 것임을 보게 되는데  전문가들이 지식을 자랑질하는 행태의 안내문을 보고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의 어리석음을, 전문가들은 대중의 우매함으로 본다. 그러나 진정한 전문성은 아무리 어렵고 전문적인 것이라도 대중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득력있게 해낼 때 쟁취되는 것임을 ,  오히려 이런 전문가들의 대중성에 대한 무지와 횡포로 인하여 대중들은 점점 문화에 대한 애정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주기도 한다. 그것은 미술사 교수인 저자가 에밀레종의 형태미를 공부로 배우고 학생들을 가르쳐왔으면서도 정작 에밀레종소리에 대해서는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어느 날 에밀레종소리를 듣고 나서야  진정한 에밀레종의 가치를 깨닫고 엄청난 감동에 휩싸여  그간 깨닫지 못했던 문화유산의 단편적 인식태도에 대한 참회를 깨달으며 이 시대의 아둔한 문화형태를 미워함과 같이 내게 다가왔다..

 

답사기의 매력은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역사를 알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답사를 하고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여 보면 돌이 말을 하고 바람이 말을 하고 햇빛이 말을 한다. 그래서 첫머리에 유흥준 교수는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하는 말로 시작한다. 다산과 영랑의 생가에서, 경주의 황룡사 구층석탑과 첨성대에서, 감은사탐에서의 감동과 에밀레종이 준 감화, 담양 소쇄원, 양양의 낙산사가지 1권의 여정에서 우리나라 전국토가 왜 박물관인지를 , 또한 국토박물관의 참모습과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지나가는 풀 한포기 허투루 보지 않으며 역사를 말함에 주저함이 없는 저자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보고 느꼈으니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참을 나는  아 ~ 문화답사기여 ! 문화답사기.문화유산답사기여 .....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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